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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REC 실리콘 지분 93% 확보… 북미 태양광 수직 계열화 완성 ‘마침표’

대규모 유상증자로 지배력 강화… 소수 주주 지분 희석하며 상장 폐지 수순
9억7500만 크로네 신규 자금 수혈… 미국 내 폴리실리콘 공급망 통제권 확보
한화의 로고는 2022년 5월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볼 수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한화의 로고는 2022년 5월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볼 수 있다. 사진=로이터
한화그룹이 노르웨이의 폴리실리콘 전문 기업인 ‘REC 실리콘(REC Silicon)’의 지분을 90% 이상 확보하며 완전 자회사 편입과 상장 폐지를 향한 마지막 단계에 진입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내 태양광 밸류체인을 통합하려는 한화의 전략적 목표가 결실을 본 것으로, 북미 태양광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지배력을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현지시각) 글로벌 에너지 전문 매체 솔라서버(Solarserver)에 따르면, 한화는 최근 진행된 REC 실리콘의 자본 증액을 통해 지분율을 기존 60% 미만에서 93%까지 끌어올렸다.

◇ ‘자본 증액’ 승부수… 실패했던 인수 합병의 대안


한화는 노르웨이 자회사인 앵커(Hanwha Asset Management 등 관련 법인)를 통해 대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지배력을 극대화했다.

REC 실리콘은 주당 0.2385 노르웨이 크로네(NOK)라는 우대 가격으로 400만 주 이상의 신규 주식을 발행했다. 한화는 이를 대부분 인수함으로써 지분율을 92.96%로 수직 상승시켰다. 이 과정에서 기존 소수 주주들의 지분은 대거 희석되었다.

한화는 2025년 여름에도 REC 실리콘의 완전 인수를 시도했으나, 당시 소수 주주들이 회사의 내재 가치에 비해 입찰가가 너무 낮다며 반대해 무산된 바 있다. 이번 자본 확충 시나리오는 이러한 반대를 우회하여 실질적인 통제권을 확보한 ‘신의 한 수’로 평가받는다.

이번 증액을 통해 REC 실리콘은 총 9억7500만 노르웨이 크로네(약 1200억 원)의 신규 자본을 확보하며 재무 구조를 개선하게 됐다.

◇ 증권거래소 작별 예고… ‘한화 솔라 제국’의 일원으로

한화는 이번 지분 확보를 기점으로 REC 실리콘의 상장 폐지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중기적으로 REC 실리콘 주식을 노르웨이 증권거래소에서 폐지할 의사가 있음을 명확히 밝혔다. 지분이 90%를 넘어서면 대주주가 소수 주주의 주식을 강제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가 생겨 상장 폐지 요건이 충족된다.

상장 폐지 후 REC 실리콘은 한화솔루션(한화큐셀)의 미국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인 ‘솔라 허브’에 고순도 폴리실리콘을 공급하는 핵심 기지 역할을 전담하게 된다.

중동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위기로 글로벌 공급망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미국 내에서 직접 원료를 조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것은 한화에 엄청난 경쟁 우위를 제공한다.

◇ 한국 태양광 산업에 주는 시사점


한화는 원료(폴리실리콘)부터 잉곳, 웨이퍼, 셀, 모듈에 이르는 태양광 5대 밸류체인을 미국 내에서 완성하게 됐다.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 공제 혜택을 극대화하는 직접적인 요인이 된다.

중국 정부의 태양광 보조금 축소와 가격 인상 압박 속에서, 한화는 ‘메이드 인 미국’ 프리미엄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지켜낼 수 있는 강력한 방어벽을 세웠다.

상장 폐지를 통해 공시 의무 등 행정적 부담을 줄이고, 그룹의 장기 비전에 맞춘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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