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인수로 보험업 진출…자본 부담·익스포저 관리가 관건
이미지 확대보기한국금융지주가 KDB생명보험 인수를 통해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 온 보험업 공백을 메우면서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낸다. 다만 KDB생명의 낮은 자본건전성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자금 투입이 불가피한 데다 그룹 차원의 위험 노출 관리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최근 한국산업은행 등 매각 측으로부터 KDB생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통보를 받았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 등이 보유한 KDB생명 보통주 약 99.75%다.
KDB생명 매각은 2014년 산업은행이 첫 시도에 나선 이후 이번이 일곱 번째로, 2020년 JC파트너스와의 거래가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무산되고 2023년에는 하나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가 실사 후 인수를 접은 전례가 있다.
한국금융지주가 KDB생명 인수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증권에 편중된 그룹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올 상반기 한국금융지주의 연결 기준 순이익은 1조9150억 원으로,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1조7311억 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90.4%에 달했다.
반면 미래에셋그룹과 메리츠금융그룹은 각각 보험 계열사를 기반으로 장기 자금과 자산운용 역량을 결합하면서 비은행 금융그룹으로서 경쟁력을 키워왔다. 한국금융지주는 보험 계열사가 없다는 점이 상대적으로 약점으로 꼽혀왔다.
KDB생명 인수가 최종 마무리되면 한국금융지주는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 캐피털, 사모펀드(PE), 부동산신탁에 이어 보험까지 갖추게 된다. 전통적인 금융 영역을 사실상 대부분 아우르는 종합금융 포트폴리오가 구축되는 셈이다.
특히 KDB생명의 총자산(지난해 말 기준 약 17조2045억 원)은 인수 이후 한국금융지주의 핵심 경쟁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이 기업금융(IB)과 부동산·인프라 등 투자자산을 발굴하고, 자산운용사가 펀드 운용을 담당하는 한편 보험사가 장기 자금을 공급하는 계열사 간 투자 구조가 가능해진다.
문제는 KDB생명의 자본건전성이다. KDB생명의 올 1분기 지급여력비율(K-ICS)은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 74.5%로 금융당국 권고 기준인 130%를 크게 밑돈다(경과조치 적용 시 186.1%). 인수 이후 정상적인 영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규모의 자본 확충이 절실하다. 과거 수차례의 매각 협상 결렬도 KDB생명의 자본건전성이 발목을 잡았다.
시장에서는 한국금융지주가 KDB생명 정상화를 위해 최대 1조 원 안팎의 자본을 투입하는 방안을 매각 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KDB생명의 정상화 의지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금융지주의 6월 말 이중레버리지비율이 123.3%로 추산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130%를 기준으로 한 추가 출자 여력은 약 6000억 원 수준으로, 인수 이후 자본 부담이 커질 경우 다른 계열사의 성장 투자 여력이 제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험 계정과 증권·운용 계열사가 동일한 자산에 동시에 투자할 경우 그룹 전체의 익스포저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관리해야 할 과제다.
한국금융지주는 향후 산업은행과 인수가격과 자본확충 규모·시기 등 세부 조건을 협의해 연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추진할 예정이며, 거래 종결 목표 시점은 내년 상반기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본격적인 시너지는 KDB생명의 자본 정상화 이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분간은 인수에 따른 비용과 자본 부담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가 한국금융지주의 핵심 과제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인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ng@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