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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그리펜' 조립 성공, 한국 KF-21과 방산 수출 '진검승부' 예고

엠브라에르·사브 90억 달러 기술동맹 결실... 남미 유일 초음속기 제조국 등극
'마하 2' 성능 앞세워 글로벌 남반구 공략... 국내 방산업계 수출 전략 수정 불가피
브라질이 사상 첫 국산 초음속 전투기 조립에 성공하며 남미 대륙 유일의 첨단 항공기 제조국으로 우뚝 섰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군비 현대화를 넘어 브라질이 글로벌 항공우주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하는 결정적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브라질이 사상 첫 국산 초음속 전투기 조립에 성공하며 남미 대륙 유일의 첨단 항공기 제조국으로 우뚝 섰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군비 현대화를 넘어 브라질이 글로벌 항공우주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하는 결정적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브라질이 사상 첫 국산 초음속 전투기 조립에 성공하며 남미 대륙 유일의 첨단 항공기 제조국으로 우뚝 섰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군비 현대화를 넘어 브라질이 글로벌 항공우주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하는 결정적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9(현지시각), 브라질 항공우주 기업 엠브라에르(Embraer)와 스웨덴 사브(Saab)는 상파울루주 가비앙 페이쇼토 공장에서 브라질 현지 생산 1'F-39E 그리펜' 전투기를 전격 공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2014년 브라질 공군(FAB)과 사브가 체결한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FX-2)의 결실이다.

브라질은 이번 조립 성공으로 미국, 러시아, 중국 등에 이어 독자적인 초음속 전투기 생산 역량을 갖춘 극소수 국가 대열에 합류했다. 이는 서방 강대국에 의존해온 국방 공급망을 스스로 구축했다는 점에서 경제 안보적 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다.

그리펜(F-39E) 경쟁력 및 시장 전망.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그리펜(F-39E) 경쟁력 및 시장 전망. 도표=글로벌이코노믹

90억 달러 규모 '기술 상쇄' 확보… 부품 국산화율 제고


브라질의 이번 성과는 철저한 기술 이전전략이 주효했다. 양국이 체결한 계약에는 약 90억 달러(133700억 원) 규모의 상쇄 무역(Offset) 조항이 포함됐다. 단순히 기체를 구매하는 단계를 넘어, 핵심 설계 기술과 제조 공정을 브라질 국내로 완전히 이식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미 스웨덴에서 완제품으로 인도된 11대의 기체와 달리, 이번 기체는 브라질 엔지니어들이 직접 조립과 시스템 통합을 주도했다. 엠브라에르 측은 "단순 조립을 넘어 복합 소재 활용과 항공전자 시스템 통합 등 고난도 공정을 완벽히 소화했다""브라질 항공 산업 역사상 가장 거대한 질적 도약"이라고 밝혔다.

'가성비' 앞세운 그리펜, 글로벌 남반구 방산 시장 메기되나


F-39E 그리펜은 최고 속도 마하 2(시속 약 2470km), 최대 항속 거리 4000km에 달하는 고성능 다목적 전투기다. 최첨단 AESA 레이더와 전자전 시스템을 탑재해 저탐지 및 정밀 타격 능력을 고루 갖췄다.
업계 전문가들은 브라질의 그리펜 생산 라인이 향후 '글로벌 남반구(Global South)' 국가들을 겨냥한 방산 수출 허브가 될 것으로 분석한다. 기존 미국이나 유럽산 전투기 대비 운용 비용이 합리적이면서도 성능이 입증된 그리펜을 브라질이 직접 생산·공급할 경우, 남미와 아프리카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의 KF-21 보라매가 공략하려는 시장과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에서 국내 방산업계에도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보스코 다 코스타 주니어 엠브라에르 국방·보안 부문 사장은 "복잡한 무기 체계 통합 능력은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한다""브라질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단순 수요처가 아닌 공급처로 변모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예산 제약에 따른 일정 지연은 해결 과제


다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브라질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국가 예산 제약으로 인해 당초 계획보다 사업이 지연되는 진통을 겪었다. 특히 조종사 훈련용 2인승 모델(F-39F)의 경우, 비용 절감을 이유로 생산 거점이 다시 스웨덴으로 환원되는 등 생산 계획의 일부 수정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번 성공의 실익은 분명하다. 해외 기술 의존도를 낮춰 유지보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국가 항공 산업 생태계를 '수입'에서 '제조'로 완전히 재편했기 때문이다.

투자자와 업계가 주시해야 할 3가지 지표


이번 브라질의 초음속 전투기 조립 성공은 한국의 KF-21 사업과도 직결되는 글로벌 방산 지표다. 향후 시장 흐름을 판단하려면 다음 세 가지 요소에 주목해야 한다.

첫째, 브라질의 2차 발주 규모다. 당초 36대 계약 외에 추가 도입이 확정될 경우, 엠브라에르의 규모의 경제를 통한 단가 경쟁력은 더욱 강화된다.

둘째, 3국 수출 성사 여부다. 콜롬비아 등 인접국들이 노후 전투기 교체 사업에서 브라질산 그리펜을 선택할지가 수출 허브 안착의 핵심 관건이다.

셋째, 엠브라에르-사브의 기술 시너지다. 이번 협력이 무인기(UAV)6세대 전투기 연구 등 차세대 전력 개발로 이어질지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브라질의 사례는 첨단 기술 확보가 국가의 지정학적 위상을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주는 강력한 실증 사례다. 자국 기술로 하늘을 여는 것은 경제적 이익을 넘어 '기술 주권'이라는 무형의 자산을 확보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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