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인텔 CEO “AI 반도체 병목, 메모리 넘어 헬륨도 변수”

머스크 테라팹 협력 언급…“반도체 인프라가 AI 성장 못 따라가”
전력·메모리·헬륨 공급난 지적…“생산능력 확대엔 수년 걸려”
립부 탄 인텔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립부 탄 인텔 CEO. 사진=로이터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확산 속도를 반도체 생산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메모리와 전력, 헬륨 공급 병목을 주요 변수로 지목했다.
20일(이하 현지시각) IT 전문매체 Wccftech에 따르면 탄 CEO는 전날 한 팟캐스트에 출연한 자리에서 일론 머스크와의 테라팹 협력 경험과 AI 수요 급증이 반도체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했다.

테라팹은 머스크가 테슬라 전기차, 로봇,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 등에 필요한 반도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추진하는 대형 칩 제조 프로젝트다. 머스크는 앞서 인텔이 14A 공정기술을 통해 테라팹용 칩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탄 CEO는 머스크와의 협력 경험을 묻는 질문에 “머스크는 금세기 최고의 기업가 중 한 명, 아니 최고 기업가일 수 있다”면서 “나와 머스크는 AI 성장 속도에 비해 반도체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 시대에는 반도체 생산능력과 생산성, 효율성이 모두 필요하다며 “그 부분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AI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제조 인프라가 충분히 빠르게 확장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 “머스크는 모든 과정을 다시 묻는 사람”


탄 CEO는 머스크의 문제 해결 방식도 언급했다. 그는 머스크가 매우 상징적이고 비전통적인 인물이라며 기존 방식대로 일을 처리하는 이유를 단계마다 묻는다고 말했다.

이는 머스크가 자주 강조해온 ‘제1원칙 사고’와 맞닿아 있다. 제1원칙 사고는 기존 관행이나 통념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문제를 가장 근본적인 요소로 쪼개 다시 해법을 찾는 방식이다.

탄 CEO는 머스크가 전통적인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태도가 “매우 신선하다”며 서로 다른 의견을 바탕으로 최선의 경로를 찾는 과정에서 양측 모두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머스크가 로봇과 자동차 사업에서 막대한 반도체가 필요하다는 분명한 비전을 갖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 스페이스X의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은 모두 대규모 AI 연산과 반도체 공급을 필요로 한다.

◇ AI, 반도체 산업 자체도 바꾼다


탄 CEO는 AI가 기업 전반뿐 아니라 반도체 산업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AI의 영향은 인터넷보다 더 클 수 있다”며 “AI가 업무 효율을 높이고 반복적 작업을 자동화하는 방향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설계에서도 AI는 개발 속도와 비용 구조를 바꿀 수 있다. 회로 설계와 검증, 타이밍 최적화 등 복잡한 작업에서 AI를 활용하면 개발 기간을 줄이고 비용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탄 CEO는 대만 TSMC가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AI 제품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예로 들었다. AI는 반도체 수요를 폭발적으로 키우는 동시에 반도체를 설계하고 생산하는 방식까지 변화시키는 이중적 역할을 하고 있다.

◇ 전력·헬륨·메모리가 병목


탄 CEO는 AI 성장의 병목으로 전력, 헬륨, 메모리를 꼽았다. 그는 일부 국가는 전력 자체가 부족해 AI 인프라 확장에 제약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요소로 헬륨을 지목했다. 헬륨은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증착과 식각 냉각 등 여러 공정에 쓰인다.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 첨단 공정에 필요한 산업용 가스 공급망도 함께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가장 직접적인 부족 품목은 메모리다. 탄 CEO는 "현재 메모리가 가장 큰 공급 부족 상태"라며 "업계가 메모리 확보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 공장을 새로 짓거나 생산능력을 늘리더라도 실제 공급 확대로 이어지기까지는 몇 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는 메모리뿐 아니라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에도 해당된다.

◇ 가격 상승 압력도 불가피


AI 수요 급증은 반도체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탄 CEO는 "수요가 높은 품목의 가격이 오르고 있으며 비용 상승분은 결국 고객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경쟁은 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전력, 냉각, 산업용 가스, 첨단 패키징까지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탄 CEO의 발언은 AI 반도체 병목이 단순히 특정 칩 부족에 그치지 않고 제조 인프라 전체의 문제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