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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이란 제재 망치' 들어올렸지만… 시장은 '이쑤시개 타격' 회의론

- 미 재무부·국무부, 중국·러시아·파키스탄 연계 13개 개인 및 기관 전격 제재
- 베이징 군수 대표부터 러시아 해운사까지 이란 무기 조달 우회로 정밀 타격
- 호르무즈 해협 위협 억제엔 역부족 평가 속 한국 정유·석화와 방산업계 셈법 복잡
지난 9월 27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의 한 거리에 이란의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사진이 담긴 현수막 옆으로 이란의 미사일들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9월 27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의 한 거리에 이란의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사진이 담긴 현수막 옆으로 이란의 미사일들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정부가 이란의 무기 및 관련 부품 조달을 도운 혐의로 중국과 러시아, 파키스탄 등에 위치한 개인과 기관 13곳을 신규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며 대이란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로이터통신은 29일(현지시각) 미 재무부와 국무부가 이 같은 대이란 추가 제재안을 발표하고 경제적 고립을 통한 협상 압박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우회 조달망을 차단하려는 조치지만 효과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중동 정세 불안이 이어지면서 한국의 정유·해운과 방산 업계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중·러·파키스탄에 거점 둔 이란 조달망 전격 차단


이번 행정 조치는 이란 정권이 해외 거점을 통해 핵심 무기 부품을 공급받는 경로를 정밀 타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29일 성명을 통해 재무부가 이란 정권을 지원하는 어떠한 행위도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이란의 조달 조력자들을 지속적으로 식별하고 공개해 국제 사회에서 고립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제재에 따른 동결 대상 자산의 구체적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미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제재 명단에는 이란 국방군수지원부의 베이징 주재 대표인 세예드 아스가르 알리자데 타바타바이가 포함됐다. 타바타바이는 중국 현지에서 완제 무기 체계와 군사·민간 양용 이중 용도 부품 조달을 조율해 온 핵심 인물이다.

이와 함께 이란의 카보쉬컴 아시아 연구개발 그룹, 홍콩 소재 이시 모조 테크놀로지, 파키스탄 민간 방산업체 카발리어 그룹의 와심 파샤 타자말 회장이 제재 대상에 올랐다.

러시아 거점 기업인 항공기 제조업체 야코블레프와 해운사 엠지플롯, 이란 공군 계열 사하항공도 명단에 포함됐다.

"실효성 없는 명분용 조치" 안보 시장의 냉담한 평가


하지만 워싱턴 정가와 안보 시장에서는 독자 제재 조치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당국의 공식 대응은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우회 무역로를 완벽히 차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리스크 자문사인 옵시디언 리스크 어드바이저스의 브렛 에릭슨 대표는 로이터통신에 "이번 제재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내 미사일 및 드론 운용 능력을 저지하는 데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에릭슨 대표는 미국 행정부가 강하게 두들기고 있다고 주장하기 위한 명분용 조치일 뿐, 실상은 이쑤시개로 찌르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고유가 리스크와 방산 수주 기대감 교차하는 한국 산업계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요충지인 해협의 안보 불안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국적 선사의 원유 운반선 운항 위험과 해상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

한국의 중동산 원유 의존도는 전체 수입량의 7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군사적 마찰 심화 시 원유 도입 단가 상승에 따른 정유와 석유화학 업계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진다.

한국 방산 기업의 경우 중동 지역 내 미사일과 드론 위협 고조에 따른 대공망 강화 수요 확대로 요격 미사일 등 수출 동력이 유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해상 운임 지수 상승 압력이 작동하고, 중동 방산 시장 내 한국산 무기 체계의 대안적 입지가 강화될 수 있다.

미국과 이란 간의 비공식 물밑 협상이 타결되어 군사적 위협이 해제될 경우 방산 추가 수주 기대감과 해운 운임 프리미엄은 약화될 수 있다.

앞으로 제재 대상에 오른 중국과 러시아 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2차 제재, 즉 세컨더리 보이콧 집행 수위가 복잡한 우회 조달망을 실질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지 여부가 중동 지정학 위험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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