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 미국 최초로 2030 기후 의무 연기… 마감일 위반 소송 패소 후 2040년으로 후퇴
캘리포니아·버지니아도 철회 도미노… 높은 에너지 비용과 트럼프 행정부 압박 핑계 삼아
아이러니하게 공화당 보수 주들은 저렴한 토지·유틸리티 규제 완화로 ‘청정에너지 붐’ 독식
캘리포니아·버지니아도 철회 도미노… 높은 에너지 비용과 트럼프 행정부 압박 핑계 삼아
아이러니하게 공화당 보수 주들은 저렴한 토지·유틸리티 규제 완화로 ‘청정에너지 붐’ 독식
이미지 확대보기역설적이게도 과거 법적 구속력을 갖춘 기후 변화 대응 조치를 앞장서 선포했던 미국의 진보 성향(민주당 주지사 집권) 주들이 높은 건설 비용과 연방 보조금 삭감, 그리고 적대적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기조를 핑계로 기후 목표를 줄줄이 철회하거나 연기하는 낙태 현상이 전방위로 확산 중이다.
20일(현지시각)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Oilprice.com)에 따르면, 뉴욕주는 최근 미국 50개 주 가운데 최초로 구속력 있는 법적 기후 대응 목표를 공식 철회 및 연기한 첫 번째 지역으로 기록됐다.
당초 뉴욕주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40% 감축하겠다고 법으로 공언했으나, 이를 돌연 2040년으로 10년 늦추고 협정의 핵심 규제 조건들을 대폭 완화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캐시 호쿨 뉴욕주지사는 공공 유틸리티 요금 상승과 에너지 비용 압박을 철회의 표면적 이유로 내세웠다.
그러나 안드레스 클라렌스 버지니아 대학교 토목 및 환경공학 교수는 기고를 통해 "이번 조치는 호쿨 행정부가 법정 마감 기한을 무시했다며 환경단체들로부터 고소당해 막 패소했던 법적 소송 결과를 편리하게 무산시키기 위한 전형적인 정치적 핑계에 불과하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호쿨 주지사 역시 2030년 마감일을 포기한 조치가 유권자들에게 당장 즉각적인 전기 요금 인하 혜택을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점을 시인해야만 했다.
“경제성을 핑계로 기후 정책 퇴보시키는 것은 중대한 실수” 시민사회 반발
전문가들은 뉴욕주의 기후 백기 투항이 극심한 모순이라고 지적한다.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폭증으로 인해 사상 초유의 전력 가뭄을 겪고 있는 현시점에서, 도리어 역사상 단가가 가장 낮아진 태양광과 풍력 설비를 두 배로 늘리는 전력망 배치가 유권자들의 장기적인 요금 안정과 탄소 중립 모두를 잡는 유일한 마스터키였기 때문이다.
좌파 성향 싱크탱크인 기후 및 커뮤니티 연구소(CCI)의 요한나 보주와 전무이사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기후 정책을 약화시키는 수단으로 경제성을 왜곡 이용하는 것은 두 가지 위기(에너지 비용과 기후 변화) 중 어느 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둘 다 악화시키는 최악의 악수"라고 경고했다.
그녀는 화석 연료에 대한 미련과 의존 장기화가 노동자들의 식량, 에너지, 교통, 주거 비용을 직접적으로 부풀리는 악순환을 낳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백악관, 캘리포니아 전기차 의무화에 ‘불법’ 낙인 소송전 폭격
이러한 기후 퇴보 현상은 뉴욕뿐만 아니라 버지니아, 캘리포니아 등 미국 전역의 주요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도미노처럼 번지고 있다. 202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 전체 인구의 50%가 청정 에너지 약속을 법제화한 서부와 동부 연안 지역에 거주했으나, 이들 지방 자치단체들은 약속을 일제히 철회 및 완화하고 있다.
이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가혹한 전방위 압박도 한몫을 차지한다. 트럼프 백악관 관계자들은 캘리포니아주가 추진해 온 친환경 전기차(EV) 강제 의무화 조항에 대해 "시장을 교란하는 억압적이고 불법적인 조치"라고 낙인찍으며 연방법원에 무효화 소송을 전격 제기했다.
연방 보조금이 전방위로 사라지고 사법 시스템과 백악관이 동시에 융단폭격을 가하자, 주 정부 공무원들이 연방 정부의 적대적 분위기를 방패막이 삼아 자신들의 목표 달성 실패 책임을 편리하게 회피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보이지 않는 손은 보수 주로 향했다… 땅 넓고 규제 없는 공화당 영토의 반전 대박
씁쓸한 아이러니는 청정에너지 전환의 정치적 명분이 진보 진영에서 암울하게 무너지고 있는 반면, 청정에너지에 가장 적대적이었던 공화당 성향의 보수 남부·중서부 주(레드 스테이트)에서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이 전례 없는 초대형 대박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거센 친(親)화석연료 정책 기조 속에서도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은 청정 에너지의 압도적인 경제적 이익을 선택했다. 텍사스, 애리조나 등 보수 공화당 주들은 넓고 저렴한 농촌 지역 토지를 대거 보유하고 있어 메가와트(MW)급 유틸리티 규모의 대형 태양광 패널을 깔기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게다가 이들 주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환경 영향 평가나 관료주의적 인허가 장벽을 과감히 철폐해 기업들이 초고속으로 전력망 연결 주기를 단축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다. 정치적 념(ideology)과 무관하게, 태양광이 가져다주는 천문학적인 지방세 수입과 고용 창출이라는 경제적 유인이 정치적 거부감을 완전히 압도한 셈이다.
미국 청정에너지의 주도권이 규제와 법적 소송에 발이 묶인 동·서부 연안에서 규제가 없는 보수 남부 영토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전문가들은 기후 탈탄소화 이니셔티브에 대한 접근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고해야 할 때라고 제언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