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품 유통서 AI 솔루션 파트너로…PER 16배에도 추가 상승론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열풍 속에서 엔비디아 같은 대형 반도체주가 주목받는 사이에 전자부품 유통업체 애로우일렉트로닉스가 올해 100% 넘게 오르며 ‘숨은 AI 수혜주’로 부상했다.
투자 전문매체 모틀리풀은 애로우일렉트로닉스 주가가 올해 들어 104% 상승해 주요 대형 기술주 상당수를 앞질렀다며 주가 급등 이후에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1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애로우일렉트로닉스는 반도체 칩과 전자부품을 공급하는 유통·컨설팅 기업이다. 이 회사가 공급하는 부품은 자동차, 의료기기, 데이터센터, 항공우주·방산, 로봇, 산업 자동화 등 AI가 적용되는 여러 분야에 쓰인다.
즉 애로우일렉트로닉스는 AI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거나 제조하는 기업은 아니지만 AI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부품과 솔루션을 공급하는 핵심 공급망 기업이라는 뜻이다.
◇ 부품 유통서 AI 구축 파트너로
애로우일렉트로닉스 주가가 급등한 배경에는 사업 모델 변화가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부품을 중개·유통하는 역할이 컸지만 최근에는 고객사가 AI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략, AI 솔루션을 함께 제공하는 파트너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기업용 컴퓨팅 솔루션(ECS) 부문이 성장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AI 컴퓨팅 시스템은 구조가 복잡하고 구축 난도가 높다. 이에 따라 장비 제조사와 기업 고객들은 단순 부품 공급을 넘어 설계·구축 조언까지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을 필요로 하고 있다.
애로우일렉트로닉스의 ECS 부문은 이런 수요를 흡수하면서 매출 성장을 이끌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보안, 분석 솔루션 등 기업용 인프라 수요가 커진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 분기 매출 39% 증가
애로우일렉트로닉스의 최근 실적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최근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95억달러(약 14조3800억원)를 기록했다.
주당순이익은 4.55달러(약 6900원)로 201% 뛰었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5.22달러(약 7900원)로 190% 증가했다.
사업별로는 부품 사업 매출이 66억달러(약 9조9900억원)를 차지했다. 성장성이 더 부각되는 ECS 컨설팅 부문은 28억달러(약 4조2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분기 전망도 양호하다. 이 회사는 2분기 전체 매출을 91억5000만∼97억5000만달러(약 13조8500억∼14조7600억원)로 예상했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4.32∼4.52달러(약 6500∼6800원)로 제시했다.
이는 1분기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81% 증가한 수치다. 회사 측은 1분기에 대형 클라우드 고객사가 인프라 구축을 앞당긴 영향이 있었고 2분기에는 이익이 정상화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 애널리스트도 목표가 상향
강한 실적과 2분기 전망은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모두를 놀라게 했다. 지난달 7일 실적 발표 이후 애로우일렉트로닉스 주가는 약 15% 추가 상승했다.
여러 애널리스트도 목표주가를 올렸다. 시장이 애로우일렉트로닉스의 성장 속도를 충분히 예상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모틀리풀은 주가가 올해 두 배 이상 올랐다고 해서 반드시 비싸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애로우일렉트로닉스의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6배, 선행 PER은 약 11배 수준이다. 5년 예상 이익성장률을 반영한 PEG 배율은 0.35배로 제시됐다.
PEG 배율은 주가수익비율을 이익성장률로 나눈 지표다. 일반적으로 1배보다 낮으면 성장성 대비 주가가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기준으로 보면 애로우일렉트로닉스는 주가가 급등했음에도 여전히 저평가 논리가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 엔비디아와 다른 AI 수혜주
애로우일렉트로닉스는 엔비디아처럼 AI 반도체 시장의 대표 기업은 아니다. 그러나 AI 시스템이 실제 산업 현장과 데이터센터에 확산될수록 부품 공급, 시스템 구축, 기업용 솔루션 수요가 함께 늘어날 수 있다.
AI 투자가 반도체 칩 자체를 넘어 전력, 냉각, 서버, 네트워크, 보안, 클라우드 관리 등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애로우일렉트로닉스 같은 공급망 기업이 주목받는 이유다.
특히 자동차와 의료기기, 방산, 로봇 등 다양한 산업에서 AI 기능이 들어간 장비가 늘어나면 필요한 전자부품과 통합 솔루션 수요도 커질 수 있다. 이 회사가 단순 유통업체에서 AI 구축 지원 기업으로 평가받기 시작한 것도 이런 흐름과 맞물려 있다.
◇ 추격 매수엔 실적 지속성 확인 필요
다만 위험 요인도 있다. 올해 주가가 이미 104% 오른 만큼 단기 조정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1분기 실적에는 대형 고객사의 인프라 구축 앞당김이라는 일회성 요인도 있었다.
2분기 이익 전망이 1분기보다 낮아지는 점은 투자자들이 실적 지속성을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AI 관련 수요가 계속 강하게 이어질지, ECS 부문의 고성장이 유지될지, 부품 사업의 경기 민감성이 다시 부각될지도 변수다.
결국 애로우일렉트로닉스의 투자 매력은 AI 붐이 단순 반도체 주도주를 넘어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AI 인프라 투자가 이어지고 기업들이 실제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면 이 회사는 숨은 수혜주로 계속 주목받을 수 있다.
반대로 AI 투자가 둔화하거나 대형 고객사의 발주가 일시적 요인에 그친다면, 올해 급등한 주가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모틀리풀은 애로우일렉트로닉스가 올해 이미 크게 올랐지만 밸류에이션만 놓고 보면 아직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