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와 AI 서비스 결합한 통합 패키지 전략… 유럽 방위 산업 등 ‘탈미국’ 수요 공략
2나노 공정 ‘모나카’ 2027년 상용화 예정… 엔비디아와 파트너십 통해 기술력 입증
2나노 공정 ‘모나카’ 2027년 상용화 예정… 엔비디아와 파트너십 통해 기술력 입증
이미지 확대보기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거대 AI 모델의 독주 속에 기밀 데이터 유출과 기술 의존도를 우려하는 전 세계 정부와 기업들을 대상으로 ‘주권 AI(Sovereign AI)’라는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포석이다.
14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후지쯔는 자체 개발 반도체와 양자 컴퓨팅 기술을 결합한 통합 AI 설루션을 통해 글로벌 표준 수립자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 유럽이 원하는 ‘일본산 설루션’… 경제 안보가 만든 기회
후지쯔의 새로운 전략은 특히 보안과 기술 자립을 중시하는 유럽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스웨덴에서 열린 비즈니스 포럼에서 유럽 정부 및 방위산업 관계자들은 미국 기술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고 싶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다.
독일의 SAP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은 존재하지만, 하드웨어(반도체, 서버)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최첨단 수준에서 보유한 유럽 기업은 드물다. 후지쯔는 이 틈새를 공략해 ‘일본산 신뢰’를 브랜드화하고 있다.
후지쯔의 반도체 기술은 미래 전투기 장착용 칩으로도 검토될 만큼 보안성이 뛰어나며, 상용화 전 단계부터 유럽 방위산업체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 하드웨어 수준의 ‘기밀 컴퓨팅’… 데이터 주권의 핵심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최첨단 2나노미터 중앙처리장치로, AI 작업량에 특화된 신경처리장치(NPU) 기능을 통합할 계획이다.
일본의 대표 슈퍼컴퓨터 ‘후가쿠’를 통해 입증된 반도체 설계 능력을 AI 칩에 이식했다. 이러한 기술력은 엔비디아(NVIDIA)의 협력 제안으로 이어져 작년 10월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반도체와 서버 내부 하드웨어 수준에서 데이터를 직접 암호화함으로써, 해외 클라우드 이용 시 발생할 수 있는 정보 유출 리스크를 원천 차단한다.
◇ 30년 IT 서비스 중심에서 ‘글로벌 표준’ 제조사로
후지쯔는 지난 30년간 하드웨어 비중을 줄이고 IT 서비스(시스템 통합 등)로 체질을 개선해 수익성을 5배 이상 높였다. 하지만 다카히토 토키타 사장은 단순히 기존 표준을 따르는 서비스만으로는 세계 최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30%에 불과하고,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 ‘가전업체’로 인식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준을 만드는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고마진형 표준 시스템인 ‘Uvance’를 중심으로 반도체와 양자 컴퓨팅 기술을 결합해 독보적인 AI 설루션 판매 도구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와 양자 컴퓨터는 일본 정부의 우선 지원 분야로, 개발 비용에 대한 부담 없이 공격적인 R&D를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 한국 반도체 업계에 주는 시사점
네이버(HyperCLOVA X) 등 국내 기업들도 한국형 주권 AI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후지쯔의 하드웨어 통합 전략은 우리 기업들이 참고할 만한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후지쯔가 엔비디아와 손을 잡았듯,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주권 AI용 특화 칩(NPU, HBM 등) 시장에서 일본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 혹은 기술 경쟁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유럽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민감한 시장을 공략할 때, ‘신뢰할 수 있는 하드웨어 기반 AI’라는 마케팅 포인트는 향후 한국 IT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시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