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연도 데이터센터 배터리 매출 5,500억 엔 전망… 전기차용 5,440억 엔 첫 추월
서버 랙 내부 소형 리튬이온 배터리 점유율 80% 독점… 고수익 맞춤형 시스템 안착
히타치 변압기·오쿠마 공작기계·스미토모 바나듐 배터리 등 日 'AI 인프라 곡괭이' 부상
서버 랙 내부 소형 리튬이온 배터리 점유율 80% 독점… 고수익 맞춤형 시스템 안착
히타치 변압기·오쿠마 공작기계·스미토모 바나듐 배터리 등 日 'AI 인프라 곡괭이' 부상
이미지 확대보기테슬라(Tesla)의 핵심 배터리 공급사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이끌어온 일본 파나소닉 홀딩스 산하 파나소닉 에너지(Panasonic Energy)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백업 전원 공급망을 장악하며 사상 최초로 데이터센터향 배터리 매출이 전기차(EV) 배터리 매출을 추월하는 대전환점을 맞이했다.
초거대 AI 연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폭증하면서 정전 시 서버 다운을 방지하는 무정전 전원 공급 장치(UPS)와 랙 단위 맞춤형 배터리 시스템 수요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특히 규격화된 완성차 납품과 달리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빅테크) 기업들의 서버 랙 환경에 맞춘 고마진 맞춤형 솔루션을 독점 공급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파나소닉뿐만 아니라 변압기 분야의 히타치 에너지, 액체 냉각 밸브·펌프용 부품을 공급하는 공작기계 제조사 오쿠마, 장수명 대용량 바나듐 레독스 흐름 배터리를 개발한 스미토모 전기공업 등 일본의 전통 중전기·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AI 인프라 구축의 필수적인 ‘곡괭이와 삽’ 공급처로 부상하며 글로벌 자본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9월 19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도쿄발 보도에 따르면, 파나소닉 에너지는 이번 회계연도 데이터센터 배터리 매출이 5,500억 엔(약 4조 8,700억 원)에 달해 전기차 배터리 매출 예상치인 5,440억 엔을 넘어설 것으로 공식 전망했다.
서버 랙 백업 배터리 점유율 80%… 전용 공장 체제 가동
파나소닉 에너지는 글로벌 빅테크 서버 랙 내부에 장착되는 소형 리튬이온 배터리 팩 시장에서 대만 델타 일렉트로닉스(Delta Electronics) 등의 추격을 따돌리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 약 80%를 독점하고 있다.
이러한 폭발적 수요에 발맞춰 글로벌 생산기지 재편도 가속하고 있다.
현재 미국 네바다 기가팩토리와 일본 와카야마 공장이 테슬라용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일본 오사카 공장은 이미 전기차와 데이터센터용 배터리를 병행 양산 중이다.
특히 일본 시코쿠의 도쿠시마 공장은 전 라인을 데이터센터 전용 배터리 생산 기지로 전면 전환했으며, 미국 캔자스 신공장 역시 오는 2028 회계연도부터 데이터센터 배터리를 본격 생산할 예정이다.
스위스 글로벌 자산운용사 롬바드 오디에(Lombard Odier)의 존 우즈(John Woods) 아시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일본 산업 부문이 글로벌 AI 인프라 팽창을 뒷받침하는 핵심 곡괭이와 삽 공급자로 완벽히 자리매김했다"며 "막대한 부채를 조달해 데이터센터를 짓는 미국 빅테크보다 그 지출의 직접적 수혜를 누리는 아시아 하드웨어 공급망 기업들의 투자 매력도가 훨씬 높다"고 분석했다.
히타치·오쿠마·슈나이더… 전력망·냉각 공급망 '사상 최대 호황'
AI 데이터센터의 랙당 전력 밀도가 1메가와트(MW)에 달하고 캠퍼스 전체 소비 전력이 수 기가와트(GW)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초고압 변압기와 정밀 냉각 하드웨어 생태계도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히타치 에너지(Hitachi Energy)는 미국 미시시피주에 5억 2,800만 달러를 투입해 대형 변압기 신공장 건설을 발표했다. 히타치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팹 증설로 인해 전력 변압기 품귀 현상이 2030년대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오쿠마(Okuma)는 데이터센터 액체 냉각 시스템용 정밀 밸브와 펌프 하우징 수요가 폭증하면서, 지난 8월 일본 내 공작기계 수주액이 전년 동기 대비 65% 급증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는 변전소 전력 계통 연계부터 변압기, 스위치기어, 무정전 전원 장치(UPS), 인라인 랙 액체 냉각 장치 및 열교환기까지 데이터센터 전력·냉각 인프라 전체를 일괄 턴키로 설계·구축하는 패키지 솔루션을 출시하며 일본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닛케이가 26개 데이터센터 운영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본의 AI 데이터센터 수용 용량은 향후 8년간 4배로 팽창해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대 데이터센터 투자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스미토모, '30년 수명·비인화성' 바나듐 레독스 흐름 배터리로 승부
전기 배선과 광섬유 글로벌 강자인 스미토모 전기공업(Sumitomo Electric)은 차세대 대용량 백업 전원으로 '바나듐 레독스 흐름 배터리(Vanadium Redox Flow Battery·VRFB)'를 전면에 내세웠다.
바나듐 흐름 배터리는 수계 전해액을 사용해 화재 위험이 전혀 없는 비인화성 안전성을 자랑한다.
통상 수명이 10년 안팎인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반복적인 충·방전에도 성능 열화 없이 최대 30년 동안 사용할 수 있어, 장시간 대규모 전력 백업이 필수적인 초대형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스미토모 전기의 이시구로 유이치 매니저는 "미국, 일본, 대만, 호주 전력회사에 납품되던 흐름 배터리에 대해 최근 글로벌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의 도입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노우에 오사무 스미토모 전기 사장은 중국 롱커파워(Rongke Power) 등과의 글로벌 경쟁 속에서 바나듐 흐름 배터리를 자동차 와이어링 하네스를 잇는 회사의 미래 핵심 성장 축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파나소닉의 데이터센터 배터리 매출 역전과 일본 소부장 기업들의 연쇄 도약은, 향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고전하던 배터리·부품 산업이 AI 인프라라는 새로운 슈퍼 사이클을 만나 완벽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성공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지표’인 동시에 ‘천문학적 전력과 발열을 해결해야 하는 초거대 AI 시대의 병목 현상이 결국 고신뢰성 하드웨어 제조 역량을 축적한 일본 첨단 소부장 생태계의 부활을 견인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