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개국 46개 과제에 31조 4571억원 소요 추산…민관 합산 투자 확정
- 텅스텐·마그네슘·희토류 가공 40% 의무화…2030년 대외 의존도 65% 차단
- 유럽 현지 거점 넓히는 K방산…희귀금속 공급망 다변화 기준 선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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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2026년 10월 20일(현지시각) 역내 핵심 원자재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특정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16개 회원국에 걸친 46개 신규 전략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방위산업 전문 매체 인포데펜사는 이번 46개 사업에 들어갈 총 자본투자 추정액이 211억 유로(약 31조 4571억원)에 달하며, 이는 집행위원회의 단순 무상 보조금이 아니라 공공 재정과 민간 자본을 합산해 조달해야 하는 액수라고 이날 보도했다.
포탄과 장갑차 생산을 늘리는 유럽연합이 자원 빗장을 걸어 잠그기 시작하면서, 폴란드 등 유럽 현지에 생산 거점을 구축해 온 한국 방산 제조사들의 원소재 조달선에도 직접적인 변화가 시작됐다.
93개 체제로 커진 유럽 자원 기지
새로 선정된 46개 사업은 광물 추출 8개, 정제·가공 11개, 재활용 19개로 채워졌다. 여러 단계를 묶어 처리하는 복합 사업도 8개가 포함됐다. 배터리 원료 사업 비중이 상당하지만, 유럽연합은 방위산업과 항공우주 제조망을 떠받칠 핵심 품목으로 텅스텐과 마그네슘을 앞자리에 세웠다.
실제로 텅스텐 가공 사업 3개와 마그네슘 프로젝트 2개가 나란히 명단에 올랐다. 텅스텐은 밀도와 강도가 높아 전차 포탄의 관통자와 미사일 고온 부품에 쓰이며, 마그네슘은 기동 장비의 무게를 줄이는 경량 합금의 뼈대다. 전기 모터와 구동기에 쓰이는 영구자석용 희토류 사업도 4개가 지정됐다.
스페인에서는 신규 사업 2건이 이름을 올렸다. 시우다드레알주 푸에르토야노에 들어설 텅스텐 가공 공장과 아코루냐주 토우로·오피노 지역의 구리 광산 재가동 사업이다.
스페인 내 전략 과제는 기존 7개에서 9개로 늘었다. 구리는 전차와 미사일의 통신망, 전자 장비에 필수적인 소재다. 유럽연합은 광산을 단순히 파내는 데 머물지 않고 정제와 재활용을 묶어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할 가공 능력을 되살리겠다는 구상이다.
2030년 가공 40% 법정 의무화와 조달 문턱
유럽 핵심원자재법은 2030년까지 채워야 할 역량 기준을 법으로 못 박았다. 유럽연합 안에서 쓰이는 전략 원자재 소비량 가운데 추출은 최소 10%, 가공은 40%, 재활용은 25% 이상을 역내에서 해결해야 한다.
특정 제3국 한 곳에 가공 물량의 65% 이상을 기대는 행위도 법으로 금지된다. 전략 사업으로 지정되면 까다롭던 행정 인허가 속도가 붙고 구매 기업과의 장기 계약 주선 혜택이 주어진다.
전체 투자 소요액 211억 유로(약 31조 4571억원)는 각 사업 주체가 민간 금융과 정부 지원을 엮어 책임져야 한다. 집행위원회는 리소스유럽 구상을 가동한 이후 혁신기금과 회원국 보조금, 유럽투자은행 융자를 통해 이미 20억 유로(약 2조 9817억원) 이상의 재정 지원을 동원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별 사업이 실제 가동에 들어가려면 현장 환경 승인, 자금 조달, 안정적인 판매처 확보라는 검증 문턱을 넘어야 한다.
한국 방산 가치사슬 파급과 공급망 과제
유럽연합이 탄약용 텅스텐과 차체용 마그네슘 공급망 내재화에 속도를 내면서, 유럽 현지 협력망을 넓히는 한국 방산 제조사들도 장기적인 원자재 다변화 환경을 살피고 있다. 폴란드 등에서 자주포와 다련장로켓, 전차의 현지 조립·생산 협력을 추진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현지 포탄 공급 기반을 다지는 풍산 등이 대표적이다.
텅스텐과 마그네슘 등 희귀금속은 세계 원자재 시장 구조상 특정 제3국 공급망 집중도가 높은 품목이다. 유럽연합이 역내 가공 목표를 법제화하고 공급선 다변화를 추진함에 따라, 향후 유럽 방산 협력 체계 전반에서 광물 출처의 안정성과 공급망 다변화 입증이 중요한 입찰 경쟁력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럽 역내 가공 공장이 단계적으로 완공되면 유럽 각국 정부는 방산 조달 평가에서 역내산 소재 활용과 안정적 공급망 구축 여부를 주요 요소로 고려할 여지가 있다. 반대로 스페인 광산과 가공 단지를 둘러싼 환경 단체의 반발이나 회원국의 재정 부담으로 인허가가 지연될 경우, 유럽연합의 역내 목표 달성 시점이 늦춰지며 협력 기업에 주어지는 공급망 분산 요구도 완충될 여지가 있다.
유럽의 자원 정책은 무기 완제품 조립을 넘어 상위 원소재 가공 단계부터 대외 위험을 줄이겠다는 산업 구조 개편의 신호탄이다. 유럽 시장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한국 기업들은 현지 정제 인프라 확충 추이를 면밀히 살피고, 소재 조달선 다변화 전략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장기적인 수출 기반을 유지할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