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디 아미고, 현대미포조선에서 만든 14년된 유조선 두 척 3630만 달러에 매각

'글렌다 멜로디'·'글렌다 멜리사' 매각 대금 3100만 달러 예상...선단 32척, 평균 선령 9.5년으로 젊어져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해운회사 머스크(Maersk)가 소유한 세계 최초의 메탄올 연료 컨테이너 선박 로라 머스크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해운회사 머스크(Maersk)가 소유한 세계 최초의 메탄올 연료 컨테이너 선박 로라 머스크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환경규제가 강해지고 친환경 선박 수요가 늘면서 해운업계에서는 오래된 배를 새 배로 바꾸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유조선 운영사 d'Amico International Shipping(이하 디 아미고)가 자회사 디 아미고 탱크스(d'Amico Tankers)를 통해 가장 오래된 유조선 두 척을 3630만 달러(496억 원)에 판매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지난 23(현지시각) 해운 전문 매체 베어드 마린(Baird Maritime)이 보도했다.
이번에 매각된 두 척의 유조선은 2011년 한국 현대미포조선에서 만든 중형(MR) 제품 운반 유조선 '글렌다 멜로디(Glenda Melody)''글렌다 멜리사(Glenda Melissa)'. 두 선박 모두 47200데드웨이트톤(dwt) 규모다. 선박은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구매자에게 각각 오는 7월 말 이전과 1221일까지 넘겨질 예정이다. 회사는 이번 거래로 인해 커미션과 미지급 은행 부채를 갚은 뒤 약 3100만 달러(423억 원)의 현금이 들어올 것으로 본다.

판매된 두 척의 유조선은 2011년에 만든 것으로, 회사가 가진 배 가운데 가장 오래된 축에 들었다. 이번 매각으로 예상되는 순현금 유입은 회사의 유동성 확보와 재무 건전성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디 아미고의 최고경영자 카를로스 디 모톨라(Carlos di Mottola)"이번 매각은 현대적이고 친환경적인 선단을 운영하겠다는 우리 회사의 장기 전략과 맞닿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규제가 더 엄격해지는 환경에서 더 효율적인 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매각을 마치면 디 아미고가 운영하는 선단은 이중 선체 제품 유조선 32척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29척은 회사가 직접 소유하고, 3척은 베어보트(선박 임차) 방식으로 운용한다. 선단은 중형(MR), 소형(Handysize), 대형 중형(LR1) 등 다양한 크기의 유조선으로 이뤄져 있고, 평균 연령은 약 9.5년으로 해운업계에서 젊은 편에 속한다.

선단 전체가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인 선박에너지효율지수(EEXI)를 충족한다. 모든 배가 바이오연료(B30) 혼합 운항이 가능하고, 배에 쓰는 물을 깨끗이 하는 시스템도 모두 갖추고 있다. 2024년 한 해 동안 디 아미고의 배들은 전체 가용일의 97%에 해당하는 12,008일 동안 운항하며 1570만 톤의 제품(주로 가솔린, 경유, 중유 등)을 실어 날랐다.

디 아미고는 최근 몇 년간 선단의 평균 연령을 낮추고, 친환경 선박 도입에 힘을 쏟고 있다. 회사는 2024년에도 오래된 배를 비싸게 판매하는 한편, 신조선 4척을 중국 강수 신양쯔 조선소에 주문해 2027년 하반기 인도를 확정했다. 이 신조선은 최신 환경 규제를 모두 만족하는 고효율 대형 중형(LR1) 유조선으로, 회사는 이를 통해 선단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디 아미고의 2024년 연간 보고서와 최근 경영진 발언에 따르면, 회사는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신조선 도입과 기존 배의 에너지 효율 개선, 고정 계약 비중 확대 등 다양한 전략을 함께 쓰고 있다. 이에 따라 디 아미고는 2025년에는 재융자가 필요 없고, 2026년에도 소규모 만기 상환만 계획되어 있어 재무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운 업계에서는 환경 규제 강화와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에 따라 오래된 배를 새 배로 바꾸는 움직임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디 아미고의 경영진은 "현대적이고 친환경적인 선단을 유지하는 것이 앞으로 경쟁력 확보에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운 시장의 환경 규제와 수요 변화로 주요 운송사들이 선단 구조조정과 신조선 도입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