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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지상 로봇 5만 대’ 확보 추진…K-방산, 무인화 기술 전환점 맞나

우크라이나 정부, 2026년까지 UGV 5만 대 조달 목표…전장 물류·후송 핵심 전력화
드론 이어 지상전도 자동화 급물살…전자전·지형 한계 극복이 국내 방산 기술의 관건
로버테크(RoverTech)의 무인 지상 차량인 즈미(Zmyi)가 시연 도중 숲 속을 이동하고 있다. 사진=로버테크이미지 확대보기
로버테크(RoverTech)의 무인 지상 차량인 즈미(Zmyi)가 시연 도중 숲 속을 이동하고 있다. 사진=로버테크
우크라이나군이 병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전장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상 무인차량(UGV) 전력화를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국방 및 조달 당국에 올해 말까지 5만 대의 UGV 확보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2000여 대를 도입했던 것과 비교하면 25배가량 확대된 수치로, 단순 보급을 넘어 전술적 운용 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IEEE 스펙트럼은 지난 10일(현지시각) 보도에서 우크라이나 전선이 드론 및 로봇 기반의 투명한 감시 구역인 ‘킬 존(Kill Zone)’으로 변모함에 따라, 전통적인 유인 차량 대신 저비용·소형 UGV가 필수적 전력이 됐다고 분석했다.

5만 대 확보 목표와 UGV 전력화의 실상


이번 우크라이나 정부의 5만 대 조달 목표는 전시 상황에서의 긴급 계약과 현장 배치 계획을 망라한 수치다.

다만, 군사 분석가들은 이 수치가 최종적으로 전선에 배치될 ‘운용 대수’라기보다는 산업계에 전달한 강력한 ‘생산 가이드라인’이자 계약의 총규모로 해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장에서 실제 운용되는 대표 모델인 로버테크(RoverTech)의 ‘즈미(Zmyi)’는 제조사 측 주장대로라면 평균 57회의 임무 수행 능력을 갖췄다. 하지만 실제 실전에서는 러시아군의 전자전 공격과 지형적 변수에 따라 장비 생존성이 크게 좌우된다.

따라서 5만 대라는 숫자는 짧은 수명주기를 고려해 지속적으로 보충해야 할 소모성 물자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우크라이나군은 현재 이를 통해 물자 보급, 부상병 후송 등 제한된 임무에서 보병의 위험 노출을 낮추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장의 기술적 병목: 통신 제약과 전자전 리스크

UGV 전력화의 장밋빛 전망 이면에는 명확한 기술적 한계가 존재한다. 드론과 달리 지상 로봇은 지형지물에 의한 통신 장애가 빈번하고, 러시아의 강력한 전파 재밍(Jamming)에 노출될 경우 조종 불능 상태에 빠지기 쉽다.

미국 CNA의 사무엘 벤데트 분석가는 “전파 투과가 쉬운 공중과 달리 지상은 radio horizon(전파 지평선)과 지표면의 장애물로 인해 통신 안정성을 유지하기 매우 어렵다”며 “전장에서 무인화가 완성되려면 자율 주행 알고리즘의 고도화와 적의 전자전 공격을 견디는 항재밍 통신망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즉, 현재의 UGV는 자율형이라기보다는 ‘원격 조종’에 의존하는 단계여서 통신망 연결이 끊기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K-방산의 무인화 전환, 어디까지 왔나
우크라이나의 사례는 K-방산에도 중요한 변곡점이 되고 있다. 유인 체계 위주의 전통적인 장비 수출에서 벗어나, 무인 시스템과 이를 뒷받침할 통신·네트워크 솔루션으로 수출 포트폴리오를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증권가와 방산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의 정보통신(IT) 역량과 로봇 기술이 접목된다면 글로벌 무인 방산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5G/LTE 기반의 군용 무선망 기술과 메쉬 네트워크(Mesh Network)는 통신 두절을 방지할 대안으로 꼽힌다.

다만, 단순히 하드웨어를 수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검증된 ‘실전형 무인 전술 패키지’를 얼마나 빠르게 구성하느냐가 수출 성공의 핵심이다.

정부와 방산 기업들은 현재 군용 로봇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육군이 추진 중인 ‘아미타이거(Army TIGER)’ 체계 등을 통해 무인화 실증을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의 방산 경쟁은 로봇 단일 성능뿐 아니라, 드론과 UGV가 적의 전자전을 뚫고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통합 무인 전투 생태계’를 누가 먼저 시장에 내놓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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