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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10명 중 7명 이상 “AI가 일자리 줄인다”

퓨리서치센터 37개국 조사…34개국서 ‘일자리 감소’ 전망 우세
한국 61%는 AI에 ‘기대·우려 동시에’…21%는 기대가 더 커
AI가 향후 20년간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고 답한 비율. 사진=퓨리서치센터이미지 확대보기
AI가 향후 20년간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고 답한 비율. 사진=퓨리서치센터

한국인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인공지능(AI)이 앞으로 일자리를 줄일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AI에 따른 일자리 감소 우려가 큰 나라에 속했지만 정작 AI 자체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갖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아 복합적인 인식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20일(이하 현지시각) 발표한 ‘AI의 일자리 영향에 관한 글로벌 인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37개국 가운데 34개국에서 AI가 앞으로 20년간 일자리를 늘리기보다 감소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월 8일부터 5월 13일까지 한국을 비롯해 호주·캐나다·프랑스·독일·일본·인도·브라질 등 36개국 성인 4만215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미국에서는 이와는 별도로 2월 5119명, 6월 3488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실시됐다.

◇한국·호주 76%…AI 일자리 감소 우려 최고

AI가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는 우려는 특히 경제 수준이 높은 국가에서 두드러졌다. 한국, 호주, 미국에서는 응답자의 약 70% 이상이 AI로 향후 20년간 자국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퓨리서치센터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높은 나라일수록 AI에 따른 일자리 감소를 예상하는 비율도 대체로 높았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부 중소득 국가에서는 AI가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다는 응답이 40% 안팎에 이르는 등 아직 판단을 유보하는 사람이 많았다.

◇AI가 빈부격차 키울 것…고소득국 우려 두드러져

AI가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컸다.

조사 대상 국가 전체적으로 AI가 빈부격차를 줄이기보다 확대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특히 한국과 호주, 미국, 그리스, 캐나다에서는 응답자의 약 40% 이상이 AI가 부유층과 저소득층 사이의 격차를 더욱 벌릴 것으로 내다봤다.
반대로 AI가 경제적 불평등을 줄일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모든 조사 대상국에서 25%를 넘지 않았다. 29개국에서는 이 같은 응답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한국은 우려 속 기대도…61% “기대·우려 비슷”

그러나 한국인의 AI 인식은 일자리와 불평등에 대한 강한 우려만으로 설명되지 않았다.

한국인은 AI로 일자리가 줄고 빈부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을 세계에서 비교적 높게 예상하면서도 AI 기술 자체에 대해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태도를 함께 보였다.

한국 응답자의 61%는 일상생활에서 AI 사용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우려와 기대를 비슷하게 느낀다’고 답했다. 21%는 우려보다 기대가 더 크다고 응답했다.

퓨리서치센터는 “한국인의 경우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와 불평등 확대를 예상하는 비율이 높은 동시에 AI 자체에 대해서는 주로 우려한다고 답한 비율이 세계적으로 낮은 편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세계 전체에서도 AI를 바라보는 시각은 단순한 낙관이나 비관으로 나뉘지 않았다. 37개국 중간값을 기준으로 37%가 AI에 대해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고 답했지만 41%는 기대와 우려를 비슷하게 느낀다고 밝혔다. 기대가 우려보다 높은 사람이 더 많은 국가는 이스라엘이 유일했다.

AI를 많이 접하고 이해하는 사람일수록 반드시 더 불안해하는 것도 아니었다. 여러 나라에서 AI에 대해 많이 들어보거나 읽어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AI의 일자리 감소 가능성을 높게 보는 동시에 기술 자체에 대해서는 오히려 더 낙관적인 경향을 보였다.

세대별로도 인식이 엇갈렸다. 캐나다·프랑스·싱가포르·스웨덴과 인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에서는 18~34세 청년층이 50세 이상보다 AI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하는 비율이 높았다.

미국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더욱 뚜렷했다. AI에 대해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고 답한 18~34세 미국인의 비율은 2024년 40%에서 올해 55%로 15%포인트 뛰었다.

퓨리서치센터는 AI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이 아직 형성되는 과정에 있다고 평가했다. 기술 발전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고 있지만 일자리 감소와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확산하면서 AI를 바라보는 세계인의 시선도 갈수록 복합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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