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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삼성전자 상대로 '글로벌 소환장' 강수… 美 반독점 재판 새 국면

스마트폰 교체 데이터·삼성페이 수수료 정조준… "갤럭시 스토어 계약서 내놔라"
한·미 사법 공조 시험대… 삼성전자, '핵심 영업기밀' 방어 위해 법적 대응 예고
미국 법무부(DOJ)와 애플 간의 세기적 반독점 소송이 한국 삼성전자의 핵심 영업기밀을 정조준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애플이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자료 제출 거부에 대응해 한국 본사를 대상으로 하는 국제적인 증거조사 요청이라는 강수를 둔 것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법무부(DOJ)와 애플 간의 세기적 반독점 소송이 한국 삼성전자의 핵심 영업기밀을 정조준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애플이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자료 제출 거부에 대응해 한국 본사를 대상으로 하는 국제적인 증거조사 요청이라는 강수를 둔 것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법무부(DOJ)와 애플 간의 세기적 반독점 소송이 한국 삼성전자의 핵심 영업기밀을 정조준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애플이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자료 제출 거부에 대응해 한국 본사를 대상으로 하는 국제적인 증거조사 요청이라는 강수를 둔 것이다.
IT 전문 매체 맥루머스(MacRumors)9(현지시각) 애플이 미국 법원에 헤이그 증거조사 협약에 따른 공식 요청서(Letter of Request)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요청은 지난 20243월 미 법무부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의 증거 수집(Discovery) 절차의 일환이다.

애플의 삼성 소환장속 담긴 3대 전략적 노림수


애플이 삼성전자를 향해 던진 소환장에는 미국 법무부(DOJ)의 반독점 공세를 무력화하기 위한 치밀한 방어용 시나리오가 담겨 있다. 업계와 법조계가 주목하는 핵심 쟁점은 세 가지다.

첫째, ‘스마트워치 봉쇄논란의 책임 공방이다. 법무부는 애플이 애플워치와 아이폰의 독점적 결합을 강화하기 위해 갤럭시 워치 등 경쟁사 제품의 연동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고 본다. 애플은 이에 맞서 삼성의 내부 문건을 통해 갤럭시 워치의 아이폰 연동 중단이 애플의 기술적 장벽 때문이 아닌, 삼성의 독자적인 OS 전략이나 사업적 판단에 따른 결과였음을 입증해 경쟁 저해혐의를 벗겠다는 구상이다.

둘째, 애플페이 수수료의 정당성 확보다. 현재 애플은 아이폰 결제 시 은행에 0.15%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으며, 법무부는 이를 시장 지배력을 이용한 통행세로 규정했다. 반면 삼성페이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애플은 삼성의 내부 비용 구조와 재무 데이터를 확보해, 삼성의 무료 모델이 지속 가능한지 혹은 다른 형태의 비용(마케팅비, 기기 가격 등)이 숨겨져 있는지를 파악하려 한다. 이를 통해 자사의 수수료 체계가 시장 원리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수준임을 강조할 계획이다.

셋째, ‘스마트 스위치(Smart Switch)’에 담긴 소비자 이탈 경로 추적이다.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데이터 이전 앱인 스마트 스위치는 아이폰 사용자가 갤럭시로 갈아탈 때 어떤 데이터가 이동하고 어떤 기능이 결정적 요인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애플은 이 데이터를 손에 넣어 아이폰 사용자들이 실제로는 애플의 폐쇄성 때문에 갇혀있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선택에 따라 기기를 교체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해 잠금 효과(Lock-in Effect)’ 주장을 반박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미국법인 65번 거절"… 애플, 한국 본사 직접 겨냥


애플이 미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그간 애플은 삼성전자 미국법인(SEA)을 상대로 자료 제출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삼성 미국법인은 "해당 자료는 한국 본사가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있다"라는 논리로 총 65차례에 걸쳐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애플은 국가 간 민사 소송에서 증거를 확보하는 국제적 메커니즘인 '헤이그 증거조사 협약' 카드를 꺼내 들었다. 요청서에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및 웨어러블 사업부의 시장 조사 보고서, 판매 데이터, 재무제표는 물론 소비자 기기 교체 분석 자료(Smart Switch 데이터)까지 광범위하게 포함됐다. 특히 갤럭시 스토어의 개발자 계약서와 삼성페이 운영 관련 민감 자료도 타깃이 됐다.

'수수료 0%' 삼성페이 구조 파헤쳐 '0.15%' 애플페이 정당화 포석


애플이 고수하는 '결제액 대비 0.15%' 수수료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국내 결제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파괴력을 지닌다. 2024년 기준 약 88조 원에 달했던 삼성페이의 연간 결제 규모를 기준으로 산출할 경우, 0.15%의 수수료는 연간 약 1320억 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으로 치솟는다.

이는 국내 카드사들이 영세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수수료율이 0.5% 내외라는 점을 감안할 때, 카드사 수익의 약 30%를 고스란히 플랫폼 통행세로 내줘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법무부는 애플이 은행에 부과하는 수수료가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얻은 부당 이득이라고 주장하지만, 애플은 삼성의 내부 자료를 통해 자사 수수료 체계의 경제적 합리성을 입증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페이는 카드사로부터 별도의 결제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또한, 법무부는 애플이 의도적으로 경쟁사의 스마트워치 기능을 제한해 아이폰 이용자가 갤럭시 워치로 갈아타는 것을 막았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이에 대응해 삼성전자가 2021년 이후 아이폰과의 연동을 스스로 포기했거나, 소비자 선택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임을 입증할 삼성 내부의 전략 문서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영업기밀 침해' 반발 불가피… 한·미 사법 공조 향방은


삼성전자 입장에서 이번 소환장은 경영 전략의 핵심인 '스마트 스위치' 분석 자료와 '갤럭시 스토어' 계약 조건 등 대외비 자료를 경쟁사에 노출해야 하는 위기다. 설령 미 법원이 애플의 요청을 승인하더라도, 최종 집행은 한국 사법당국의 판단에 달려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한국 법에서 보장하는 영업비밀 보호 권리를 근거로 강력한 이의 제기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미국 재판을 위해 한국 기업의 핵심 기밀을 어디까지 내줘야 하는지에 대한 법적 공방이 치열할 것"이라며 "이는 단순한 기업 간 싸움을 넘어 한·미 양국의 사법 주권 문제로 번질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애플의 '삼성 소환장' 강수, 단순 소송 넘어 경제·안보 파장으로


애플이 미 법무부와의 반독점 소송 방어를 위해 삼성전자 본사에 소환장을 발송한 것은 단순한 증거 수집을 넘어 글로벌 IT 산업의 판도를 흔들 초대형 변수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삼성전자의 주가와 직결된 '영업기밀 유출 리스크'로 번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스마트폰 교체 데이터와 결제 수수료 구조 등 핵심 전략 자산이 법정에서 공개될 경우, 시장 지배력 약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페이의 비용 구조 노출은 국내 금융권에 메가톤급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그간 '수수료 제로' 정책을 고수해 온 삼성전자가 재판 과정에서 비용 부담을 입증하게 될 경우, 국내 카드사와의 수수료 유료화 재협상에서 강력한 명분을 쥐게 된다. 이는 곧 소비자 금융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이번 소송은 2024년 시작된 미 법무부의 빅테크 압박이 국가 간 사법 공조 체계까지 시험대에 올린 이례적 사례다. 서울과 워싱턴을 잇는 사법적 공방의 결과는 향후 전 세계 스마트폰 생태계의 표준을 재편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삼성의 영업 방패가 애플의 법적 공세를 막아낼 수 있을지, 그 과정에서 파생될 경제적 실익 변화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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