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기준 45개국 채택…1·2차 대전기 전차·전투기 확산 속도와 맞먹어
광섬유 유선 제어·AI 잠입 작전…기술 진화에 테러 조직 유입 우려 고조
광섬유 유선 제어·AI 잠입 작전…기술 진화에 테러 조직 유입 우려 고조
이미지 확대보기우크라이나와 중동의 전장에서 파괴적 위력을 입증한 무장 드론(무인기)을 군에 도입하는 국가가 기록적인 속도로 늘고 있다. 최근 5년 사이 도입국이 2배 이상 증가해 45개국에 달하며, 이는 두 차례 세계대전 당시 전차와 전투기가 보급되던 속도와 맞먹는 수준이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의 야코브 예거 하릴리(Jakob Jaeger Halili) 교수팀의 조사를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이 분석한 결과, 공격 능력을 갖춘 드론을 군이나 경찰에 채택한 국가 수는 2023년 기준 45개국으로 집계됐다. 스텔스 성능을 갖춘 최신 5세대 전투기는 도입 가능한 국가가 극소수인 데 반해, 드론은 단기간 내 이처럼 빠르게 확산됐다. 하릴리 교수는 "낮은 단가가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최신 전투기 1기 도입에는 수백억 원 이상이 들지만, 소형 드론은 수만 원대부터 생산이 가능하다.
외교 카드로 진화한 드론…중동·아프리카로 번진 '드론 루트'
2010년대 이후 강대국들의 드론 기술은 강력한 외교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알제리 등에 드론을 공급하며 중동·아프리카 내 영향력을 확대했다. 아제르바이잔은 튀르키예와 이스라엘에서 조달한 드론으로 아르메니아의 방공망을 무력화하고 분쟁지 나고르노-카라바흐를 장악하며 드론의 전략적 가치를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하릴리 교수는 "인접국의 군사력 강화에 맞춰 새로운 무기 기술을 채택하는 국가가 많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최근 아프리카와 유럽에서 무장 드론 도입국이 연쇄적으로 늘고 있다. 인도 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군용 드론 시장 규모가 2032년 471억 6000만 달러(약 69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14%로, 같은 기간 세계 군사비 지출 증가율(9.4%)을 크게 웃돈다.
광섬유 유선 제어·AI 잠입 작전…드론 전쟁의 진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서로의 기술을 모방·개량하며 드론 전쟁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전파 방해(재밍) 기술이 발전하자, 이에 대응해 물리적 광섬유 케이블을 풀어내며 수십 킬로미터를 비행하는 유선 제어 드론이 등장했다. 전파에 의존하지 않아 방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양측 모두 이를 도입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2025년 6월에는 더 대담한 작전을 감행했다. AI가 표적을 자동 식별하는 드론을 트럭에 숨겨 러시아 군용 비행장 인근까지 잠입시킨 뒤 고가의 폭격기를 파괴하는 이른바 '거미줄 작전'을 성공시켰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북한에 드론 생산 기술을 이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가 이란제 자폭 드론을 개량 중인 상황에서 이 기술이 북한으로 유입될 경우,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안보 지형에 새로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거 1860년대 프로이센이 후장식 소총을 도입해 연사 속도를 3~5배 높이며 전술 혁명을 일으켰듯, 오늘날 AI와 결합한 드론은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정세가 불안정한 지역과 테러 조직으로의 드론 확산은 국제사회가 통제하기 점점 더 어려운 수준에 이르고 있다. 전장뿐 아니라 전 세계 어디서든 저렴하고 강력한 드론 공격이 현실화할 수 있는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