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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테슬라 판매 목표 4분의 1로 축소…스페이스X 합병 검토

2030년 연간 2000만대에서 500만대로 하향…전기차보다 AI·로봇에 집중
3분기 순이익 44% 감소·매출 제자리…연간 설비투자 전망도 20% 낮춰
지난 4월 14일(현지시각) 중국 상하이 테슬라 기가팩토리3에서 전기차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4월 14일(현지시각) 중국 상하이 테슬라 기가팩토리3에서 전기차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2030년 연간 자동차 판매 목표를 기존 2000만대에서 500만대로 대폭 낮췄다.

테슬라가 전기차 중심의 성장 전략에서 인공지능(AI)과 로봇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가운데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의 합병 가능성도 본격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머스크 CEO가 21일(이하 현지시각) 열린 테슬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2030년까지 연간 자동차 판매량 500만대를 달성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 보도했다.

그는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회사가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500만대는 머스크가 2020년 처음 제시했던 연간 2000만대 목표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테슬라는 최근 몇 년 사이 2000만대 목표를 사실상 철회했으며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자동차 사업에 대한 장기적인 기대 수준을 크게 낮췄다.

테슬라의 지난해 차량 인도량은 약 160만대였다.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연간 판매량을 지난해의 세 배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

FT는 “이번 목표 조정은 머스크가 자동차 제조보다 AI와 로봇 사업에 전략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전기차 판매 감소…3분기 순이익 44% 급감


테슬라의 3분기 실적에서는 자동차 판매 둔화와 수익성 악화가 확인됐다.

3분기 매출은 280억4600만달러(약 37조335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거의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조정 순이익은 16억9700만달러(약 2조259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 감소했다.

이는 월가의 예상치인 약 16억달러(약 2조1300억원)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 일반회계기준(GAAP) 순이익은 7억8700만달러(약 1조477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4% 급감했다.

일반회계기준 순이익에는 주식보상비용과 테슬라의 가상자산·스페이스X 관련 투자 가치 변동 등이 반영된다.

3분기 차량 인도량은 48만653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 감소했다.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구매 인센티브를 폐지한 영향이 컸다.

유럽에서는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전기차 수요가 증가했지만 미국 시장의 판매 감소를 상쇄하기에는 부족했다.

실적 발표 이후 테슬라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 3% 하락했다.

다만 자동차 사업의 일부 수익성 지표는 개선됐다.

규제 크레딧 매출을 제외한 자동차 부문 이익률은 18%로 높아졌다.

차량 제조원가도 직전 분기보다 낮아지면서 자동차 사업의 기초 수익성이 개선됐음을 시사했다.

◇테슬라·스페이스X 합병 특별위원회 구성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 가능성도 이번 실적 발표의 주요 관심사였다.

머스크는 20일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합병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각각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양사의 결합에 대해 "좋은 생각"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21일 실적 발표에서는 합병과 관련한 애널리스트들의 추가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두 기업의 합병이 실제로 성사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합병이 추진될 경우 자동차와 우주발사체뿐 아니라 위성통신, 소셜미디어, 휴머노이드 로봇, AI 관련 사업까지 아우르는 거대 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

양사는 이미 일부 사업에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초 테슬라와 스페이스X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인 '테라팹'을 건설하기 위한 합작사업을 발표했다.

수백억달러가 투입되는 이 사업은 자율주행차와 로봇, 우주 궤도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반도체 생산을 목표로 한다.

머스크는 지난주 스페이스X의 기술을 활용한 신형 로드스터 스포츠카도 공개했다.

이 차량은 스페이스X가 개발한 냉가스 추진기를 활용해 공중에서 뒤집기와 도약 동작을 선보였다.

FT는 자동차와 우주기술의 사업적 연계가 확대되는 가운데 막대한 AI 투자 수요도 양사의 합병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옵티머스·사이버캡에 집중…내년 말 로봇 외부 공급


테슬라는 자동차 제품군을 정리하면서 AI와 로봇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1월 고급 세단 모델S와 SUV 모델X의 생산을 종료했다.

대신 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이버캡', 전기 대형트럭 '세미'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머스크는 내년 말부터 테슬라 외부 기업에도 옵티머스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로봇 생산량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이버캡은 올해 말까지 고객에게 인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테슬라의 로보택시 사업은 현재 텍사스주와 캘리포니아주 일부 도시에서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판매는 확대되고 있다.

3분기 북미에서 판매된 신차 가운데 운전자 감독이 필요한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를 선택한 차량의 비중은 75%를 넘어섰다.

이러한 소프트웨어 보급 확대는 테슬라의 관련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연간 설비투자 계획 250억달러에서 200억달러로 축소


테슬라는 AI와 로봇 분야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면서도 올해 전체 설비투자 규모는 낮추기로 했다.

3분기 설비투자는 47억3200만달러(약 6조299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월가가 예상했던 약 79억달러(약 10조5170억원)에는 크게 못 미쳤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약 10억달러(약 1조3312억원) 감소했다.

바이바브 타네자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본을 더욱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며 “올해 설비투자 전망을 기존 250억달러(약 33조2800억원)에서 약 200억달러(약 26조6240억원)로 낮춘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전망보다 20% 감소한 규모다.

테슬라는 3분기에 15억3100만달러(약 2조380억원)의 잉여현금흐름을 기록했다.

월가에서는 당초 40억달러(약 5조3248억원) 이상의 현금 유출을 예상했지만 설비투자 규모가 예상보다 작았던 것이 현금흐름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AI 투자 규모와 향후 자금 조달 계획을 둘러싼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머스크는 그동안 대형 기술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AI 관련 투자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월가에서는 이러한 대규모 투자 수요가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 검토를 촉진하는 배경 가운데 하나라고 보고 있다.

바클레이즈의 댄 레비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설비투자가 기존 전망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의문은 있지만 AI 관련 성장사업은 여전히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머스크 지분 19.8%…1조달러 보상 조건은 미달


머스크의 테슬라 지배구조와 성과보상 문제도 주목받고 있다.

테슬라가 오는 12월 3일 연례 주주총회를 앞두고 공개한 위임장 자료에 따르면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율은 19.8%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 약 560억달러(약 74조5472억원) 규모의 주식보상안을 둘러싼 델라웨어주 법원 소송에서 머스크가 항소심 승소를 거둔 이후 확정된 지분율이다.

반면 새롭게 마련된 최대 1조달러(약 1331조2000억원) 규모의 성과보상안에서는 아직 달성한 조건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번째 주식보상분을 받으려면 테슬라의 기업가치를 2조달러(약 2662조4000억원)까지 높이는 동시에 여러 재무·판매 목표 가운데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18% 하락했다.

이에 따라 현재 기업가치는 약 1조4500억달러(약 1930조2400억원)에 머물고 있다.

FT는 테슬라가 기존 자동차 판매 목표를 크게 낮추고 AI와 로봇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스페이스X와의 합병 가능성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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