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다 멜로디'·'글렌다 멜리사' 매각 대금 3100만 달러 예상...선단 32척, 평균 선령 9.5년으로 젊어져

이번에 매각된 두 척의 유조선은 2011년 한국 현대미포조선에서 만든 중형(MR) 제품 운반 유조선 '글렌다 멜로디(Glenda Melody)'와 '글렌다 멜리사(Glenda Melissa)'다. 두 선박 모두 4만 7200데드웨이트톤(dwt) 규모다. 선박은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구매자에게 각각 오는 7월 말 이전과 12월 21일까지 넘겨질 예정이다. 회사는 이번 거래로 인해 커미션과 미지급 은행 부채를 갚은 뒤 약 3100만 달러(약 423억 원)의 현금이 들어올 것으로 본다.
판매된 두 척의 유조선은 2011년에 만든 것으로, 회사가 가진 배 가운데 가장 오래된 축에 들었다. 이번 매각으로 예상되는 순현금 유입은 회사의 유동성 확보와 재무 건전성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디 아미고의 최고경영자 카를로스 디 모톨라(Carlos di Mottola)는 "이번 매각은 현대적이고 친환경적인 선단을 운영하겠다는 우리 회사의 장기 전략과 맞닿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규제가 더 엄격해지는 환경에서 더 효율적인 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매각을 마치면 디 아미고가 운영하는 선단은 이중 선체 제품 유조선 32척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29척은 회사가 직접 소유하고, 3척은 베어보트(선박 임차) 방식으로 운용한다. 선단은 중형(MR), 소형(Handysize), 대형 중형(LR1) 등 다양한 크기의 유조선으로 이뤄져 있고, 평균 연령은 약 9.5년으로 해운업계에서 젊은 편에 속한다.
선단 전체가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인 선박에너지효율지수(EEXI)를 충족한다. 모든 배가 바이오연료(B30) 혼합 운항이 가능하고, 배에 쓰는 물을 깨끗이 하는 시스템도 모두 갖추고 있다. 2024년 한 해 동안 디 아미고의 배들은 전체 가용일의 97%에 해당하는 12,008일 동안 운항하며 1570만 톤의 제품(주로 가솔린, 경유, 중유 등)을 실어 날랐다.
디 아미고는 최근 몇 년간 선단의 평균 연령을 낮추고, 친환경 선박 도입에 힘을 쏟고 있다. 회사는 2024년에도 오래된 배를 비싸게 판매하는 한편, 신조선 4척을 중국 강수 신양쯔 조선소에 주문해 2027년 하반기 인도를 확정했다. 이 신조선은 최신 환경 규제를 모두 만족하는 고효율 대형 중형(LR1) 유조선으로, 회사는 이를 통해 선단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디 아미고의 2024년 연간 보고서와 최근 경영진 발언에 따르면, 회사는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신조선 도입과 기존 배의 에너지 효율 개선, 고정 계약 비중 확대 등 다양한 전략을 함께 쓰고 있다. 이에 따라 디 아미고는 2025년에는 재융자가 필요 없고, 2026년에도 소규모 만기 상환만 계획되어 있어 재무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운 업계에서는 환경 규제 강화와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에 따라 오래된 배를 새 배로 바꾸는 움직임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디 아미고의 경영진은 "현대적이고 친환경적인 선단을 유지하는 것이 앞으로 경쟁력 확보에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운 시장의 환경 규제와 수요 변화로 주요 운송사들이 선단 구조조정과 신조선 도입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