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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운용사 집어삼킨 美 거대자본… 패시브 공세에 밀린 속사정

-저비용 펀드 확산과 규제비 부담에 유럽 운용업계 마진 급감
- 美 자본 140억 달러 투입… 1995년 이래 최대 규모 인수전
- 글로벌 종합 플랫폼 독과점 가속… 韓 특화 운용사 생존 과제
미국 금융 기업들이 올해 유럽 자산운용사 인수에 140억 달러를 쏟아부으며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의 시장 재편을 주도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금융 기업들이 올해 유럽 자산운용사 인수에 140억 달러를 쏟아부으며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의 시장 재편을 주도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금융 기업들이 올해 유럽 자산운용사 인수에 140억 달러(194320억 원)를 쏟아부으며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의 시장 재편을 주도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3(현지시각) 금융정보업체 딜로직 통계를 바탕으로 이번 인수 규모가 1995년 집계 시작 이래 동일 기간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저비용 상장지수펀드 확산으로 마진이 줄어든 유럽 금융사들이 잇따라 매물로 나오면서, 한국 자산운용 시장에도 글로벌 플랫폼 독과점에 따른 수수료 인하 압박이 번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수수료 압박에 무너진 유럽 액티브 운용사


유럽 전통 자산운용사들의 수익 기반은 저비용 패시브 상품의 침투로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팀 캠벨 베일리기포드 최고경영자는 비용 증가와 쉼 없는 수수료 인하 압력이 운용 마진을 깎아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관투자가들이 여러 자산군을 한 번에 다루는 원스톱 운용사를 선호하는 점도 구조 개편을 재촉한다. 미국 누빈은 유럽 대형 운용사인 슈로더를 99억 파운드(187396억 원)에 사들여 25000억 달러(3470조 원) 규모의 초대형 펀드 그룹으로 거듭났다. 독자 생존이 어려워진 유럽 중소형사들이 거대 플랫폼 아래로 흡수되는 흐름이다.

140억 달러 쏟아부은 美 거대 자본의 영토 확장


풍부한 자본력을 갖춘 미국계 운용사들은 유럽 시장 점유율을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브뤼셀 싱크탱크 브뤼겔에 따르면 유럽 자산운용 시장 내 미국계 기업의 관리 자산 비중은 5년 전 40%에서 최근 47%로 상승했다.

유럽 상장지수펀드 시장은 이미 미국 기업의 지배 아래 놓였다. ISS 마켓 인텔리전스는 블랙록과 뱅가드를 앞세운 미국계 운용사의 유럽 상장지수펀드 시장 점유율이 64%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조지 개치 제이피모건 자산운용 최고경영자는 뚜렷한 전문성이나 자산 규모를 확보하지 못한 중간 규모 운용사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슈테판 훕스 DWS 최고경영자 역시 대규모 정보기술 투자와 판매망 장악을 위해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반면 자비에 메이에 아버딘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는 덩치 키우기보다 명확한 승리 영역을 찾는 차별화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ETF 쏠림 겪는 韓 운용업계… 수수료 출혈과 대체투자 갈림길


미국 대형 운용사들의 글로벌 플랫폼 확장은 한국 금융투자업계 가치사슬에도 직접적인 구조 조정을 요구한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한국 공모펀드 시장은 상장지수펀드 순자산 총액이 전통 액티브 공모펀드를 추월하며 급속한 패시브 쏠림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공룡 기업들의 플랫폼 장악은 한국 운용사의 펀드 보수 인하 압력으로 전이된다.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자산배분 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최저 보수 출혈 경쟁이 심화하며 중소형 운용사의 영업이익률이 둔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인프라, 부동산, 사모대출(PDF) 등 독자 실사 역량이 요구되는 대체투자 특화 운용사가 차별화된 시장 지위를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글로벌 자산운용 시장의 통합 속에서 단순 외형 경쟁은 실익이 낮다는 분석이다. 한국 자산운용사들은 글로벌 제휴 상품을 정교화하고 대체투자 부문의 고유 알파 창출 능력을 증명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수익성을 방어해야 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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