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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상수지 흑자에 취할 때 아니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지속되면서 한국은 기록적인 경상수지 흑자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인공지능(AI) 투자 열기가 식거나 경쟁국의 반도체 공급이 늘 경우에 대비해 산업 다변화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반도체 수출 호조가 지속되면서 한국은 기록적인 경상수지 흑자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인공지능(AI) 투자 열기가 식거나 경쟁국의 반도체 공급이 늘 경우에 대비해 산업 다변화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경상수지 흑자에 취할 때 아니다


한국의 2분기 경상수지 흑자는 국제통화기금(IMF) 통계 기준 1166억3000만 달러다. 독일(522억8000만 달러)과 일본(506억2000만 달러)을 합친 1029억 달러보다 많다. 7월과 8월의 경상흑자는 881억9000만 달러다. 역시 독일과 일본의 합계인 808억2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IMF는 10월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경상수지 흑자를 4219억4600만 달러로 내다봤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도 18.8%에 이를 전망이다. 1980년 이후 최고치다. 한국은행 역시 올해 경상흑자가 4500억 달러를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붐에 편승한 글로벌 반도체 수요 급증과 가격 폭등의 결과다. 지난해와 같은 물량을 팔아도 가격효과로 수출액이 늘어나는 구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끄는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수출 호조로 기록적인 흑자를 달성한 셈이다.

올해 2분기 반도체 수출은 1138억9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81.6% 늘었다. 반도체 수출 호조세는 3분기에도 이어졌다. 3분기 반도체 수출액만 1480억2000만 달러로 증가율이 218.7%에 이르렀을 정도다. 이 중 반도체 수출액은 1307억 달러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11%에 이르는 증가율이다. 한국의 3분기 누적 전체 수출액 8145억 달러 가운데 3403억 달러가 반도체 몫이다.

하지만 실적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 반도체 가격은 AI 투자 추세에 따라 부침을 겪을 수 있다. 공급 경쟁에 따라서도 메모리 가격 사이클이 변하기 마련이다. IMF도 내년까지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4000억 달러를 웃돌 것으로 보이지만 2029년에 가면 2956억5600만 달러로 줄 것으로 예상한다. 반도체에 기댄 대규모 경상흑자에 환호하기보다 늘어난 외화를 산업 구조조정과 체질 개선에 활용할 방안부터 찾아야 한다.

부동산 양극화 이대로 괜찮나


국가데이터처 통계 기준 지난해 자산 상위 20% 가구의 거주 주택 평균 가격은 6억9341만 원이다. 1년 전보다 7.7% 상승한 수치다. 하위 20% 가구의 자가 거주 주택의 평균 가격(239만 원)이 1년 전과 비교하면 9.1%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로 거주하는 주택 가격을 기준으로 상하위 20%의 차이는 290배일 정도다. 물론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나 비거주인 경우나 보유하지 않고 세를 사는 경우 가격이 0원으로 잡힌다는 것은 통계의 맹점이다.

주택 보유 비율 차이도 크다. 상위 20%의 거주 주택 보유 비율은 82.5%인 데 반해 하위 20%의 경우 6.6%로 매우 낮다. 거주 주택 격차는 자산 불평등도 커졌다는 의미다. 2588만 원으로 1년 전보다 2.9% 감소한 하위 20% 자산과 달리 상위 20%의 자산은 17억7615만 원으로 7.5% 늘었기 때문이다. 자산 격차는 68.6배다. 직전 최대치인 2022년(64.0배)을 웃도는 수준이다.

최근 서울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결과다. 이게 상위 20%의 자산가치를 올리면서 상하위 격차를 벌린 것이다. 상위층이 보유한 투자나 임대용 주택까지 합치면 양극 간 부동산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전월세 임차 가구나 청년 신혼부부를 위한 아파트 공공분양 확대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이유다.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 없이는 소득이나 자산의 양극화를 막을 수 없다.
자산 양극화는 지방 주택시장 침체와 건설업계 불황의 원인이기도 하다. 공사비 상승과 미분양 증가로 분양보증 사고까지 확산하는 모양새다. 분양보증 사고가 발생해도 서울에서는 수분양자들이 분양 이행을 원한다. 하지만 지방의 경우 분양대금 환급을 요구한다. 건설사들로서는 미분양에다 공사비와 금융비용 부담까지 부담해야 하는 처지다. 수분양자의 자금조달 여력 부족이 중소 건설사의 자금난을 키운 핵심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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