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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데몬 헌터스', 글로벌 관광 붐 견인...문화 소유권 논쟁도

넷플릭스 조회수 3억회 돌파로 '오징어 게임' 제쳐...영국서 한국여행 검색 40% 급증
한국계 감독 제작에도 "진짜 K콘텐츠냐" 논란...농심·V&A박물관 등 협업 확산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영웅은 왼쪽부터 미라, 루미, 조이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영웅은 왼쪽부터 미라, 루미, 조이다. 사진=AP/뉴시스
한국 문화를 소재로 한 미국 제작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 인기를 끌며 새로운 한류 관광 붐을 일으키는 한편, 문화 콘텐츠의 소유권을 둘러싼 논쟁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각) 닛케이아시아 등 외신이 보도했다.
낮에는 무대에서 노래하고 밤에는 악마와 싸우는 K팝 트리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지난 6월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을 시작해 18일 현재 누적 조회수 3억1420만 회를 기록했다. 이는 넷플릭스에서 첫 91일 동안 모든 장르 조회수 1위로, 이전 기록 보유자인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1을 앞질렀다.

영화의 성공은 음악계로도 이어져 'Golden'을 포함한 4곡이 미국 빌보드 핫100 싱글 차트 상위 10위에 올랐다. 영국에서도 'Golden' 등이 차트 상위권에 진입하며 8월 말 현재 2억3600만 건의 동영상 조회수를 기록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 캐나다로 이주한 제작자 겸 공동감독 매기 강은 "영화 제작 과정에서 한국 로케이션을 방문해 한국 문화와 관습을 많이 엮었다"면서 "현재의 창작물에 한국 정체성을 도입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영화가 과연 진짜 'K콘텐츠'인지를 둘러싸고 한국 내에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일부는 미국 소니픽처스 애니메이션에서 제작해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작품이기 때문에 실제 한국 콘텐츠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이들은 한국 수익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으며 한국 자국 콘텐츠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신호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한국을 여행하며 현지에서 소비하는 해외 팬들이 늘어나면서 관점이 바뀌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해외 관광객이 전년 대비 23% 증가한 136만 명을 기록해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같은 달보다도 18% 증가했다.

영국에서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초연 이후 '한국 휴가'에 대한 구글 검색이 40% 급증했다. 웨이페어러 트래블은 2024년 대비 올해 맞춤형 한국 여행 문의가 1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구글 검색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한국' 검색이 43% 증가했으며, '서울' 검색은 '오징어 게임' 데뷔 이후 219% 급증했다.

영화 속 김밥·김말이·라면 같은 음식과 N서울타워·북촌한옥마을·낙산공원 등 촬영지들이 관광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농심은 지난 8월 영화에 등장하는 제품들에 대해 넷플릭스와 컬래버레이션을 발표했다.
런던의 V&A 박물관은 '오징어 게임'과 '기생충', 방탄소년단, K-뷰티, K-푸드 등의 성공을 조명하는 한류 전시회를 개최했다. 글로벌 한류 애호가들은 SM·YG·하이브 등 엔터테인먼트 본사와 경복궁·북촌한옥마을 등을 둘러보고, 서울 익선동이나 부산 해변 카페 같은 일상적 장소들도 필수 관광코스가 되었다.

데스티네이션2의 베티 부셰-호빈은 "넷플릭스를 통한 K팝의 폭발적 성장이 문화 체험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면서 "아이들의 K팝 집착 덕분에 가족들이 한국으로의 장거리 여행을 예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북미에서 한국 문화의 재생산은 문화가 글로벌한 것으로 인정받은 지금에야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은 2023년 1200만 명 이상의 해외 방문객을 유치해 2019년 대비 35% 증가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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