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부터 17세까지 현금·교육계좌 지원…아동 61만명·38만 가구 혜택
이미지 확대보기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에 직면한 싱가포르가 아이 한 명당 출생부터 17세까지 최대 6만9500싱가포르달러(약 7596만원)를 직접 지원하는 대규모 가족지원책을 내놨다.
단순히 출산할 때 목돈을 지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자녀가 성장하는 17년 동안 현금과 교육비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육아휴직과 보육비 부담도 함께 낮추는 방식이다.
23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는 이날 행한 국경일 연설에서 출산·양육 부담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SG 아동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웡 총리에 따르면 새 패키지를 통해 싱가포르 시민권을 가진 아동 한 명은 최대 6만2000싱가포르달러(약 6777만원)를 지원받게 된다.
기존 신생아 의료저축 지원금과 교육저축 지원 등을 더하면 출생부터 17세까지 받을 수 있는 직접 지원금은 최대 6만9500싱가포르달러에 이른다.
◇ 출생 때 1093만원, 이후 매년 현금 지급
새 지원제도는 모두 다섯 부분으로 구성된다.
아이가 태어나면 먼저 현금 1만싱가포르달러(약 1093만원)를 두 차례에 걸쳐 지급한다.
이후 아이가 1세가 되는 해부터 16세까지 매년 2000싱가포르달러(약 219만원)를 현금으로 지급한다.
16년에 걸친 현금지원 총액은 3만2000싱가포르달러(약 3498만원)다.
아동개발계좌에는 최초 5000싱가포르달러(약 547만원)가 지급된다.
부모가 같은 계좌에 돈을 넣으면 정부가 최대 5000싱가포르달러까지 같은 금액을 추가로 지원한다.
아동개발계좌를 사용할 수 있는 기간도 현재 12세까지에서 16세까지로 늘어난다.
아이가 17세가 되면 고등교육 비용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중등교육 이후 교육계좌에 1만싱가포르달러를 추가로 넣어준다.
이 패키지는 기존 ‘베이비 보너스’와 다자녀 지원제도를 대체한다.
기존에는 자녀가 몇째인지에 따라 지원액이 달라지고 여러 제도가 복잡하게 나뉘어 있었지만 앞으로는 모든 싱가포르 시민권 아동에게 같은 기본 지원을 제공한다.
싱가포르 정부는 2026년 현재 17세 이하인 기존 아동에게도 나이에 맞춰 혜택을 적용한다.
약 61만명의 아동이 포함된 38만가구가 대상이며 실제 지급은 2027년부터 시작된다.
◇ 보육료도 낮추고 육아휴가 확대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금지원만 확대하는 것은 아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정부 지원 어린이집의 종일 보육료를 현재 월 610싱가포르달러 수준에서 2030년까지 150싱가포르달러(약 16만원)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영아 보육료도 월 300싱가포르달러(약 33만원)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보육료 인하는 2028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일하는 부모에게 제공되는 자녀 돌봄휴가도 확대한다.
자녀가 한 명인 경우 부모 한 명당 연간 8일, 두 명이면 10일, 세 명 이상이면 12일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한다.
부부가 자녀 세 명 이상을 키우면 두 사람이 합쳐 연간 24일의 돌봄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현재의 12일에서 두 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 출산율 0.87…10년 전 1.24에서 급락
싱가포르가 대규모 지원책을 내놓은 배경에는 좀처럼 멈추지 않는 출산율 하락이 있다.
싱가포르의 합계출산율은 2025년 0.87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24년 0.97에서 다시 떨어졌으며 10년 전인 2015년 1.24와 비교하면 하락폭이 더 크다.
싱가포르 정부는 현재의 출산율이 장기간 유지되면 인구구조 자체가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간킴용 부총리는 앞서 현재 출산율 0.87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단순 계산을 적용하면 현재 주민 100명에 해당하는 세대가 다음 세대에는 44명, 그 다음 세대에는 19명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출산율 하락의 원인을 단순히 출산지원금 부족만으로 보지 않고 있다.
주거비와 교육비, 보육 부담, 직장생활과 육아의 병행, 부모가 아이와 보낼 수 있는 시간 부족 등이 결혼과 출산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번 지원책이 출산 시점의 일회성 보너스보다 아이가 성장하는 전 기간의 비용과 시간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도 이 때문이다.
웡 총리는 “모든 아이에게 같은 기본 지원을 제공하기 때문에 자녀가 많은 가정은 자연스럽게 더 많은 지원을 받게 된다”며 “세 자녀 이상 가정에는 의료와 교통, 주거 분야의 추가 지원도 계속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