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이란발 ‘호르무즈 해상 봉쇄’ 현실화… 한국 반도체·수출 물가 마지노선 뚫리나

트럼프 ‘해상 차단’ 강공에 이란 ‘지구전’ 맞불… 유가·헬륨·항공유 ‘3대 지표’ 비상
제2의 오일쇼크 경고 속 ‘시간은 이란 편’ 분석 우세… 정부·기업 공급망 재점검 시급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해상 봉쇄 선언으로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하며 전 세계 경제가 미증유의 에너지 위기에 직면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해상 봉쇄 선언으로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하며 전 세계 경제가 미증유의 에너지 위기에 직면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해상 봉쇄 선언으로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하며 전 세계 경제가 미증유의 에너지 위기에 직면했다.
13(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하고 있으며, 경제적 압박이 거세질수록 협상 주도권이 이란으로 넘어가는 '시간의 역설'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유가 상승을 넘어 반도체 생산 차단과 수출 물류비 폭등이라는 복합 위기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호르무즈 봉쇄에 따른 글로벌 경제 안보 위기 3대 핵심 포인트.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호르무즈 봉쇄에 따른 글로벌 경제 안보 위기 3대 핵심 포인트. 도표=글로벌이코노믹


반도체 멈추고 식탁 물가 폭등… 유가 상승 그 이상의 'S-공포'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이번 사태를 "역사상 최대의 에너지 안보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지난 2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해상에 머물던 비축 물량이 소진되면서 본격적인 물류 대란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단순히 주유소 기름값만 오르는 게 아니다. FT는 카타르산 헬륨 공급이 끊기면서 첨단 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생산 라인이 멈춰설 위기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항공유 부족은 여름 성수기를 앞둔 유럽 관광 산업에 치명타를 입히고, 비료 원료 공급 차질은 농산물 가격을 밀어 올려 전방위적인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유발하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이번 위기로 아시아 신흥국의 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 이상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버티면 이긴다"는 이란의 계산… 트럼프의 '거래의 기술' 먹통


트럼프 대통령은 해상 봉쇄를 통해 이란의 항복을 받아내겠다는 계산이지만, 시장과 전문가들의 진단은 회의적이다. 이란은 최근 고유가 상황에서 확보한 막대한 현금 자산과 파이프라인을 통한 가스 수출로 버틸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압박을 받는 쪽은 서방 국가들이다. 아일랜드에서는 연료비 급등에 반발한 시위가 고속도로와 항만을 마비시키며 군 병력이 투입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FT는 국가 부채 수준이 높은 프랑스와 아시아 국가들이 보조금을 지급할 재정적 여력이 없다는 점을 들어, 조만간 전 세계적인 정치적 소요 사태가 확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통행료 징수 현실화되나… 에너지 주권 뺏길 위기

사태가 장기화하자 글로벌 석유 업계에서는 차라리 이란에 배럴당 1달러 수준의 '통행료'를 내고 해협을 통과하겠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미국 정부는 이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인 대안 부재가 발목을 잡는다.

이란이 통행료 징수를 현실화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이란의 사유지가 된다.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보다 강력한 에너지 독점 권력이 탄생함을 의미하며, 이 자금은 다시 이란의 핵 개발과 대리 세력 육성으로 흘러 들어가는 악순환을 낳게 된다.

기름값 넘어 반도체까지… 한국 경제 흔드는 호르무즈 3대 리스크


중동의 화약고가 터지며 한국 경제에는 단순한 유가 상승 이상의 복합 위기가 닥치고 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인 한국으로서는 향후 몇 주간 세 가지 핵심 지표의 움직임이 실물 경제의 생사를 결정할 전망이다.

우선 싱가포르 항공유(Jet Fuel) 가격을 주목해야 한다. 이는 아시아 석유 제품 가격의 기준점으로, 단순히 비행기 티켓값을 넘어 항공 운송 중심의 고부가 가치 수출품 물류비용에 직결된다. 항공유 급등은 곧 국내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 약화와 직결되는 선행지표다.

첨단 산업의 핵심 소재인 카타르발 헬륨 수입 동향도 치명적이다. 전 세계 헬륨 생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카타르로부터의 공급망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차단될 경우, 국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생산 라인의 냉각 공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는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수출 전선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우디아라비아 홍해 파이프라인의 가동 여부는 국제 유가의 마지막 보루다. 호르무즈를 우회하는 유일한 육상 통로인 이 노선이 예멘 반군 등 친이란 세력의 공격으로 마비된다면, 유가는 통제 불능의 영역으로 진입하게 된다.

트럼프식 강공책과 이란의 지구전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이들 지표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우리 지갑과 일자리를 지탱할 마지노선이 될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