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FOMC서 금리 3.50~3.75% 동결…짧아진 성명·물가 강조에 금리인상 관측 확산
이미지 확대보기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신임 의장이 최근 열린 첫 통화정책 회의에서 1990년대식으로 간결한 중앙은행 커뮤니케이션을 내세우면서 이에 대한 시장의 해석 부담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워시 의장이 취임 후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짧고 압축적인 정책 메시지를 통해 연준의 역할을 줄이려는 색깔을 빠르게 드러냈다고 20일(현지시각) 분석했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3.50~3.75% 범위로 유지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같은 수준이다. 그러나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과 위원들의 금리 전망은 금리 인상 쪽으로 기운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문제는 워시 의장이 물가 안정 필요성을 강하게 강조하면서도 어떤 조건에서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거의 내놓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장은 이를 금리 인상이 가까워졌다는 뜻으로 해석했고 채권금리는 상승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서 커뮤니케이션 담당 고위직을 지낸 크리슈나 구하는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이 시장 반응을 “대폭 증폭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가 안정에 대한 강한 강조와 연준의 정책 반응 방식에 대한 설명 부재가 결합하면서 투자자들이 더 매파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분석했다.
◇ 1990년대식 짧은 성명 부활
이번 FOMC 성명은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 시절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간결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은 시장이 연준의 의중을 지나치게 명확히 읽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이후 연준의 소통 방식은 크게 달라졌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거치며 연준 의장은 시장과 대중을 안심시키고 정책 방향을 상세히 설명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제롬 파월 전 의장은 주요 위기 국면마다 언론 인터뷰와 기자회견을 통해 연준의 판단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워시 의장은 이와 반대로 연준의 메시지를 줄이고 정책 성명의 표현도 대폭 단순화했다. 다만 짧은 문장이 반드시 명확한 문장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대 파월 전 의장 시절 성명은 “인플레이션이 높다”고 단순히 표현했지만 이번 성명은 인플레이션이 “위원회의 2% 목표에 비해 높다”고 적었다. 이는 물가가 절대적으로 과도하다는 판단이라기보다 목표 대비 높다는 비교적 제한된 표현으로 읽힐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고용 문제에 대해서도 이번 FOMC 성명은 일자리 증가가 “노동력 증가 속도에 맞춰왔다”고 표현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이 실업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일자리 증가 규모를 어떻게 바꿨는지에 대한 복잡한 논의를 피해간 표현으로 해석된다.
◇ “물가 안정 달성” 단정적 표현
경제 성장 평가에서도 워시 의장은 생산성과 자본투자처럼 자신이 중시하는 요소를 부각했다. 반면 소비, 관세, 순수출, 정부 지출, 국가채무 등 논쟁적이고 복잡한 항목은 성명에서 자세히 다뤄지지 않았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연준의 물가와 고용 목표 사이 위험 균형 평가가 빠졌다는 점이다. 대신 성명은 “위원회는 물가 안정을 달성할 것”이라는 단정적 문장으로 마무리됐다.
다이앤 스웡크 KPMG 미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성명이 새 의장에게 “선물”과 같았다고 평가했다. 워시 의장이 중시하는 물가 안정과 연준의 우선순위가 성명에 반영됐고 FOMC가 1년 만에 처음으로 만장일치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방식이 지속 가능할지는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은 이미 연준 최고위 인사들의 발언과 전망에 익숙해져 있어서다. 정보가 부족할수록 투자자들은 짧은 문구와 기자회견의 어조를 과도하게 해석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워시 의장은 연준 개혁을 위한 5개 태스크포스도 발표했다. 대상은 커뮤니케이션, 대차대조표, 물가 목표 체계, 생산성, 실시간 대체 데이터 활용 등이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 태스크포스들이 실제 체제 전환의 도구가 될지, 아니면 오래된 논쟁을 반복하는 위원회에 그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진단했다.
워시는 벤 버냉키 전 의장 시절 연준 이사를 지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채권매입 정책에 반대하며 2011년 연준을 떠났다. 그는 오랫동안 연준의 역할 확대와 자산매입, 과도한 정책 커뮤니케이션을 비판해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