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 전차 편제 배치는 단기 호재…중장기엔 유럽 시장 경쟁 압력
2026~2030 방위산업 전략 수립…고객에서 잠재적 경쟁자로 부상
2026~2030 방위산업 전략 수립…고객에서 잠재적 경쟁자로 부상
이미지 확대보기폴란드 국방부는 한국산 K2 전차와 미국산 에이브럼스를 호위할 40t급 중형 보병전투차(IFV)를 처음 공개한다. 폴란드 정부는 이와 함께 '방위산업 발전전략(2026~2030)'을 수립하며 무기 국산화와 수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한국산 무기의 주요 수입국이었던 폴란드가 자국 방산 자립을 본격화하면서, 폴란드는 한국의 주요 고객인 동시에 유럽 시장에서 잠재적 경쟁자로 부상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40t 중장갑과 무인 포탑…지상전 패키지 구축
폴란드 매체 포르살(Forsal)은 7월 23일(현지시각) 폴란드 군 당국이 오는 9월 비엘체에서 열리는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에서 40t급 중형 보병전투차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새 장갑차는 한국에서 도입한 K2 흑표 전차부대에 우선 배치된다. 미국산 M1A1과 M1A2 에이브럼스 전차부대에도 함께 배치되어 전차를 밀착 호위하는 핵심 전력으로 운용된다.
이 장갑차는 기존 보르수크(Borsuk) 장갑차보다 방호력을 대폭 끌어올렸다. 도하 기능을 포기하는 대신 다층 장갑과 모듈형 장갑을 적용해 생존성을 극대화했다. 중량이 40t을 넘어서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최고 수준 방호 기준을 충족하도록 설계된 내탄과 내마인 성능을 확보했다.
무장으로는 무인 포탑 시스템(ZSSW-30)을 채택해 30mm 구경 기관포와 7.62mm 기관총, 스파이크-LR 대전차 미사일 2연장 발사기를 탑재했다. 승무원은 3명이다. 정밀 무장을 갖춘 하차 보병은 6명까지 태울 수 있는 구조다.
K2와 에이브럼스에 결합한 중형 IFV 편제는 폴란드가 나토 표준에 맞춘 독자 지상전력 패키지를 구축해, 향후 유럽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자체 플랫폼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첫 방산 발전 전략…외산 의존 탈피 선언
디펜스24(Defence24)는 지난 21일 보도에서 폴란드 재무기획부가 '방위산업 발전전략(2026~2030)'을 수립해 국무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폴란드 정부가 방위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중장기 종합 전략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전략의 핵심 목표는 자국 생산 기반 확충, 핵심 기술 자립, 방산 수출 경쟁력 강화, 정부 지원 확대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해외 무기 도입에 의존해온 폴란드가 자국 산업 육성 중심 정책으로 선회한다는 신호탄이다.
폴란드는 이미 K2 전차와 K9 자주포 등 대규모 해외 도입 계약을 통해 전력을 확충해온 가운데, 수입 경험을 발판 삼아 자국 생산과 수출 체제로 전환하려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폴란드 정부는 국방 예산이 자국 방산 기업으로 유입되도록 재정 구조를 개편한다. 국방부와 국내 기업 간 장기 수요 공유 시스템을 구축하고,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 해외 기술 의존도를 낮추며, 방산 수출을 국가 안보와 경제 성장의 축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을 담았다.
단기 실적 호조 속 중장기 경쟁 위험 고조
폴란드의 방산 자립 전략은 한국 방위산업에 단기 호재이자 중장기 위협 요소다. 단기적으로는 K2 전차와 K9 자주포 등 기존 계약 체결 물량의 납품이 이어지고 현지 생산 협력이 본격화되면서 한국 방산 업체들의 실적 증대에 기여한다. K2 전차부대 가동에 따른 부품 수급과 유지·보수·정비(MRO) 수요도 늘어난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폴란드가 한국산 무기를 운영하며 축적한 노하우와 기술 이전을 바탕으로 유럽 내 방산 허브로 도약하려 한다는 점이 변수다.
K2PL 현지화 생산 모델이 안정화되고 자국산 IFV 플랫폼이 완성되면, 동유럽·중동·동남아 등 한국 방산 수출이 활발한 지역에서 폴란드산 변형 K2와 IFV가 패키지 형태로 출품되어 가격, 납기, 현지 생산 측면에서 한국 업체와 직접 수주 경쟁을 벌일 수 있다.
산업 연구 기관 분석가들은 한국 방산 기업들이 단순 무기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공동 R&D, 핵심 부품 공급망 공유, 제3국 공동 진출 등 고도화된 파트너십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향후 시장 관전 포인트
전문가들은 폴란드 방산 시장의 지형 변화와 한국 방산업계에 미칠 파급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세 가지 지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첫째 지표는 폴란드 국방 예산 내 자국 기업 집행 비율의 추이다. 폴란드 정부가 국방 예산 중 해외 무기 직접 구매 비중을 줄이고 자국 방산 기업으로 자금을 집중시킬 경우, 외산 도입 중심 구조가 자국 우선 원칙으로 전환되는 속도를 확인하는 기준이 된다.
둘째 지표는 K2PL 현지 생산 계약의 구체적 이행률이다. 현대로템 등 한국 기업과의 기술 이전 절차와 현지 공장 가동 속도, 부품 국산화율이 가속화될수록 폴란드의 자체 생산 체제 구축과 기술 내재화가 가시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셋째 지표는 오는 9월 열리는 MSPO 2026에서의 수주 실적과 해외 반응이다. 공개될 40t급 IFV에 대한 동유럽과 나토 회원국들의 관심도 및 의향서(LOI) 체결 여부는 폴란드산 신형 플랫폼이 실질적인 수출용 무기 체계로 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는지를 가늠하는 핵심 시그널로 작용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