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천연가스 선물 83유로 돌파…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
-비축률 68% 그친 유럽연합 저장고… 중동 불안·공급 차질 중첩
- 유럽의 현물 물량 싹쓸이에 동아시아 도입 원가 연쇄 상승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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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유럽 가스 시장 기준 가격인 네덜란드 티티에프(TTF) 선물 가격이 9월 초 메가와트시(MWh)당 83.75유로(약 12만9682원)에 도달해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폴란드 경제 매체 KB.PL은 9월 27일(현지시각) 에너지 분석 기관인 에너지 솔루션의 분석을 인용해 유럽 가스 저장고의 낮은 충전율과 중동의 지정학 위기가 맞물리며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의 현물 액화천연가스 확보 경쟁은 다가오는 겨울철 난방 수요에 맞춰 스팟 물량을 채워야 하는 한국가스공사의 조달 단가를 끌어올려 한국전력공사의 발전 연료비 부담으로 이어진다.
공급망 병목과 가스 선물 급등세
유럽 가스 기준 가격은 8월 한 달 동안에만 21.5% 뛰었다. 9월 초 가격이 메가와트시당 50유로 선을 넘어선 데 이어 추가로 20% 가까이 오르며 83.75유로까지 치솟았다.
공급망 병목 현상이 시장의 불안을 부채질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리야드와 메디나 인근 시설 피격에 대응해 동서 횡단 송유관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여건을 개선하려던 걸프 국가들의 9월 14일 회의는 개최 날짜를 다시 잡지 못한 채 무기한 연기됐다.
9월로 예정된 노르웨이 가스 인프라 정비 작업도 변수로 꼽힌다. 트롤 가스전이나 콜스네스 가스 처리 설비에서 계획에 없던 가동 중단이 발생할 경우 파이프라인 수급 차질이 번질 수 있다. 네덜란드 에이비엔(ABN) 암로 은행은 2026년 4분기 유럽 가스 기준 가격이 메가와트시당 100유로(약 15만4844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놨다.
전력 시장 전이와 유럽 비축고 결핍
가스 가격의 가파른 오름세는 전력 시장으로 즉각 확산됐다. 폴란드 현물 전력 가격은 8월 평균 메가와트시당 132.68유로(약 20만5446원)로 7월의 112.29유로보다 상승했다. 유럽의 하루 전(익일) 인도 전력 평균 가격도 7월보다 메가와트시당 22.29유로 높은 125.21유로(약 19만3880원)를 기록했다.
겨울철 난방 수요 급증을 앞둔 유럽의 재고 비축 수준은 저조하다. 유럽 가스 인프라 기구 집계 기준 유럽연합 가스 저장고의 평균 충전율은 68%에 머물고 있다. 과거 5개년 같은 기간의 평균 충전율인 84.4%와 비교하면 16.4%포인트 밑도는 수준이다. 글로벌 액화천연가스 유동성이 제한된 환경 속에서 재고를 채워 넣는 속도가 예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한국 발전 원가 파급과 겨울철 변수
유럽의 수급 악화는 한국 에너지 공기업의 조달 여건을 압박하는 경로로 작용한다. 유럽 저장고가 충분히 채워지지 않자, 유럽 수입사들이 아시아로 향하던 글로벌 현물 액화천연가스 화물을 높은 프리미엄을 주고 사들이기 시작했다. 동절기 수급 안정을 위해 현물 시장에서 추가 물량을 구해야 하는 한국가스공사는 동북아 현물 가스 도입 지표가 오르면서 구매 단가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한국가스공사의 도입 원가가 상승하면 이를 연료로 공급받는 민간 발전사와 한국전력공사의 전력도매가격 결정 기준 역시 연동돼 뛴다. 다만 한국가스공사의 구체적인 조달 비용 변동 폭은 하반기 현물 구매 비중과 장기 계약의 유가 연동 조건에 따라 달라지며, 개별 계약 단가는 공시되지 않았다.
시장 향방은 동절기 초입의 기온과 대체 공급망 확보 속도에 따라 갈린다. 난방철 초반에 이례적인 한파가 닥치면 유럽의 현물 액화천연가스 흡수가 거세져 한국가스공사의 원가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
반면 미국 신규 액화천연가스 수출 터미널이 가동에 들어가 글로벌 공급 물량이 늘어나거나 중동 수송로의 안전이 회복되면 가스 수급 불안 압력은 점차 완화될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