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유로사토리 2026'서 팀 협약 체결… 완제품 수출 넘어 MRO·기술이전 패키지 가동
아직 구속력 없는 MOU 단계… 본계약 전환 속도와 현지 마진율이 핵심 변수
아직 구속력 없는 MOU 단계… 본계약 전환 속도와 현지 마진율이 핵심 변수
이미지 확대보기국내 방위산업이 완제품을 단순 공급하던 기존 구조를 넘어 해외 현지에서 무기체계를 직접 제조하는 질적 전환의 국면을 맞이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아랍에미리트(UAE) 현지 기업과 손잡고 K9 자주포의 중동 지역 생산과 유통을 위한 협력 체계를 가동한다. 이번 계약은 단기적인 공급 실적을 넘어 중동과 북아프리카 전역을 아우르는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국내 방산 생태계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번 계약은 법적 구속력과 구체적인 수주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양해각서(MOU) 단계인 만큼, 향후 주가 향방은 최종 본계약 체결 시점과 세부 조건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방산 전문 매체 디펜스 인더스트리 유럽(Defence Industry Europe)은 19일(현지시각)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지상무기 전시회 '유로사토리 2026'에서 UAE의 '제너레이션 5 홀딩(Generation 5 Holding)'과 K9 155㎜ 자주포의 중동 시장 생산 및 판매를 위한 팀 협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체결식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일성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대표와 제너레이션 5 홀딩의 칼리파 무라드 알블루시 총괄이사가 참석해 서명을 완료했다.
자국 방산 육성 원하는 중동, 한국형 '종합 패키지' 구조와 합치
이번 협약으로 UAE 제너레이션 5 홀딩은 K9 자주포의 중동 현지 생산과 시장 진입을 전방위로 지원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단순한 무기 매매에 그치지 않고 현지 제조, 종합 군수 지원(MRO), 기술 이전을 하나로 묶은 패키지 모델을 제시했다.
이는 장비의 전 수명주기 동안 안정적인 유지 보수를 보장하고, 운용처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신속하게 군수 지원을 제공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중동 국가들은 최근 단순한 장비 도입국에서 벗어나 자국 방위산업의 역량을 키우고 방산 주권을 확보하려는 원칙을 강력하게 고수하고 있다. 칼리파 무라드 알블루시 총괄이사는 협약식에서 기술 이전과 파트너십을 통해 선진 제조 기술을 국산화하고 국가 방산 생태계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중동의 방산 국산화 요구와 세계적 수준의 제조 역량을 갖춘 한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상생 모델"이라고 분석했다.
대형 수주 기대감… 진짜 승부는 본계약부터
K9 자주포는 사거리가 40㎞ 이상인 세계 최고 수준의 지상 화력 무기체계다. 이미 아시아, 유럽, 오세아니아 등 4개 대륙의 10개국이 운용하며 사실상의 국제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UAE가 이번 협력을 거쳐 실제 도입을 확정하면 글로벌 무대에서 K9 자주포 체계를 도입·운용하는 11번째 국가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완제품 수출보다 현지 공동 생산 방식이 진입 장벽이 높은 중동 시장의 빗장을 여는 데 훨씬 효과적이라고 평가한다.
과거 폴란드 등 기존 대형 계약 사례가 수조 원 규모였다는 점에서 이번 UAE 잠재 물량 역시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대 규모의 대형 수주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다. 다만 첫 협약 체결 이후 세부 조율을 거쳐 본계약으로 전환되기까지는 최소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의 시일이 소요된다. 낙관론에만 치우치기보다 계약의 법적 구속력이 확보되는 최종 서명 시점을 냉정하게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마진율 방어와 중동 리스크 극복이 장기 흥행의 열쇠
현지 공장 가동에 따른 초기 설비 투자 비용 부담을 조기에 흡수해야 하는 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기술 이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수출 승인 지침을 준수하며 국내 원천 기술의 높은 부가가치를 유지하는 일도 장기 수익성의 변수다.
아울러 중동 지역 특유의 지정학적 역학 관계, 수출 승인 절차, 그리고 현지 정부의 군비 정책 변화 등 외교·정치적 변수가 돌발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이번 UAE 현지 생산 협약은 한국 방위산업이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축으로 진입했음을 증명하는 이정표다. 실제 매출 인식은 납품 및 공정 진행률에 따라 분할 반영되는 만큼,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수주잔고 증가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협약이 실질적인 펀더멘털 강화로 이어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아래의 3가지 트리거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첫째, 본계약 체결 시점과 최종 계약 규모 공개 여부다. 법적 구속력을 갖춘 본계약이 언제 발주되는지와 확정된 수주 금액의 크기에 따라 주가의 단기 상승 모멘텀이 결정된다.
둘째, 현지 생산 비중과 국내 부품 조달 비율 구조다. 현지 제조 비율이 높아질수록 원가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국내에서 수출하는 핵심 부품의 비중과 마진율이 어떻게 방어되는지 추적해야 한다.
셋째, 주요 중동국으로의 연쇄 수주 현실화 속도다. UAE에 구축하는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웃 주요 중동국으로의 2차 후속 수출 계약이 가시화되는지 여부가 중장기 성장의 핵심 지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