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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범용품 가격 1년 만에 '평행선'… 반도체 시장 세대교체 급물살

“공급 주도권은 여전”… 제조사들, DDR4 줄이고 AI용 HBM·DDR5로 무게추
가전·IT업계 수급 차별화… 삼성전자, 고부가 제품 확대로 수익 극대화 전략
반도체 시장의 ‘쌀’로 불리는 범용 D램 가격이 1년 만에 처음으로 보합세를 기록하며 파죽지세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봄부터 이어온 급등세가 일단락되면서 수익성 악화로 한계치에 다다랐던 세트(기기) 업체들이 숨을 돌리게 됐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반도체 시장의 ‘쌀’로 불리는 범용 D램 가격이 1년 만에 처음으로 보합세를 기록하며 파죽지세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봄부터 이어온 급등세가 일단락되면서 수익성 악화로 한계치에 다다랐던 세트(기기) 업체들이 숨을 돌리게 됐다. 이미지=제미나이3
반도체 시장의 로 불리는 범용 D램 가격이 1년 만에 처음으로 보합세를 기록하며 파죽지세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봄부터 이어온 급등세가 일단락되면서 수익성 악화로 한계치에 다다랐던 세트(기기) 업체들이 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이는 반도체 제조사들이 구형 제품인 DDR4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DDR5로 생산의 축을 완전히 옮기겠다는 전략적 이동으로 풀이돼 향후 시장 재편이 가속할 전망이다. 범용 DDR4는 제조사의 생산 축소에도 불구하고 수요처의 가격 저항에 막혀 상승세가 꺾인 반면, AIHBM과 차세대 DDR5는 공급 제한과 고수요가 맞물려 여전히 고단가를 유지하며 시장 양극화가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 1(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3D램 대량거래 가격이 전월 대비 횡보하며 1년 만에 상승을 멈췄다고 밝혔다. 현재 범용 제품의 지표가 되는 DDR4(8기가비트)의 대량거래 가격은 개당 15.0달러(22100) 안팎에서 형성됐다. 이 품목은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공급 부족 여파로 지난 2025년 봄 대비 약 9배 가까이 폭등했었다.

3’의 포트폴리오 재편… DDR4 유지 대신 차세대 집중


보도에 따르면 이번 가격 동결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이른바 ‘D램 빅3’의 생산 전략 변화에서 비롯됐다. 그간 제조사들은 이익률이 낮은 DDR4 생산 라인을 AI 연산에 필수인 HBM과 차세대 규격인 DDR5로 전환해 왔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공급 감소가 DDR4 가격을 비정상적으로 밀어 올렸으나, 더 이상 가격을 올릴 경우 PC와 스마트폰 등 수요처의 이탈이 가속할 수 있다는 시장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유통업계 관계자는 “D램 제조사들이 DDR4를 통해 추가 수익을 얻기보다는 생산 종료(EOL) 절차를 밟으며 시장의 무게추를 옮기려 한다라며 공급자가 협상 테이블에서 수요자의 가격 유지 요청을 수용하며 시장 안정화를 택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주요 제조사들은 DDR4 생산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DDR5 체제로의 완전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가전업계는 여전히 ‘DDR4 고집… 대만 업체로 메우기엔 역부족


공급자 중심의 시장 환경은 여전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DDR5를 채택하려면 기기 설계 자체를 완전히 바꿔야 하는 탓에 교체 주기가 긴 가전업계는 여전히 DDR4를 고집하고 있다.

이에 범용 시장은 삼성전자 등 '3'가 빠진 자리를 대만 업체들이 메우고 있지만, 수급 불균형은 여전하다. 대만 업체들이 범용 시장에 진입했음에도 대형 가전사의 견고한 DDR4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이들의 생산 능력과 기술적 신뢰도가 3’의 빈자리를 완전히 대체하지 못해 공급 부족과 가격 불안정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가전 분야의 견조한 DDR4 수요가 대만 난야 등으로 쏠리며 하방 경직성을 확보해 급격한 단가 하락을 막고 있는 구조다.
반면 시장의 주류가 될 DDR5의 경우 제조사들이 높은 기술 난도를 명분으로 견고한 가격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HBM 생산 확대에 따른 설비 잠식 효과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며 가격 하단을 방어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저수익 DDR4 비중을 줄이고 HBM 등 고부가가치 비중을 높여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반기 수급 분수령… 독자가 챙겨야 할 세 가지 지표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에 따라 오는 3분기(7~9)부터는 시장 수급 상황에 따라 완만한 가격 조정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와 기업 관계자가 향후 주목해야 할 핵심 지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HBM 수율 및 공급 안정화다. HBM 공급이 정상 궤도에 오르면 범용 D램 생산 라인의 가동 여력이 회복되어 단가 조정의 변수가 된다.

둘째, 2선 업체(난야 등) 공급 추이다. 삼성·SK의 빈자리를 채우는 대만 업체들의 생산 능력이 DDR4 가격 하방 저지선의 핵심이다.

셋째, IT 기기의 DDR5 전환 속도다. 주요 PC 및 서버 업체의 세대교체 속도가 빠를수록 구형 제품의 가격 조정 기간은 앞당겨질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이제 무차별적 가격 상승의 시대를 지나 기술 세대교체에 따른 전략적 선택기에 진입했다. 생산 효율 극대화를 노리는 제조사와 원가 안정화를 꾀하는 수요처 사이의 정교한 균형점이 형성되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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