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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이마트 실험 DNA 가동…'미래형 점포'로 싹 바뀐 연수점

스마트 팜·참치 해체쇼 등 볼거리 풍성…대변신 성공한 이마트 연수점

송수연 기자

기사입력 : 2023-05-03 18:15

3일 이마트 연수점에서 스마트팜을 살피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모습. 사진=송수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3일 이마트 연수점에서 스마트팜을 살피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모습. 사진=송수연 기자
“이번 리뉴얼은 큰 실험이다. 매장 면적을 절반 이상 줄이면서 고객에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선물했다. 우리는 물건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시간을 점유하는 회사다.”

3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리뉴얼 개장한 이마트 연수점을 찾아 강조한 말이다. 정 부회장의 말처럼 이마트 연수점은 시간을 점유 당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해 있었다. 실내 스마트팜·축산 숙성 전용 쇼케이스·참치 정육점 등 기존 대형마트 틀을 깨고 재미난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가득 채운 이마트 연수점은 닿는 곳마다 발길을 붙잡았다.

연수점이 내세우는 ‘미래형 이마트’는 장보기부터 외식, 레저, 문화 활동이 모두 가능한 복합 공간이다. 장보기에서도 고객들이 식품의 품질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오감 충족’ 콘텐츠를 강화해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을 극대화했다.
실제 이날 연수점을 방문하니 온라인으로 보는 것만으론 한계가 있는 참치 해체쇼부터 로봇이 치킨을 튀기는 모습까지 만날 수 있었다. 단순 ‘장보기’가 아닌 오감을 자극하는 대형마트 그 이상을 고객에게 전하고 있었다.

특히 매장 곳곳에는 지역 대표 랜드마크에 도전하다는 이마트의 강한 자신감과 노력이 묻어 있었다. 이마트는 연수점에 30년 유통 노하우를 고스란히 담았고 그 덕분에 오프라인 경쟁력을 고객에게 전달하려 숨겨둔 장치들을 곳곳에서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이제 대형마트는 ‘장보고 맘껏 놀고먹는’ 공간으로 거듭난 것. 이를 위해 이마트 연수점은 종전 직영 판매 공간을 1만2561㎡에서 5619㎡으로 절반가량 줄인 대신 장보기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그로서리’ 매장은 3867㎡에서 4297㎡로 확대했다.
참치해체쇼를 하는 모습, 사진=송수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참치해체쇼를 하는 모습, 사진=송수연 기자

◆대형마트에서 즐기는 참치해체쇼?⋯맛집·문화 공간도 북적


규모가 커진 만큼 고객의 눈을 즐겁게 할 이색 볼거리는 늘었다. 치킨 로봇은 방문객의 발길을 잡는 델리코너의 마스코트가 됐다. 명물이 된 참치해체쇼는 매달 1회 주말에 연다. 이마트 관계자는 “참치 해체쇼는 온라인도 안되고 슈퍼도 안되고 편의점도 안된다”며 “고객들에게 재미와 경험의 요소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축산점은 ‘고기 만물상’이었다. 고객이 찾는 모든 고기를 다 갖춘 매장을 콘셉트로, 30m 길이의 쇼케이스에는 제주흑돼지, 듀록, 얼룩도야지, 호주산 고마블링 와규, 화식한우 등 시중에서 보기 어려운 축종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축산코너의 또 다른 볼거리는 방문객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숙성 전용 쇼케이스’다. 등심, 토마호크 등을 직접 매장에서 숙성 후 판매한다. 이마트 축산 담당자는 “마니아층까지 커버하겠다는 의도”라며 숙성 쇼케이스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리뉴얼 개장 후 매출 신장률이 가장 높다는 델리 코너의 치킨 로봇은 평소 방문객들의 관심을 독차지하는 주인공이다. 또 연수점에서는 화덕에서 구운 나폴리 피자와 대체육을 활용한 먹거리도 준비됐다.

이마트 연수점 1층 내 랜더스 광장. 사진=송수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이마트 연수점 1층 내 랜더스 광장. 사진=송수연 기자
실내에서 재배하는 ‘스마트 팜’ 채소도 있다. 로메인 4종, 허브 6종 등을 판매 중이며 가식부위만 팔지 않고 뿌리채 팔아 유통기한이 긴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팜은 기상에 대한 리스크 없이 채소를 공급할 수 있어 안정적 가격으로 공급이 가능하다.

기존 행사장을 문화공간으로 바꾸기도 했다. 인천을 연고지로 둔 신세계그룹의 프로야구단 ‘SSG랜더스’가 조성한 ‘랜더스 광장’이다. 1층에 위치했으며 팬들의 인증샷 성지로 부상 중이다. 지하에는 ‘랜더스 굿즈숍’도 마련돼 야구팬들의 필수 방문 코스가 됐다.

2층에는 그동안 인천에서 볼 수 없는 유명 맛집과 함께 국내 최초 트램폴린 테마파크 ‘바운스’가 영유아를 위한 놀이시설인 ‘바운스칠드런스파크’를 운영 중이다.

◆‘미래형 이마트’ 리뉴얼 한달…매출 18% 늘고 고객수 23% 껑충


공간 혁신을 통한 실험에 나선 이마트 연수점을 향한 고객 반응은 발길로 입증하고 있다. 실제 리뉴얼 개장한지 약 한달 매출이 전년 동기간보다 18%가량 증가하고 방문한 고객수도 23% 늘었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는 서울 성수동·수원 행궁동 등 유명 맛집 25곳이 입점한 ‘미식가’와 ‘플라워숍’, ‘아로마’ 등 체험형 테넌트를 적극 유치한 덕분에 F&B와 라이스프타일 테넌트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했다. 또 몰타입 미래형 대형마트 혁신 덕분에 고객수 증가로 이마트 직영 매장 공간이 절반가량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마트 직영 매장의 매출은 오히려 15%가량 증가했다.

정환성 이마트 연수점 점장은 “인천지역에 최초로 입점한 F&B만 10곳으로 평일 점심시간에도 좌석 점유율이 90%가 넘고 주말에는 대기가 발생할 정도로 많은 고객이 찾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연수점 재개장 한 달차를 맞는 이날, 정용진 부회장도 깜짝 방문했다. 방문객들은 정 부회장의 방문에 환호하기도 했다. “팬이에요”, “응원합니다” 등의 외침에 정 부회장은 일일이 감사하다며 인사했다.

정 부회장은 리뉴얼한 핵심 코너를 일일이 돌며, 시장 반응을 살피고 현장을 점검했다. 또 직원과 입점사 직원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정 부회장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매장면적은 반 이하로 줄었는데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며 “온오프 어디에서나 고객들이 새로운 경험을 하도록 계속 진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7월에는 이마트타운 킨텍스점이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를 거쳐 재개장할 예정이다. 연수점과 킨텍스점을 필두로 이마트는 올해 10여개 점포 리뉴얼에 85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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