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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오가니제이션,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15억 달러 골프리조트 착공

에릭 트럼프 참석해 기공식 진행...54홀 골프코스·고급 빌라 포함
미-베트남 무역 협상 진행 중...베트남, 46% 관세 회피 위해 투자 유치 노력
에릭 트럼프와 부인 라라 트럼프 여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에릭 트럼프와 부인 라라 트럼프 여사. 사진=로이터
트럼프 오가니제이션이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서 15억 달러(약 2조원) 규모의 대형 골프리조트 및 고급 주거단지 건설에 착수했다고 22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이는 미국과 베트남이 무역 협상을 진행하는 가운데 나온 상징적인 프로젝트로 주목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들인 에릭 트럼프 트럼프 오가니제이션 부사장과 팜 민 찬 베트남 총리가 21일 하노이에서 남동쪽으로 약 35km 떨어진 훙옌성에서 기공식에 참석했다.

트럼프 오가니제이션과 현지 기업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이 프로젝트는 훙옌성의 약 1000헥타르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며, 54홀 골프코스와 고급 빌라가 포함될 것이라고 베트남 정부 뉴스 웹사이트가 전했다.

에릭 트럼프는 보도자료에서 "베트남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유망한 시장 중 하나"라며 "이러한 비전, 활력, 강력한 성장을 가진 나라에 트럼프의 유산을 가져다 준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인터내셔널 훙옌'이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는 2년 이내에 완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정부는 이를 "베트남과 미국 간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표시하는 상징적인 프로젝트"라고 평가했다.

현지 파트너인 킨박시티개발홀딩(Kinh Bac City Development Holding)의 당탄탐 회장은 "트럼프 오가니제이션과의 첫 대화부터 우리는 공통의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훙옌은 아시아에서 선도적인 골프 및 라이프스타일 목적지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베트남이 미국과의 무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역 제조업 허브인 베트남은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46%의 '호혜적' 관세를 피하기 위해 더 많은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고 미국과의 무역협정을 확보하려고 노력해 왔다.

7월 8일까지 연기된 이 관세는 중국과 멕시코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베트남의 수출 지향적 경제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베트남과 미국은 21일부터 양자 무역협정에 대한 2차 협상을 시작했다.
기공식이 열린 훙옌성은 대부분 농민들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수백 명의 주민들이 벚꽃밭 한가운데서 열린 기공식으로 이어지는 거리에 줄지어 섰다. 주민들은 특히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 중 한 명이자 훅옌 출신인 토 람 공산당 총서기에 관심을 보였다. 람 총서기는 이번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팜 민 찬 총리가 참석했다.

80대 여성 주민은 "정말 행복하다. 이런 큰 프로젝트가 제 고향에 왔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훙옌성의 경제적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이 지역은 2025년 첫 4개월 동안 국가 예산에서 5조9000억 동(약 2억2700만 달러)의 투자 자본을 받았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60% 증가한 수치로, 하노이와 호치민시에 이어 성(省) 단위에서 세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트럼프 오가니제이션의 베트남 첫 번째 사업이다. 에릭 트럼프는 22일 베트남의 경제 중심지인 호치민시에서 트럼프 타워의 잠재적 건설 위치를 물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트럼프 오가니제이션이 베트남에서 추가 사업 확장을 계획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투자가 단순한 부동산 개발을 넘어 미-베트남 간 경제 협력 강화의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고 분석한다. 베트남이 미국의 관세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트럼프 가문의 직접 투자는 양국 관계 개선에 긍정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통령 가족의 해외 사업이 외교 정책과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 결정 과정에서 개인적 사업 이익이 고려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베트남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관광업 발전과 외국인 투자 유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고급 골프 관광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하노이 인근의 접근성 좋은 위치에 대형 리조트가 들어서면 상당한 경제적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이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과 함께 미-베트남 무역 협상 결과가 양국 경제 관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받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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