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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억 달러 적자 쓰고도 1000조 원 베팅… 앤스로픽이 질주하는 이유

- 장부상 107조 원 평가손실 딛고 반년 만에 매출 15배 폭발
- 구글·아마존과 597조 원 묶인 취소 불가 연산 약정의 실체
- 브로드컴 55조 원 지원 속 한국 메모리 수주와 송전망 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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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데이 엔트로픽 CEO/사진=엔트로픽
인공지능 모델 개발사 앤스로픽이 향후 수년간 최대 7500억 달러(약 995조 400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연산 자원을 사들이는 계획을 세웠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26년 10월 21일(현지시각) 비공개 기업공개 증권신고서 초안을 확인하고, 앤스로픽이 대규모 회계상 손실 속에서도 장기 연산 역량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지출 계획을 가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거대 모델 개발사들이 앞다퉈 연산망을 넓히는 움직임은 맞춤형 칩 생태계와 맞물리며 한국 고대역폭 메모리 공급망의 중장기 출하 흐름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낳는다.

107조 원 장부 적자와 15배 뛴 외형 성장


증권신고서 초안에 나타난 앤스로픽의 2026년 상반기 매출은 163억 달러(약 21조 6330억 원)다. 2025년 같은 기간 거둔 11억 달러(약 1조 4600억 원)와 비교하면 15배 가까이 불어났다. 앤스로픽은 지난주 투자자들에게 3분기 단일 매출만 168억 달러(약 22조 2970억 원)에 도달했다고 안내했다. 2025년 한 해 동안 벌어들인 46억 달러(약 6조 1050억 원)를 석 달 만에 세 배 이상 넘어섰다.

반면 상반기 순손실은 807억 달러(약 107조 1050억 원)로 2025년 상반기 손실액 130억 달러(약 17조 2540억 원)보다 대폭 늘어났다. 로이터는 손실액 중 720억 달러(약 95조 5580억 원)가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전환사채의 가치 상승을 장부에 반영한 회계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기업가치 상승에 따라 장부상 손실로 잡힌 것일 뿐 실제 회사 금고에서 빠져나간 운영 비용은 아니다.

597조 원 클라우드 계약과 반도체 차입 합의


증권신고서에는 앞으로 7년에서 10년 동안 이어질 취소 불가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계약이 약 4500억 달러(약 597조 2400억 원) 규모로 담겼다. 구글 클라우드에 1110억 달러(약 147조 3190억 원), 아마존웹서비스에 1100억 달러(약 145조 9920억 원), 마이크로소프트에 310억 달러(약 41조 1430억 원)를 각각 약속했다.

악시오스는 앤스로픽이 이미 6000억 달러(약 796조 3200억 원)를 웃도는 인프라 조달 의무를 짊어지고 있으며, 협의 중인 거래가 성사되면 1500억 달러(약 199조 800억 원)가 더 얹힌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조달을 돕기 위해 브로드컴은 이달 앤스로픽에 칩 구매 대금 명목으로 최대 420억 달러(약 55조 7420억 원)를 빌려주기로 합의했다.
실제 집행 속도도 가파르다. 2026년 상반기 연산 인프라에 직접 투입한 자금은 약 90억 달러(약 11조 9450억 원)로, 2025년 연간 전체 지출액 73억 달러(약 9조 6890억 원)를 반년 만에 넘어섰다. 앤스로픽은 이르면 11월 9일 주간부터 상장 마케팅에 들어가 최대 2조 달러(약 2654조 4000억 원) 기업가치를 증명하겠다는 구상이다.

고대역폭 메모리 수요 확장과 전력 공급망의 그늘


앤스로픽의 연산망 확충 계획은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한국 반도체 생태계의 고부가가치 메모리 출하 기반에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브로드컴이 대규모 대출을 지원하며 맞춤형 인공지능 가속기 공급을 뒷받침하는 구조는 고대역폭 메모리 전반의 잠재 수요 기반을 넓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정 제조사의 납품 여부가 명시되지는 않았으나, 연산 서버 한 대에 실리는 메모리 탑재량이 늘어나는 환경은 공급망 전반의 평균판매단가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공식 서류에 기재된 위험 요인은 장밋빛 전망에 신중한 시선을 요구한다. 앤스로픽은 고객군 편중과 연산 장비 확보의 어려움은 물론 미국 전역에서 데이터센터 건립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정치 반발을 주요 위험으로 올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 자료를 보더라도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몰린 지역의 송전 계통 포화는 설비 완공 일정을 늦추는 걸림돌로 꼽힌다.

시장 시각도 갈린다. 유니온 방케르 프리베의 웨이선 링 전무는 반도체 공급망에 우호적 신호라면서도 계획이 온전히 이행될지는 매우 불확실하다고 짚었다. 플러드라인스 리서치의 안나 우 대표는 중장기 수요를 이끌 촉매로 보면서도 시장에 엇갈린 신호를 함께 준다고 분석했다. 7500억 달러 구상은 최종 확정액이 아닌 조달 상한선인 만큼, 11월 상장 공모 성적표와 현지 전력망 인가 추이가 대규모 설비 집행의 현실성을 가를 잣대로 떠오르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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