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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나루의 아침] 금융 소외지역 은행 점포 남겨둬야

과거 은행은 예금과 대출, 송금 등 대부분의 금융서비스가 이뤄지는 대표적인 대면 채널이었다. 금융 소비자들은 통장을 만들고 대출을 상담받기 위해 영업점을 찾았고, 각종 금융거래 역시 창구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은행에서 대면 서비스가 축소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 인터넷뱅킹이 본격 확산되면서부터다. 조회와 이체 등 단순 업무가 온라인으로 이동하기 시작했고, 은행들은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화를 위해 비대면 채널 확대에 나섰다.

이후 2010년대 스마트폰 보급과 모바일뱅킹 활성화로 금융 소비자들의 이용 행태가 급격히 바뀌었다. 계좌 개설부터 예·적금 가입, 대출 신청까지 대부분의 금융서비스가 모바일로 가능해지면서 영업점 방문 필요성이 크게 줄었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의 비대면 거래 비중은 90%를 넘어섰다. 디지털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예·적금 가입과 대출 신청 등 대부분을 스마트폰으로 해결하고 있다. 은행들은 비대면 채널 고도화와 업무 자동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문제는 서울·수도권 외 지역이다. 지방에서 은행 점포는 단순한 금융 창구를 넘어 지역 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자금이 필요할 때 은행과 직접 상담하며 사업 상황을 설명하고 금융 지원을 받는다. 은행 역시 오랜 거래 과정에서 기업의 업황과 자금 사정을 파악하게 된다. 이렇게 쌓인 정보와 신뢰는 대출과 금융 지원으로 이어져 왔다.

점포가 줄어들면 단순히 금융거래가 불편해지는 것을 넘어 지역 기업과 금융기관 간 접점이 줄어들고, 자금 공급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 분석을 보면 한 시군구에서 은행 점포가 하나 늘어날 경우 신생 기업은 약 29개 증가하고, 소멸 기업은 약 33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점포가 줄어든 지역에서는 창업이 위축되고 폐업이 늘어나는 흐름이 관측됐다.

특히 비수도권의 경우 금융 접근성이 낮은 지역이 많고, 점포 수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폐쇄는 지역 기업의 자금 조달과 금융 상담 기회를 수도권 대비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점포 수 자체가 아니라 점포가 담당하던 기능이다. 은행 점포는 지역 기업의 경영 상황을 파악하고 자금 수요를 연결한다. 특히 거래 과정에서 축적된 정보와 신뢰는 재무제표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과 금융 지원을 뒷받침한다.
점포가 사라지더라도 지역 기업과 금융기관의 접점은 유지돼야 한다. 은행 직원이 직접 지역 기업을 찾아가는 현장 중심의 금융지원 체계를 강화하거나 지방은행과 신용보증재단, 정책금융기관 간 협업해 금융 상담과 자금 지원에서 소외되는 기업이 없도록 별도의 보완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대안이다.

은행의 디지털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그러나 지역 경제 역시 우리 경제의 중요한 기반이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점포 축소가 지역 창업과 기업 생태계의 약화로 이어진다면 그 비용은 결국 지역사회 전체가 부담하게 된다. 지역 기업을 뒷받침하는 금융의 역할만큼은 남겨둬야 한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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