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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전기차 배터리 시장, 중국 기업 67.5% 석권…K-배터리 점유율 18.7%로 '뒷걸음질'

SVOLT 100.2% '질주' 속 삼성SDI 17.2% '후퇴' 명암 교차
美 보호무역 강화 속 K-배터리, 공급망 다변화로 생존 모색
미국 앨라배마주 우드스톡에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배터리 공장. 올해 1분기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67.5%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한국 배터리 기업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앨라배마주 우드스톡에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배터리 공장. 올해 1분기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67.5%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한국 배터리 기업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사진=로이터
2025년 1분기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며 한국 배터리 기업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특히 중국의 SVOLT 에너지 기술은 100.2%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해 무서운 기세를 보인 반면, 삼성SDI는 유일하게 17.2% 뒷걸음질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20일(현지 시각) 메탈이 보도했다.

◇ 글로벌 배터리 시장 38.8% 성장, 중국 약진 두드러져


최근 한국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전 세계 전기차(배터리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포함) 배터리 장착량은 221.8GWh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59.8GWh보다 38.8% 늘어난 수치다. 전기차 시장의 꾸준한 성장과 함께 배터리 장착량도 늘었다.

올해 1분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장착량 상위 10위권에 중국 기업 6곳이 이름을 올려 시장을 장악했다. 이는 중국 배터리 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해졌음을 보여준다.

그중 CATL은 배터리 장착량이 전년 동기보다 40.2% 늘어난 84.9GWh를 기록, 글로벌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시장 점유율은 38.3%에 이른다. 지커·아이토·리오토·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는 물론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그룹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CATL 배터리를 폭넓게 채택하고 있다.

비야디(BYD)는 배터리 장착량이 전년 동기보다 62.0% 늘어난 37.0GWh를 기록해 2위를 차지했다. 시장 점유율은 16.7%다. 배터리와 전기차를 모두 생산하는 BYD는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다수의 베스트셀러 모델을 내놓고 있다. 2024년 전기차 판매량 약 400만 대를 달성한 BYD는 2025년 약 600만 대 판매를 목표로 삼고 아시아와 유럽 시장으로 해외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외에도 CALB(8.6GWh, 31.5%↑, 5위, 점유율 3.9%), 고션 하이테크(7.7GWh, 86.6%↑, 6위), EVE(5.7GWh, 59.6%↑, 9위) 등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모두 높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특히 SVOLT 에너지 기술은 5.6GWh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100.2%라는 경이로운 성장률을 보였다. 1분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배터리 제조사로 평가받는다.

◇ K-배터리 3사 점유율 하락...삼성SDI 유일한 역성장


반면 한국 3대 배터리 제조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의 합산 배터리 장착량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장착량의 18.7%를 차지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3.2%보다 4.6%P 감소한 수치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장착량이 전년 동기보다 15.1% 늘어난 23.8GWh를 기록해 3위를 지켰다. 시장 점유율은 약 10.7%다. 테슬라향 출하 감소(-17.3%)에도 불구하고 폭스바겐 ID 시리즈와 기아 EV3의 판매 호조 그리고 GM 얼티엄 플랫폼 기반 쉐보레 이쿼녹스, 블레이저, 실버라도 EV 등 모델의 판매 증가가 전체 장착량 증가를 이끌었다.

SK온은 배터리 장착량이 전년 동기보다 35.6% 늘어난 10.5GWh를 기록해 4위를 차지했다. 시장 점유율은 약 4.7%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아이오닉 5와 기아 EV6 개정 모델 출시 이후 판매 반등과 메르세데스-벤츠 EQA와 EQB 등 소형 SUV의 안정적인 판매 그리고 폭스바겐 ID.7과 ID.4의 견고한 판매가 SK온의 배터리 장착량 증가를 이끌었다.

◇ 삼성SDI, 리비안 LFP 채택 전환과 아우디 부진에 '울상'


그러나 삼성SDI의 배터리 장착량은 전년 동기보다 17.2% 줄어든 7.3GWh를 기록, 상위 10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장착량이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시장 점유율은 약 3.3%다. 이는 주로 유럽과 북미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수요 감소 탓이다. 삼성SDI 배터리는 BMW, 아우디, 리비안 모델에 주로 사용되는데, 1분기 BMW i4, i5, iX 등 삼성SDI 배터리 탑재 모델의 판매는 안정적이었으나, 리비안의 LFP 배터리 채택 전환과 아우디 Q8 e-트론의 판매 부진이 삼성SDI의 실적 부진을 심화시켰다.

한편 테슬라에 주로 배터리를 공급하는 일본 파나소닉은 7.2GWh를 기록해 8위를 차지했다. 시장 점유율은 3.3%다. 테슬라 모델 3와 Y 수요 감소로 인해 테슬라 판매가 줄면서 파나소닉의 배터리 장착량도 전년 동기보다 6.3% 감소했다. 파나소닉은 삼성SDI와 함께 상위 10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장착량이 감소했다. 그러나 2170과 4680 배터리 업그레이드를 통해 북미 시장에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랭커스터에 있는 BYD 전기버스 공장에서 한 작업자가 버스에 전기 배터리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랭커스터에 있는 BYD 전기버스 공장에서 한 작업자가 버스에 전기 배터리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 한·중 배터리 격차 심화, K-배터리 공급망 다변화 '초비상'


2017년부터 2024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장착량의 연평균 성장률(CAGR)이 47.5%에 이르는 가운데, 1분기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시장 장악력은 더욱 강해졌다. CATL과 BYD가 합쳐 글로벌 시장의 55%를 차지했으며, SVOLT 에너지 기술과 하이테크 등 다른 4개 중국 기업들도 12.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들이 총 67.5%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 3대 배터리 생산자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23.2%에서 18.7%로 줄어들어 중국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일본 파나소닉의 시장 점유율은 3.3%에 불과했다. 중국 업체의 점유율이 계속 확대되는 반면 한국과 일본 업체의 점유율은 뒷걸음질했다.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정책에 따라 미국은 2025년 4월부터 중국산 EV 배터리에 173%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등 보호무역 정책을 강화해 글로벌 공급망에 긴장을 높이고 있다. 이에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북미 시장에서 지속적인 정책 지원을 확보하려고 현지 완성차 업체들과의 합작 투자를 확대하고 미국 내 현지 생산 전략적 배치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배터리 산업이 중국 원료 의존도가 높아서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원재료 조달처를 다양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미국의 보호주의 심화, 유럽의 환경규제 강화, 중국발 가격 압박 상승 등 복잡한 환경 속에서 한국 배터리 산업은 공급망 재편과 원재료 조달원 다변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 전략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2025년 1분기 글로벌 EV 배터리 시장은 중국 업체의 독주, 한국 3사의 점유율 하락,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라는 3가지 핵심 요약으로 정리할 수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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