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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스바루 "트럼프 관세 폭탄 대비 美 현지 생산 확대 검토"

미국 판매 50% 日서 수출...휴일근무·잔업 늘려 생산량 확대 여력
도요타와 협력 강화 시사..."시너지 높일 여지 충분"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12-20 08:08



일본 도쿄에서 열린 스바루 모터쇼 장면.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도쿄에서 열린 스바루 모터쇼 장면. 사진=로이터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 스바루가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 인상 위협에 대응해 미국 현지 생산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각) 아츠시 오사키 스바루 사장 겸 CEO는 도쿄에서 가진 닛케이 아시아 등 日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생산을 확대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가 모든 수입품에 10% 일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데 따른 대응책이다. 스바루는 현재 미국 시장용 차량의 상당수를 일본에서 수출하고 있어 관세 인상 시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리서치기업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스바루는 2023년 일본에서 미국으로 32만 대의 차량을 수출했으며, 이는 미국 판매량의 50%에 달한다. 북미는 스바루의 핵심 시장으로,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전 세계 판매량 45만 대 중 70% 이상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오사키 CEO는 미국 공장이 "현재는 정상 일정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휴일 근무와 초과근무를 통해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생산라인 확장 등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말 취임 첫날 중국산 제품에 10%,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선거 기간에는 모든 국가에 1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도 공언했다.

이에 대해 오사키 CEO는 "로비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관세 인상을 막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일본산 차량에 대한 고율 관세는 스바루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오사키 CEO는 혼다와 닛산의 합병 추진 소식에 대해 "언급하기에는 이르다"면서도 "다른 회사와 협력해 신제품을 만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단계"라고 평가했다.
스바루는 현재 지분 21%를 보유한 도요타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오사키 CEO는 도요타와의 협력과 관련해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충분한 여지가 있다"고 언급, 향후 협력 강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이 현실화할 경우,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미국 현지 생산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바루의 미국 현지 생산 확대 검토는 한국 자동차 업계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현지 생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관세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자동차산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의 관세 위협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 완성차 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할 수 있다"며 "현지 생산 능력 확대를 통한 리스크 관리가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업계에서는 멕시코 등 북미 생산기지 다변화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비해 북미 내 최적의 생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지역 블록화되는 추세"라며 "한국 업체들도 이에 맞춘 장기적인 생산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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