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조선사 주가 12.9% 폭등…본계약 45조·생애주기 120조 대역사(役事) 개막
NATO 결속이 갈랐다…한화오션 KSS-Ⅲ, 亞 방산 벽 넘지 못하고 좌초
NATO 결속이 갈랐다…한화오션 KSS-Ⅲ, 亞 방산 벽 넘지 못하고 좌초
이미지 확대보기캐나다 유력지 글로브 앤 메일은 6일(현지 시각)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에서 노후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할 신형 잠수함 최대 12척의 사업자로 독일 TKMS를 최종 낙점했다고 공식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8월 두 나라 후보로 압축된 뒤 10개월간 이어진 물밑 경쟁의 대미가 이날 확정된 것이다.
TKMS는 노르웨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응찰했다. 캐나다·독일·노르웨이 3국 모두 1949년 창설된 서방 군사동맹 NATO의 회원국이라는 공통분모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한화오션의 모국인 대한민국은 NATO 회원국이 아니라는 지정학적 한계가 최종 심사대에서 결정타로 작용했다.
시장이 먼저 반응…獨 조선사 주가 4개월 만에 최고치
이번 결정의 파괴력은 자본시장의 즉각적인 반응에서 확인됐다. TKMS 주가는 카니 총리의 공식 발표에 앞서 낙점 소식이 흘러나오자 장중 한때 12.9% 폭등하며 약 4개월 만의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00억~300억 캐나다달러(약 30조~45조원)에 이르는 잠수함 본체 계약과 여기에 30년 운용·정비·성능 개량 비용 400억~500억 캐나다달러(약 60조~75조원)를 더한 총 최대 800억 캐나다달러(약 120조원) 규모의 초장기 매출이 확정됐다는 판단이 즉각적인 매수세로 이어진 것이다.
캐나다 정부의 보안 관리도 이례적이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오타와는 이번 발표 직전 사업에 관여한 일부 실무자에게 비밀유지협약(NDA) 서명을 강제했다. 한 관계자는 "조달 규모 자체가 워낙 방대한 데다 상장기업의 주가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업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 이런 조치가 불가피했다"고 전했다.
3대양 작전 능력 갖춘 4000t급 대양형 잠수함, HDW 212CD
TKMS가 캐나다에 제공할 기종은 HDW 클래스 212CD형 잠수함이다. 지난 5월 27일 오타와에서 열린 캐나다 방위·안보산업협회(CADSI) 연례 무역박람회에 실물 축소 모형이 전시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로 그 모델이다. 기존 212A형(수중 배수량 2500t)을 4000t급 대양형(Ocean-Going)으로 대형화하면서 리튬이온 전지 기반 신형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탑재해 수중 잠항 기간을 3주 이상으로 늘렸다. 다이아몬드형 선체 단면과 저자기(低磁氣) 신호 처리 기술로 은밀성을 극대화한 것이 최대 강점이다. 대서양·태평양·북극해 3대양을 아우르는 캐나다 해군의 방대한 작전 반경에 최적화된 설계로, 이번 심사의 결정적 가점 요인이 됐다. 반면 고배를 마신 한화오션의 KSS-Ⅲ 배치-Ⅱ는 수중 배수량 3600t급에 6개의 수직발사관(VLS)을 갖춰 잠대지 순항미사일 운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무장 탑재량과 확장성에서는 KSS-Ⅲ가 우위였다는 것이 세계 방산업계의 중평이었으나, 캐나다 해군의 최종 잣대는 '조용함'과 '북극 운용성'에 무게가 실렸다.
캐나다 정부는 사업 초기부터 "두 후보 기종 모두 해군의 작전 요구를 충족한다"며 심사의 잣대를 자국 산업협력(Industrial Benefit)과 지경학적 정렬로 명시해왔다. TKMS는 캐나다 국내총생산(GDP) 기여 규모 1150억 캐나다달러(약 172조원)와 65만 '고용연수(job-year)' 창출을 약속했다. 초도함 4척은 2036년까지 독일 킬(Kiel) 조선소에서 건조·인도하고 이후 물량은 캐나다 현지에서 완전 국산화 방식으로 건조하는 기술이전 로드맵도 함께 제시했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이 2400억 유로(약 360조원) 규모로 추진하는 '유럽안보행동(SAFE)' 방산 공동조달 프로그램에 캐나다가 유일한 非EU 참여국으로 이름을 올린 점이 마지막 쐐기를 박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과 미국의 NATO 이탈 조짐 속에 캐나다가 '탈미국·친유럽' 방산 벨트에 편승하겠다는 전략적 선언이 이번 결정의 본질인 셈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