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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속도조절론에 반도체 리포트도 ‘경고음’

AI 인프라 투자 지속 여부 놓고 증권가 전망 엇갈려
메모리 가격·HBM 경쟁·업체별 수익성이 업황 좌우
AI 개발 속도조절론이 확산하면서 반도체 업황을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각차가 더욱 벌어지는 모습이다. 사진=AI 생성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AI 개발 속도조절론이 확산하면서 반도체 업황을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각차가 더욱 벌어지는 모습이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AI 개발 속도조절론이 확산하면서 반도체 업황을 바라보는 증권가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요 둔화와 HBM(고대역폭메모리) 경쟁 심화로 반도체 기업의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경계론이 나오는 반면, 데이터센터 투자와 메모리 주문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 업종 리포트에서는 AI 투자의 지속 여부보다 투자 증가 속도와 메모리 가격, HBM 공급 경쟁이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BNK투자증권은 지난 14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30만원에서 27만원으로 낮추고 투자의견을 '보유'로 하향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PC와 스마트폰뿐 아니라 서버 시장에서도 수요 탄력이 둔화할 가능성을 반영했다.
AI 모델 경쟁이 심화하면서 서비스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도 변수로 꼽았다. AI 기업들의 매출 성장세가 둔화할 경우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반도체 구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수요보다 수익성에 대한 경계가 커지고 있다. LS증권은 지난달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330만원에서 240만원으로 낮췄지만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삼성전자의 HBM4 시장 진입과 경쟁사들의 출하 확대, 수율 개선으로 HBM 공급자 우위가 완화될 경우 SK하이닉스의 높은 수익성이 정상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KB증권은 AI 투자 둔화 우려를 실제 반도체 수요 감소로 연결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KB증권은 전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반도체 최선호주로 제시하면서 AI 개별 모델의 출시 지연을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 둔화로 직접 연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실제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과 메모리 주문은 여전히 강하다는 분석이다. KB증권은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의 2027년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전년 대비 63% 증가한 1조3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시장 전망치인 1조1000억달러보다 2000억달러가량 높은 수준이다.
메모리 수급도 타이트한 것으로 평가했다. 주요 고객사의 HBM과 고성능 D램 주문에서 뚜렷한 감소 조짐이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고객 수요 충족률은 약 60% 수준으로 추정됐다. 메모리 업체들의 재고 역시 10일치 미만으로 낮아 주요 고객들이 공급 부족에 대비해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메모리 업종에서도 AI 투자와 메모리 수요의 연결고리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TD Cowen은 전날 마이크론에 대해 '매수'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 1600달러를 제시했다. AI용 HBM 수요가 향후에도 지속될 수 있는지가 핵심 변수로 제시됐다.

증권사별 목표주가 차이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BNK투자증권 27만원에서 KB증권 60만원까지 벌어져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BNK투자증권 148만원에서 한화투자증권 315만원까지 전망이 엇갈린다.

전망의 차이는 AI 수요 자체보다 메모리 가격과 공급량, HBM 경쟁 구도, 업체별 수익성에 대한 가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AI 투자가 이어지더라도 HBM 공급 경쟁이 심화하면 메모리 업체들의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일부 AI 모델 개발이 지연되더라도 데이터센터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메모리 주문이 유지된다면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리포트에서 가장 큰 차이는 AI 투자 전망 자체보다 투자 규모가 실제 메모리 주문과 기업 이익으로 얼마나 연결될지에 대한 판단"이라며 "앞으로는 데이터센터 투자와 메모리 가격, HBM 경쟁 구도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인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ng@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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