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포스 조선소 수천만 달러 투자 재단장…HD현대중공업과 파트너십
미 해군 2027년 9월 실전 배치 목표…'자율주행 골목' 클러스터 형성
미 해군 2027년 9월 실전 배치 목표…'자율주행 골목' 클러스터 형성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방산 스타트업 안두릴 인더스트리(Anduril Industries)가 시애틀의 유서 깊은 포스 조선소(Foss Shipyard)를 거점으로 차세대 자율 수상함 건조에 본격 나섰다. 긱와이어(GeekWire)는 지난 8일(현지 시각) 안두릴이 수천만 달러를 투입해 시애틀 레이크 워싱턴 운하 인근 시설을 개보수하고 미 해군용 무인 수상함 양산 체제를 갖췄다고 보도했다.
겉으로는 녹슨 사이딩과 빛바랜 포스 로고가 남아 있는 조용한 '유령 조선소'처럼 보이지만, 내부에는 이미 수십 명의 방산 전문가들이 투입돼 무인 수상함을 조립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안두릴은 지난해 11월 이 시설을 미 해군 모듈형 공격 수상함(MASC) 프로그램을 위한 함정 조립·통합·시험의 미국 허브로 지정했다.
MASC 대체 신속조달 프로그램 출범…2027년 9월 실전 배치 목표
미 해군은 지난 3월 26일 MASC 자율성 프로그램을 대체하는 새로운 신속조달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올해 안에 시제함을 실해역에서 시험하고, 2027년 9월 30일까지 함정을 실전 배치하겠다는 공격적인 일정이다. 방산 업계 기준으로 이례적으로 빠른 일정으로, 미 해군이 자율 수상함 전력화에 얼마나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안두릴은 이 사업을 한국의 HD현대중공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추진하고 있다. 회사 측은 "전통적인 유인 군함만으로는 수요를 충족할 수 없다"며 "자율·모듈형 함정을 고속으로 생산하고 대량 배치하며 지속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애틀 운하에 '자율주행 골목' 클러스터 형성
시애틀이 자율 군함 기지로 선택된 데는 이유가 있다. 발라드 운하는 담수와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해수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어 함정 건조와 시험에 최적화된 환경이다.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배출된 AI·소프트웨어 인재 풀도 강점이다. 워싱턴 마리타임 블루(Washington Maritime Blue)의 조슈아 버거(Joshua Berger) 대표는 "담수와 해수를 동시에 쓸 수 있다는 점이 이런 함정 건조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안두릴 시설 인근에서는 유사 기업들의 집결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드론 제조업체 브링크(Brinc)는 인근 옛 생선 통조림 공장을 개조해 3만5000평방피트 규모의 시설을 열고 있으며, 프리몬트 지구의 스노우 앤 컴퍼니(Snow & Company)는 미 해군과 계약을 맺고 전기 보트와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운하 일대가 일종의 '자율주행 골목(Autonomous Alley)'으로 자리 잡아 가는 모양새다.
이란전에서 드론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교란하며 국제 유가를 들썩이게 한 것은 자율 수상함 수요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수백억 원짜리 유인 군함이 저비용 드론에 격침되는 현대전의 현실에서 소모 가능한(attritable) 무인 함정의 전략적 가치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안두릴은 최근 약 400억 달러의 투자 라운드를 통해 60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는 포드 자동차와 알래스카항공을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 이번 시애틀 시설 투자는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인근에 건설 중인 대형 국방 제조 시설 '아스널-1(Arsenal-1)'과 함께 안두릴의 미국 방산 제조 기반 확충 전략의 일환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