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유나이티드 이미징 '5분 전신 PET/CT' 도입… 홍콩 요양소·글렌이글스 등 서구 장비서 다변화
작년 中 진단·치료 장비 수출 240.6억 달러·수술 로봇 368% 폭증… 가격 넘어 신속한 사후대응 강점
본토 'GPS' 점유율 67%→61%로 하락세… 美·유럽 시장 신뢰 장벽과 방사선 치료 장비 격차는 여전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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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그동안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정밀도와 브랜드 신뢰성을 이유로 서구와 일본산 장비만 고집하던 홍콩의 유력 사립병원들이 중국산 초고속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 장비, 초음파 영상기기, 수술용 로봇 시스템을 실제 임상 현장에 대거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의 제조 가치사슬 확장이 전기차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넘어 첨단 메디컬 테크 영역으로 빠르게 번지는 양상이다.
10월 21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홍콩에서 가장 명망 높은 사립 의료기관인 홍콩 요양소와 병원(HKSH 메디컬 그룹)은 최근 동부 의료센터에 상하이 소재 유나이티드 이미징 헬스케어(United Imaging Healthcare·UIH)가 제작한 최첨단 PET/CT 스캐너를 전격 가동했다.
도입 초기에는 서구산 장비에 익숙했던 방사선사와 전문의들의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았으나, 임상 도입 직후 이러한 우려는 찬사로 바뀌었다. 기존 서구산 PET/CT 장비가 전신 스캔에 20분 이상 소요되던 것과 달리, 이 장비는 단 5분 만에 전신 초고속 스캔을 완료하며 미세한 초기 암 병변과 원격 전이 암세포를 정밀하게 추적해 의사들의 정밀 치료 계획 수립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단순 가성비 넘어 '신속한 유지보수' 무기… 점유율 절반까지 잠식
홍콩 대형 병원들이 중국산 기기를 선택하는 이유는 단순한 저가 공세 때문이 아니다.
HKSH의 천웨이쉬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유나이티드 이미징의 최상위 플래그십 모델은 서구 경쟁사 제품과 가격 차이가 거의 없었다"며 "결정의 핵심은 뛰어난 성능과 압도적으로 신속한 애프터서비스(AS)였다"고 밝혔다.
서구 장비의 경우 고장 발생 시 교체 부품 조달에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리는 반면, 중국 기업들은 부품 공급은 물론 현장 피드백을 반영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업데이트를 단 수주 만에 배포하는 기동성을 발휘했다.
말레이시아계 글로벌 의료그룹 IHH 산하의 홍콩 글렌이글스 병원 역시 선전의 대표 의료기기 업체인 마인드레이(Mindray·邁瑞醫療)와 손을 잡았다.
케네스 장 IHH 북아시아 대표는 "3년 전만 해도 병원 내 초음파 장비는 거의 100% 유럽·미국산이었으나 현재는 중국산 비중이 절반에 달한다"며 "심장 스텐트 부문에서도 메드트로닉이나 보스턴 사이언티픽 대신 상하이 마이크로포트(MicroPort) 제품 채택을 크게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어드벤티스트 병원 역시 중국산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에 이어 현지 최초로 중국산 수술용 로봇 시스템 도입을 확정했다.
작년 수술 로봇 수출 368% 폭증… 본토 안방선 'GPS' 점유율 하락
중국 의료기기의 해외 침투는 베이징 당국의 강력한 국가 육성책이 결실을 맺은 결과다.
중국 정부는 공공병원 입찰 시 자국산 장비에 20%의 가격 우위를 부여하고, 국가의료제품관리국(NMPA)을 통해 수술 로봇, 첨단 영상 장비, 의료 AI 등 전략 분야의 인허가 패스트트랙과 수출 표준화를 전폭 지원했다.
그 결과 2025년 중국의 병원 진단 및 치료 장비 수출액은 전년 대비 8.1% 증가한 240억 6,000만 달러(약 33조 원)를 기록했으며, 특히 수술용 로봇 수출은 368.1% 폭증했다.
글로벌 안방 격인 중국 내수 시장에서도 서구 3사의 입지는 흔들리고 있다.
중국제약혁신연구개발협회 집계에 따르면, GE·지멘스·필립스 3사의 중국 하이엔드 의료기기 시장 점유율은 2022년 67.1%에서 2025년 61.7%로 5.4%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유나이티드 이미징의 점유율은 12.4%에서 18.2%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 여파로 2025년 GE와 지멘스의 대중국 매출은 역성장세를 면치 못했다.
서구 거대 기업의 높은 신뢰 벽… "치료용 고난도 장비는 여전히 격차"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유나이티드 이미징의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50% 이상 급증한 17억 7,000만 위안을 기록했으며, 마인드레이는 2026년 상반기 해외 매출(94억 7,000만 위안)이 전체 매출의 53%를 넘어서며 처음으로 내수 비중을 추월했다.
그러나 서방 중심의 글로벌 최상위 시장에서 신뢰를 확보하기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진단 영상 장비와 달리,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방사선 암 치료용 선형 가속기(LINAC)나 중입자 치료기 등 '치료 영역'에서는 여전히 미국 어큐레이(Accuray)나 바리안(Varian) 등 서구 선도 기업들의 기술적 아성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유나이티드 이미징의 한 연구원은 "북미 등 해외 주요 거점에 R&D 센터를 세우고 고급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수십 년간 다져진 GE나 지멘스의 임상 연구 인프라와 영업망을 뚫고 서구 병원들을 설득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의료산업 전문가들은 "홍콩 사립병원들의 도입 사례는 중국 의료기기가 단순 '저가 복제품'의 이미지를 벗고 최고급 임상 표준을 통과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이정표"라면서도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는 선진국 의료진과의 장기 임상 데이터 축적과 치료용 고난도 장비의 국산화 완성이 필수적"이라고 총평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