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사법당국, 우회 법인 세운 중국 IT 기업 17곳 수사해 114명 조사
미국 AI 데이터의 중국 유출 확산 속 매년 5억 달러 거래 추정
한국 반도체 생태계도 기술·인력 유출 방지 시스템 재점검 과제
미국 AI 데이터의 중국 유출 확산 속 매년 5억 달러 거래 추정
한국 반도체 생태계도 기술·인력 유출 방지 시스템 재점검 과제
이미지 확대보기대만 법무부 조사국이 최근 3주 동안 첨단 반도체 기술을 노린 중국 기업 17곳을 수사해 관계자 114명을 조사하며 고강도 인재 유출 방지책을 실행했다. 타이베이타임스는 지난 5일(현지시각) 대만 당국이 집적회로 설계 분야의 불법 채용을 차단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유사한 기술 접근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한국 차원의 방어선 구축이 과제로 떠올랐다.
위장 법인과 채용 대행사를 동원한 인재 포섭
대만 법무부 조사국에 따르면 수사 대상에는 고크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Goke Microelectronics)와 주하이 코스맥스 배터리(Zhuhai CosMX Battery) 등 국제적으로 알려진 중국 기업들이 포함됐다.
이들 기업은 대만이나 홍콩 주민 명의를 빌려 대만 현지에 위장 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채용 대행사를 동원해 핵심 인력을 불법 채용하는 통로로 활용한 혐의를 받는다.
대만 사법당국은 인공지능 분야의 급성장 속에서 대만 반도체 산업의 핵심 경쟁력을 보호하기 위해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국은 2020년 말부터 중국 기업의 불법 채용 행위를 단속하는 전담팀을 운영했다. 지금까지 100건이 넘는 사건을 조사했다. 대만 당국은 중국의 기술 확보 시도가 인재 영입을 넘어 데이터 유출 영역으로 넓어지고 있다고 본다.
미국 AI 데이터 유출 의혹과 한국 반도체의 대응 과제
중국의 기술 확보 작업은 미국 AI 데이터 유출 의혹과도 맞물려 있다. AI위클리는 지난 6일 미국 데이터 레이블링 기업 서지 AI(Surge AI)와 머코어(Mercor)가 미군 훈련 데이터를 중국 연구소에 넘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중국 텐센트는 서지 AI로부터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를 사들인 혐의를 받는다. 서지 AI는 미국 육군과 공군을 공식 고객으로 두고 있다. 머코어 역시 미국 연방 정부와 계약을 맺은 상태에서 중국 연구소와 이중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미국 기술 업계는 중국 연구소들이 미국 데이터 기업에 지불하는 비용을 해마다 5억 달러(약 7055억 원) 규모로 추산한다.
미국 정부가 그동안 첨단 반도체 장비와 칩 수출통제에 집중하는 사이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와 핵심 인재가 규제 사각지대를 통해 중국으로 유출되는 흐름이 확인됐다. 과거 스케일 AI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2024년 바이트댄스와의 계약을 종료했다.
이 같은 인재 확보 경쟁과 우회 접근 방식은 한국 반도체 생태계에도 직접적인 시사점을 준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인력과 기술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어 중국 기업들의 주요 인재 포섭 표적이 되기 쉽다.
위장 법인이나 제3국 채용 대행사를 통한 우회적 인력 유출은 기존의 단순 이직 통제나 출국 심사만으로 걸러내기 어렵다. 이에 따라 핵심 연구 인력에 대한 처우 개선과 함께 범정부 차원의 기술 유출 모니터링 체계를 고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