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부, 11월 18일부터 터널 굴착기·준설선·드론 관련 품목 수출 허가제 전격 시행
군사 요새·지하시설 구축 전용 가능한 '이중용도' 분류… 전방위 기술 무기화 행보
자체 생산력 취약한 인도 인프라 프로젝트 비상… 국경 갈등 속 공급망 압박 노림수
군사 요새·지하시설 구축 전용 가능한 '이중용도' 분류… 전방위 기술 무기화 행보
자체 생산력 취약한 인도 인프라 프로젝트 비상… 국경 갈등 속 공급망 압박 노림수
이미지 확대보기자국 내 인프라 확충을 위해 중국산 굴착 장비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온 인접국 인도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는 조치로, 국경 분쟁과 공급망 다변화를 둘러싼 지정학적 힘겨루기 속에서 건설 중장비까지 국가 안보 무기화의 지렛대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10월 19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공고를 통해 터널 굴착기와 준설선, 드론 관련 핵심 부품을 국가 수출통제 목록에 새로 추가하거나 규제 기준을 강화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신규 규제안에 따라 오는 11월 18일부터 중국 내 굴착기 제조사 및 무역 운영사들은 해당 장비를 해외로 선적할 때 《수출통제법》 및 《이중용도 품목 수출통제 규정》에 의거해 주무 당국인 상무부로부터 건별로 사전 수출 허가를 의무적으로 취득해야 한다.
군사용 지하 요새·터널 전용 차단 명분… 11월 18일 발효
중국 당국은 이번 통제 조치의 명분으로 군사적 전용 위험을 전면에 내세웠다.
대형 암반과 토사를 뚫고 나아가는 실드 TBM 등 첨단 굴착 장비는 민간 철도·도로 터널뿐 아니라 군사 기지 지하 벙커, 미사일 격납고, 국경 요새화 시설 등 지하 전략 군사 인프라를 건설하는 데 핵심적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논리다.
함께 통제 목록에 오른 대형 준설선 역시 해상 인공섬 조성 등 영유권 강화나 항만 군사화에 직결되는 전략 장비로 꼽힌다.
중국 상무부는 "국가의 안보와 이익을 수호하고 비확산 등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정당한 이중용도 품목 목록 조정"이라고 밝혔으나, 국제통상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다분히 국경 분쟁 상대국인 인도를 겨냥한 정밀 타격이라고 보고 있다.
수입 의존도 높은 인도 건설사 '직격탄'… "대체 공급선 확보 난항"
실제로 인도의 건설 인프라 업계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인도는 모디 정부 주도로 델리, 뭄바이, 벵갈루루 등 주요 대도시의 지하철망 확장과 북부 히말라야 국경 지대의 고속도로·군용 터널 건설을 대대적으로 추진해 왔으나, 핵심 장비인 TBM의 자체 설계·제작 역량이 부족해 해외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왔다.
특히 지리적으로 가깝고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중국의 국유 중장비 기업들로부터 터널 굴착기와 유지보수 부품의 상당 부분을 조달해 왔다.
닛케이 아시아는 "인도는 수입산 TBM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국내 장비 제조 역량 확충에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중국의 이번 수출 허가제 도입은 인도 전역의 대규모 교통 인프라 공기 지연과 비용 폭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짚었다.
AI·희토류 이어 '중장비'까지 빗장… 공급망 무기화 전방위 확산
이번 터널 굴착기 수출 통제는 최근 중국 정부가 첨단 반도체 소재, 희토류 영구자석, 인공지능(AI) 모델 기술 전반에 걸쳐 촘촘한 '수출 방어벽'을 세우고 있는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글로벌 제조 패권을 장악한 분야라면 하이테크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전통 중장비 하드웨어까지 언제든 지정학적 압박 수단으로 전용할 수 있음을 입증한 셈이다.
국제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서방 진영이 대중 반도체·AI 장비 통제를 옥죄자, 중국은 인접 전략 경쟁국인 인도의 급소인 '인프라 제조 장비'를 틀어쥐는 비대칭 보복 카드를 꺼내 들었다"며 "독일이나 일본 등 서방 굴착 장비 업체들이 대체 공급처로 떠오를 수 있으나, 단가와 조달 기간 차이로 인해 글로벌 토목·건설 시장의 공급망 균열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