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테흐스 "인간 통제 없는 살상무기, 국제법으로 반드시 금지해야" 강력 촉구
LIG넥스원·한화시스템·KAI, AI 무인체계 개발 가속 속 규제변수 주목
LIG넥스원·한화시스템·KAI, AI 무인체계 개발 가속 속 규제변수 주목
이미지 확대보기유엔이 인간의 통제 없이 스스로 표적을 고르고 공격하는 살상용 자율무기, 이른바 '킬러로봇'을 국제법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I 무인체계 수출을 늘려온 LIG D&A과 한화시스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국내 방산기업들은 이번 논의가 향후 수출 인증 기준을 좌우할 변수라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구테흐스 "표적 고르고 목숨 뺏는 일은 도덕에 어긋나"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6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첫 'AI 거버넌스 글로벌 대화' 개막식에서 "기계가 인간의 통제와 판단 없이 표적을 고르고 목숨을 빼앗는 일은 도덕에 어긋난다"며 "이런 결정만큼은 영원히 인간의 몫으로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유엔뉴스와 아랍뉴스가 보도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2017년 유엔총회에서 AI의 이중 위험성을 처음 경고한 뒤 2023년 고위급자문기구, 2024년 미래정상회의 협약을 거쳐 이번 대화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날 193개 유엔 회원국이 참여한 가운데 독립 국제 AI 과학 패널의 첫 보고서와 아동 안전 서약도 함께 공개됐고, 개발도상국의 AI 접근성 지원을 위한 글로벌 펀드 조성 구상도 함께 나왔다. 두 번째 대화는 내년 5월 미국 뉴욕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구속력 있는 조약은 아직...CCW 논의 10년째 답보
다만 살상용 자율무기 규제는 아직 구속력 있는 조약으로 마무리되지 않았다. 2014년부터 제네바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 틀에서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나 만장일치 방식 탓에 큰 진전이 없는 상태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인도, 이스라엘 등 주요 군사강국은 아직 조약에 명확한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앤스로픽-미 국방부 갈등도 재조명
이번 발언은 앤스로픽과 미 국방부 사이의 갈등도 다시 조명받게 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앤스로픽에 최대 2억달러(약 3059억원) 규모의 AI 계약을 맺었으나, 완전자율무기와 국내 감시에는 자사 AI를 쓰지 않겠다는 앤스로픽의 요구를 두고 이견이 커졌다.
이후 국방부가 앤스로픽을 공급망 위험기업으로 지정하면서 양측 소송이 진행 중이다.
K-방산은 규제와 별개로 개발 속도전
LIG D&A은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트럭 한 대에서 수십 기가 동시에 출격하는 AI 기반 군집 자폭무인기 체계 '에어 소드'의 실증기체를 지난 2월 드론쇼코리아(DSK) 2026에서 처음 선보였다.
전투용 무인수상정의 통합제어와 자율임무 기술 개발에도 약 490억원의 정부 예산을 투입해 2030년까지 사업을 이어간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6월 미국 노스럽그러먼과 통합 대공방어체계 기술협력 MOU를 체결했고, KAI는 지난해 3월 미국 쉴드AI와 자율비행 소프트웨어 '하이브마인드 엔터프라이즈' 사용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은 한때 KF-21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논란이 일었으나 양사는 KF-21 사업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LIG D&A도 지난해 4월 미국 방산 테크기업 안두릴과 미래전 무기체계 개발협력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이미 체결한 상태다.
양사는 유도무기와 무인잠수정 등 유무인복합체계, AI 기반 운영시스템을 중심으로 기술협력과 글로벌 시장 개척을 추진하고 있으며, LIG D&A의 무인수상정 '해검' 시리즈에 안두릴의 AI 운영시스템 '라티스(Lattice)'를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예산은 국방비의 0.15%...시장은 "리스크보다 모멘텀"
국가AI전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범부처 국방 AI전환(AX) 예산은 997억원으로, 65조 8642억원 규모인 전체 국방예산의 0.15% 수준에 그친다. 이 가운데 국방부 몫이 60.8%를 차지한다.
업계에서는 국제 규제가 구속력 있는 조약으로 이어질 경우 수출용 무인 무기체계의 설계 기준과 인증 절차가 새로 정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동시에 예산 비중이 크지 않은 만큼 규제 대응보다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는 일이 앞선 과제라는 목소리도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이번 논의가 당장 주가에 반영될 변수는 아니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LIG D&A과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AI 등은 국방 AX 예산 확대와 수출 물량 증가라는 실적 모멘텀이 규제 리스크보다 앞서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자율무기 관련 수출통제를 강화할 경우 인증 비용과 개발 일정이 늘어날 수 있어, 관련 종목 투자자는 국제 규제 동향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