인도 증시 사상 최대 공모…오후 들어 청약 물량 2배 초과
기관투자자 배정분 4.9배 몰려…개인투자자 청약은 상대적으로 부진
기관투자자 배정분 4.9배 몰려…개인투자자 청약은 상대적으로 부진
이미지 확대보기인도 최대 통신업체 지오 플랫폼스가 32억달러(약 4조2600억원) 규모의 기업공개(IPO) 일반 청약을 시작한 지 100분 만에 공모 물량을 모두 채웠다.
인도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의 IPO에 기관투자자들의 주문이 집중되면서 청약 첫날부터 기록적인 흥행을 나타냈다.
인도 재벌 무케시 암바니가 이끄는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계열사 지오 플랫폼스의 IPO가 21일(이하 현지시각) 일반 청약 개시 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 완전 청약을 달성했으며 이날 오후 초반에는 전체 공모 물량의 두 배가 넘는 주문을 확보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번 IPO는 인도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이자 릴라이언스 그룹이 약 20년 만에 추진하는 계열사 상장이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지오 플랫폼스의 기업가치는 최대 1083억달러(약 144조1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오 플랫폼스는 오는 23일까지 일반 청약을 진행하고 28일 인도 증시에서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기관투자자 청약 10분 만에 배정 물량 소진
이번 IPO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다.
공모 과정에 정통한 관계자 2명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은 청약 개시 10분 만에 자신들에게 배정된 물량을 모두 채웠다.
전체 공모 물량 역시 100분 만에 청약이 완료됐다.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청약 속도가 인도 IPO 역사상 가장 빠른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의 청약 규모는 이날 오후 기준 배정 물량의 4.9배에 달했다.
반면 전체 공모 물량의 약 3분의 1이 배정된 개인투자자들의 청약 규모는 배정 물량의 0.54배에 그쳤다.
기관투자자들의 집중적인 매수 주문과 달리 개인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신중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초기 주문이 몰린 이후 신규 청약 유입 속도도 오전보다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IPO에서 기관투자자들이 청약 마감 직전까지 주문을 미루는 인도 시장의 일반적인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실제로 인도 국립증권거래소의 최근 IPO는 첫날 청약률이 42%에 그쳤으며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의 IPO도 첫날 청약률이 18%에 머물렀다.
자산운용사 피덴트애셋매니지먼트의 아이슈바리아 다디치 설립자는 “대형 IPO가 일반적으로 청약 후반에 완판된다는 점에서 지오 플랫폼스의 빠른 청약 마감이 놀랍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오의 통신사업이 확고한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기업가치도 합리적인 수준으로 제시됐다고 분석했다.
◇가입자 5억명 통신 강자…메타·구글도 투자
지오 플랫폼스는 인도 최대 이동통신업체를 보유한 기업으로 가입자 수가 5억명을 넘는다.
단일 국가에서 영업하는 통신업체 가운데 가입자 수 기준으로 중국 차이나모바일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미국 메타와 알파벳의 구글을 비롯해 주요 기관투자자들도 지오 플랫폼스에 투자하고 있다.
지오의 통신사업은 무케시 암바니의 아들인 아카시 암바니가 이끌고 있다.
2016년 출범한 지오는 저렴한 데이터 요금과 무료 음성통화를 내세워 인도 이동통신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바르티 에어텔, 보다폰 아이디어 등 기존 통신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현재 지오 플랫폼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은 통신사업에서 발생한다.
로이터는 “최근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의 높은 기업가치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진 상황에서 지오의 IPO가 글로벌 신규 주식 공모시장에 대한 투자 수요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장 전부터 글로벌 투자자 몰려…250억달러 청약
지오 플랫폼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일반 청약에 앞서 진행된 앵커 투자자 배정에서도 확인됐다.
지오 플랫폼스는 이번 주 아부다비투자청, 블랙록 등을 포함한 국내외 기관투자자 200여곳에 8억5300만달러(약 1조1400억원) 규모의 주식을 배정했다.
해당 물량에 대해 접수된 청약 주문은 250억달러(약 33조2800억원)를 넘었다.
앵커 투자자는 일반 청약에 앞서 일정 물량을 배정받는 대규모 기관투자자를 뜻한다.
이번 일반 공모 청약의 주당 희망가격 범위는 1065~1119루피로 정해졌다.
지오 플랫폼스가 IPO를 통해 최대 기업가치 1083억달러를 인정받으면 인도 증시에서 시가총액 기준 최상위 기업 가운데 하나로 올라설 전망이다.
비교 대상인 인도 통신업체 바르티 에어텔의 이날 시가총액은 1233억8000만달러(약 164조2400억원) 수준이었다.
◇공모 자금 대부분 부채 상환…28일 증시 상장
지오 플랫폼스는 이번 IPO로 확보한 자금의 상당 부분을 통신사업 부채 상환에 투입할 계획이다.
IPO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최대 28억9000만달러(약 3조8500억원)를 아카시 암바니가 이끄는 통신 자회사의 차입금 상환이나 조기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나머지는 설비투자를 포함한 일반 기업 운영 목적으로 활용한다.
지오 플랫폼스는 지난 3월 말 종료된 회계연도에 매출 155억달러(약 20조6300억원), 순이익 32억달러(약 4조2600억원)를 기록했다.
모회사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는 석유사업부터 유통사업까지 폭넓은 사업을 운영하는 인도 대표 기업이다.
1977년 인도 증시에 상장된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주가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집계가 시작된 1990년 이후 약 330배 상승했다.
무케시 암바니 회장은 2019년부터 지오의 증시 상장 계획을 제시했지만 실제 IPO 추진은 여러 차례 지연됐다.
올해 3월께 상장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됐으나 이란 전쟁으로 IPO 시장의 투자심리가 약화하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릴라이언스 그룹의 계열사 IPO는 2006년 이후 처음이다.
지오 플랫폼스의 청약은 인도 힌두교 축제 기간에 진행되고 있다. 이 기간은 전통적으로 구매와 투자에 길한 시기로 여겨진다.
릴라이언스는 이달 40만명이 넘는 임직원에게 급여를 평소보다 약 15일 앞당겨 지급했으며, IPO 참여를 희망하는 직원들을 위해 주식계좌 개설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