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빛 파장 따라 전기 성질 조절하는 1인치 면적 가변 박막 구현
- 0과 1 사이 아날로그 연속 제어로 굳어진 칩의 유연성 확보
- 극미세 공정 비용 장벽 속 차세대 지능형 소재 확보 경쟁 점화
- 0과 1 사이 아날로그 연속 제어로 굳어진 칩의 유연성 확보
- 극미세 공정 비용 장벽 속 차세대 지능형 소재 확보 경쟁 점화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전기컴퓨터공학과 세이엔 시 조교수 연구팀은 분자 몇 개 두께를 지닌 2차원 반도체에 빛 반응 분자를 결합해 전기 전도성과 광학 특성을 반복 제어하는 1인치 면적의 신소재를 개발했다.
과학기술 전문매체 테크놀로지닷오알지는 9월 27일(현지시각) 해당 연구진의 '변색성 분자 기능화를 통한 대면적 광 프로그래머블 2차원 반도체' 논문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7월 1일 자에 게재됐다고 보도했다. 회로 선폭 미세화가 물리적 벽에 부딪힌 상황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 생태계 역시 공정 축소를 넘어선 차세대 기능성 가변 소재 확보 경쟁에 직면할 전망이다.
물리적 축소 한계 속 지능형 소재 전환
반도체 산업은 지난 50년 동안 소자 크기를 지속해서 줄여 집적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성능 혁신을 달성했다. 소자 크기가 수 나노미터 단위로 축소되면서 누설 전류와 발열 같은 물리적 한계가 뚜렷해졌다. 연구진은 기존 소자를 무작정 더 작게 만드는 방식 대신 소재 자체가 외부 자극에 반응하도록 유연성을 부여하는 연구 경로를 택했다.
논문 제1저자인 지재훈 박사후연구원은 전자공학의 미래 방향이 소형화에 머무르지 않고 환경에 적응하는 똑똑한 소재를 만드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일상적인 가전제품부터 첨단 컴퓨터까지 쓰이는 기존 실리콘 반도체는 제조가 끝나면 전기 전도 특성이 고정된다. 반면 연구팀이 개발한 2차원 소재는 서로 다른 파장의 빛에 노출될 때 표면 분자 구조가 재배열되면서 전도성과 광학 반응이 달라진다.
빛으로 0과 1 사이 연속 제어 실증
이번 기술은 켜짐과 꺼짐 상태만 오가는 기존 2진법 디지털 스위치와 기능 측면에서 차별화된다. 지 박사후연구원은 0에서 1로 곧바로 전환하는 대신 소자의 반응성을 단계별로 세밀하게 조정한 뒤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고 밝혔다.
세이엔 시 조교수는 생명 시스템이 주변 환경을 인지해 유기적으로 반응하듯 외부 자극에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지능형 소재를 개발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가로와 세로 각 1인치(약 2.54센티미터) 크기를 지닌 균일한 초박막 반도체 조각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활용해 빛으로 기능을 다시 설정할 수 있는 전자 스위치 배열을 제작했다.
연구팀은 향후 개별 스위치를 회로망으로 연결해 연산이 가능한 집적 시스템을 구성할 방침이다. 이번 연구는 에릭·웬디 슈미트 기금과 데이비드·루실 패커드 재단, 미국 국립과학재단의 재정 지원을 받았다.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생태계 파급과 공정 과제
연구진이 입증한 가변 소재는 기존 실리콘 기반 연산 체계를 보완하는 뇌신경 모방(뉴로모픽) 컴퓨팅의 물리적 기반을 제공한다. 빛의 파장에 따라 신호 강도를 아날로그 형태로 제어하는 방식은 인간 뇌 신경망의 시냅스 연결 구조와 원리상 유사하다.
연산 장치와 저장 장치 사이의 데이터 이동 과정에서 일어나는 전력 병목을 소재 차원에서 완화할 기술적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반도체 생태계에서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초미세 선단 공정의 대안 기술로 접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극자외선 노광 공정의 장비 도입 비용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빛 반응형 2차원 박막은 차세대 광집적회로나 고감도 인공지능 센서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우선 응용될 여지가 크다.
원판 합성 및 증착 장비를 다루는 한국 공급망 기업에는 대면적 2차원 결정을 결함 없이 형성하는 인프라 확보가 중장기 과제로 연결된다.
다만 상용화 단계까지는 넘어야 할 기술 장벽이 상존한다. 1인치 크기 시제품 제작에는 성공했으나 실제 반도체 양산 라인의 표준인 300밀리미터(12인치) 원판 수준으로 면적을 넓히는 과정에서 박막 균일도를 유지해야 하는 과제가 따른다. 장시간 고주파 구동 환경에서 빛 반응 분자가 열화되거나 반복 프로그래밍 과정에서 내구성이 저하된다면 실제 상용 소자 도입 일정은 지연될 수 있다.
반도체 산업 패러다임은 선폭을 좁히는 물리적 경쟁에서 소재 자체의 기능적 반응성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제작을 마친 뒤에도 물리적 회로 특성을 유연하게 재구성할 수 있는 지능형 소자가 차세대 연산 장치로 안착할지 공정 신뢰성 확보 여부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