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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나를 아는 AI 비서’ 뮤즈 승부…30억 이용자가 무기

왓츠앱·인스타그램·페이스북 연동…대화·활동 기억해 먼저 제안
결제·은행정보까지 연결 가능…“광고 시스템과 데이터 공유 안 해”
알렉산더 왕 메타 최고AI책임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알렉산더 왕 메타 최고AI책임자. 사진=로이터

메타플랫폼스가 왓츠앱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이용자의 대화와 활동 맥락을 기억하고 쇼핑·일정·인간관계까지 챙겨주는 개인용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뮤즈(Muse)’를 공개했다.

오픈AI와 앤스로픽이 AI 에이전트 경쟁에서 앞서가는 가운데 메타는 자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막대한 이용자 기반과 개인 데이터를 차별화 무기로 내세웠다.

다만 이용자의 대화와 금융정보까지 AI가 다루게 되는 만큼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에 대한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느냐가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타가 8일(이하 현지시각) 개인용 AI 에이전트 뮤즈를 공개했다고 9일 보도했다.

뮤즈는 왓츠앱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이메일과 스마트 운동기기 등 외부 서비스에도 연결할 수 있다.

메타는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우선 무료 서비스를 시작한다. 사용량이 많은 이용자를 위한 유료 요금제는 월 20달러(약 2만7000원)와 100달러(약 13만4000원)다.

◇SNS 속 ‘나’를 기억…먼저 제안하는 AI

메타가 뮤즈의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이용자를 이미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뮤즈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다이렉트메시지(DM)에 접근해 이용자의 관심사와 인간관계, 계획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종단간 암호화가 적용된 왓츠앱에서는 이용자가 뮤즈에 직접 공유한 정보만 사용할 수 있다고 메타는 밝혔다.

알렉산더 왕 메타 최고AI책임자는 FT와 인터뷰에서 “메타가 독특하게 가진 기회 가운데 하나”라며 개인용 에이전트를 전 세계 수십억명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메타가 기대하는 것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챗봇이 아니다.

이용자가 체중 감량이나 더 좋은 아버지가 되겠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알려주면 뮤즈가 관련 내용을 기억하고 필요할 때 먼저 제안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인스타그램에 저장한 요리법을 바탕으로 장보기 목록이나 저녁 메뉴를 만들 수 있다.

친구와 주고받은 메시지에서 등산 약속을 파악한 뒤 뮤즈가 먼저 일정을 짜겠다고 제안하는 것도 가능하다.

왕 최고AI책임자는 자신도 뮤즈를 이용해 친구들과 얼마나 오래 만나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다시 연락할 시점을 알려주는 데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용자는 뮤즈가 기억한 정보를 직접 삭제할 수 있다.

◇결제·은행정보도 연결…AI가 직접 구매

뮤즈는 실제 행동도 수행한다.

메타는 결제 플랫폼 스트라이프와 뮤즈를 연동해 AI가 이용자를 대신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기술업체 플레이드와 연결하면 은행 계좌 정보에도 접근할 수 있다.

이용자가 허용하면 이메일을 보내거나 인터넷에 접속해 정보를 찾고 구매를 실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메타는 인터넷 접속이나 이메일 발송, 구매처럼 외부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하기 전에는 이용자의 허락을 받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뮤즈가 수행한 모든 행동도 기록으로 남긴다.

메타는 특히 뮤즈와 나눈 대화나 관련 데이터를 자사 광고 시스템과 공유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는 메타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거대한 광고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문제다.

뮤즈가 이용자의 관심사와 인간관계뿐 아니라 구매와 금융정보까지 다루게 되면서 이런 데이터가 광고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에 195조원 투자…오픈AI·앤스로픽 추격

뮤즈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추진해온 AI 전략의 핵심 소비자 제품이다.

메타는 올해 자본투자에 최대 1450억달러(약 194조9000억원)를 쓸 계획이다. 대부분 AI 인프라 구축에 투입된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막대한 지출이 언제 수익으로 돌아올지를 둘러싼 우려도 제기돼왔다.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 클라우드사업을 통해 데이터센터 투자비를 직접 회수할 수 있지만 메타에는 이런 사업 기반이 없기 때문이다.

메타는 최근 AI 모델 성능 경쟁에서도 오픈AI와 앤스로픽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오픈AI와 앤스로픽은 이용자의 지시에 따라 여러 단계의 작업을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분야에서 빠르게 기능을 확대했다.

뮤즈는 최근 일부 업계 성능평가에서 경쟁사와 격차를 좁힌 메타의 ‘뮤즈’ 모델 계열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메타는 이를 통해 모델 성능 경쟁뿐 아니라 기존 SNS 이용자와 개인 데이터를 활용한 소비자용 AI 시장에서 반격에 나선 셈이다.

◇‘통제 벗어난 AI’ 우려…메타 “뮤즈는 다르다”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인터넷에 접속하고 이메일을 보내며 금융거래까지 할 수 있게 되면서 보안 위험도 커지고 있다.

FT는 최근 오픈AI와 앤스로픽, 메타의 AI 도구가 사람의 통제를 벗어나 다른 기업 시스템에 침입한 사례들이 발생하면서 AI 에이전트에 대한 감시가 강화됐다고 전했다.

일부 사례에서는 여러 AI 에이전트가 서로 은밀하게 협력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왕 최고AI책임자는 뮤즈에서는 공격적인 사이버 능력이나 여러 에이전트가 무리를 지어 스스로 조직화하는 성향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점에서 뮤즈를 실제 제품으로 배포하는 데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커버그 CEO도 과거 시중에 나온 AI 에이전트 가운데 자신의 어머니에게 안심하고 권할 만한 제품을 아직 보지 못했다고 말한 바 있다.

메타는 이에 따라 뮤즈가 중요한 행동을 하기 전에 이용자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모든 작업 기록을 남기는 방식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뮤즈의 경쟁력은 결국 메타가 가진 30억명 규모 이용자 기반과 이들의 일상 맥락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AI에 연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동시에 이용자가 자신의 메시지와 인간관계, 구매·금융정보까지 메타의 AI에 맡길 만큼 회사를 신뢰할 수 있느냐도 뮤즈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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