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이어지던 메모리 반도체 부족 기대가 약화되면서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했다.
AI 데이터센터가 예상보다 적은 메모리를 필요로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투자심리를 흔든 것으로 분석된다.
28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번 주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약 1000억 달러(약 151조5000억 원) 감소했다.
마이크론은 지난주 말 대비 시가총액이 700억 달러(약 106조 원) 이상 줄었고 주가도 약 15% 하락했다. 낸드플래시 업체 샌디스크는 약 150억 달러(약 22조7000억 원), 웨스턴디지털과 씨게이트 등 저장장치 기업들도 각각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시가총액이 감소했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메모리 수요 부족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관련 종목에 자금을 집중해왔다. 이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올해 AI 수혜주로 꼽히며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그러나 구글 연구진이 발표한 알고리즘 ‘터보퀀트’가 변수로 떠올랐다. 이 기술은 AI 모델의 정확도를 유지하면서도 데이터 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어 동일한 성능을 더 적은 메모리로 구현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건스탠리는 이런 효율성 개선이 현실화될 경우 AI 모델 운영에 필요한 인프라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 서비스 한 건당 비용이 낮아지면서 수익성은 개선될 수 있지만, 동시에 메모리 수요 증가 속도는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비용이 낮아지면 오히려 AI 활용이 확대돼 전체 수요는 다시 증가할 수 있다고 봤다.
이번 주 급락 이후 마이크론 등 일부 종목은 장 초반 반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주가 상승 폭이 컸던 만큼 작은 변화에도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온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편, AI 기술 변화는 올해 들어 금융과 보험, 부동산 서비스 등 다양한 업종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에는 앤스로픽의 차세대 모델이 기존 사이버보안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관련 기업 주가도 하락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