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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도체 성장 온기를 체감 못하는 이유

지난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6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기자설명회가 열렸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6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기자설명회가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성장 온기를 체감 못하는 이유


한국의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보다 1% 성장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성장률은 3.6%다. 4분기에 3분기보다 1.4%의 성장을 한다면 산술적으로 연간 4%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셈이다. 성장세를 이끈 것은 정부 지출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설비투자다. 교역조건을 반영한 실질 국내총소득(GDI)도 전년 동기 대비 18.8%나 급증했다. 1977년 4분기(19.0%) 이후 48년 9개월 만의 최고치다.

반면에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0.2% 줄었다. 4년 6개월 만에 가장 부진한 흐름이다. 승용차와 가전제품 등 재화뿐 아니라 금융·음식 등 서비스 소비까지 줄어든 탓이다. 민간소비가 증가세에서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성장 기여도 역시 마이너스 0.1%P로 돌아섰다. 소비가 성장률을 0.1% 끌어내렸다는 의미다. 수출과 투자 중심의 성장세가 내수 전반의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실질임금도 감소세다. 고용노동부에서 집계한 7월 근로자 1인당 월평균 명목임금은 431만6000원이다. 1년 전보다 2.5% 증가한 액수다. 하지만 물가 상승분을 제외한 실질임금은 360만4000원으로 오히려 0.3% 감소했다. 실질임금 감소세는 4개월째다. 체감경기가 냉랭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의 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5.4로 전월보다 1.2P 하락했다. 한 달 만의 하락 전환이다.

자영업자의 폐업 건수도 올해 상반기에만 62만4000건에 이른다. 역대 최대다. 매출 감소와 누적된 채무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문 닫는 자영업자 수는 줄어들 기미조차 없다. 문제는 내년에도 막대한 재정을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육성에 투입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첨단산업의 높은 생산성이 경제성장률을 높이고 있지만 고용과 임금 증가로 연결되지는 않는 분위기다. 경제성장률과 체감하는 경기 사이의 간극을 줄일 대책을 마련해야 할 주체는 정부와 기업이다.

비정규직 일자리 개혁, 발등의 불


국내 임금근로자는 8월 말 기준 2252만6000명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1만3000명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이 중 정규직 근로자는 1만 명뿐이다. 나머지 10만3000명이 비정규직인 셈이다. 867만1000명의 비정규직 가운데 시간제 근로자는 438만2000명이다. 국내 5대 은행이 지난 3년 7개월간 늘린 비정규직만 1000명 이상이다. 디지털 비대면 업무 증가로 같은 기간 정규직을 4000명 이상 줄인 대신 저임과 시간제 근로자를 충원한 결과다.

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3분기 기준 405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4% 증가한 액수다. 월평균 211만2000원을 받는 비정규직의 임금상승률 1.1%의 4배꼴이다. 매년 임금격차가 커지는 이유다. 비정규직은 주로 고령층 일자리다. 60세 이상 비정규직만 318만 명이다. 지난 1년간 13만5000명이나 더 늘었을 정도다. 그들이 일하는 업종은 보건·사회복지 업종이다. 물론 청년들의 시간제 일자리도 늘긴 마찬가지다.

15세에서 29세까지 청년층 고용률은 지난 6월 기준 43.9%다. 1년 전보다 1.7%P 떨어진 수치다. 특히 청년 비정규직 비중은 43%를 넘어섰다. 청년층 가운데 첫 일자리를 시간제로 시작했던 비중도 25%다. 청년층 첫 일자리의 3분의 1은 외식과 유통 업종에 몰려 있다. 임금 300만 원 이하인 비중이 60%에 이르다 보니 첫 일자리의 평균 근속기간도 1년 남짓에 불과하다. 졸업 후 미취업 청년 가운데 미취업 기간이 1년 이상인 비중도 48% 이상이다.
비정규직 청년 일자리 증가의 원인은 기업의 채용 감소에 있다. 정규직 일자리를 못 찾은 청년들은 소득이나 자산 격차, 주거난 등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청년들이 빚내서 주식시장으로 몰리는 것도 자산 축적 기회를 잡기 위해서다. 최근 주가 하락으로 청년층 신용융자 이용자의 손실률이 18%에 이르렀을 정도다. 비정규직 일자리 개선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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