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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車 부품까지 싹쓸이"… 中 지능형 전기차, 메모리·MLCC 품귀에 원가 '비상'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수요 폭증에 PCB·MLCC 가격 1년 새 최대 3~4배 '폭등'
글로벌 완성차 업계 부품 부족률 20~30%… 니오 "대당 원가 2만 위안 급증"
내수 판매 21% 급감 속 '자율주행 지능화' 경쟁 심화… 부품 증설에 최소 1년 소요 전망
2026년 5월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니오(NIO)의 신형 플래그십 전기 SUV ES9 근처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는 여성이 이 차량 출시 행사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6년 5월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니오(NIO)의 신형 플래그십 전기 SUV ES9 근처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는 여성이 이 차량 출시 행사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부품 흡수로 인해 차량용 반도체뿐만 아니라 인쇄회로기판(PCB),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기초 핵심 전자부품의 품귀 현상이 심화하면서, 자율주행과 스마트 콕핏(디지털 운전석) 고도화로 승부를 걸어온 중국 스마트 전기차(EV) 제조업체들이 심각한 원가 상승과 생산 차질 압박에 직면했다.

8월 23일(현지시각)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전자부품 제조사들의 생산 라인이 고수익 AI 서버 및 데이터센터용 제품에 집중되면서 전 세계 자동차 부문이 약 20~30%의 부품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전문가들은 PCB와 MLCC 제조사들이 자동차용 생산 능력을 유의미하게 확대하는 데 최소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상하이 밍량자동차서비스의 천진주 최고경영자(CEO)는 "PCB와 MLCC는 개별 부품 단위로는 작지만 차량의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 기능을 구현하는 데 필수적인 핵심 요소"라며 "내수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는 상황에서도 완성차 기업들이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지능화 사양을 대폭 강화하면서 부품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고 진단했다.

PCB 가격 3배·MLCC 4배 폭등… AI 데이터센터가 공급망 '싹쓸이'


핵심 전자부품의 가격 상승세는 가파르다.

인도인쇄회로협회(IPCA) 자료에 따르면, 차량용 고급 PCB 가격은 지난 12개월간 3배 이상 급등해 시트당 약 330위안(약 6만 8,150원)에 달했다.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며 전류를 안정화하는 MLCC 역시 AI 서버 수요가 몰리면서 일부 핵심 규격의 유통 가격이 올해 초 1,000개당 10위안 수준에서 40위안으로 4배나 폭등했다.

부품 제조업체들이 수익성이 높은 AI 빅테크와 서버 공급망에 우선적으로 물량을 배정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조달 후순위 밀림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저장성의 차량용 회로기판 제조사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에 납품되는 고부가 반도체와 회로기판의 마진이 일반 전기차용 부품보다 월등히 높아 공급업체들의 생산 우선순위가 첨단 기술 고객사로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니오 "차량당 원가 2만 위안 상승"… 지리 "자율주행용 메모리 칩 부담 가중"


이러한 부품 쇼티지(공급 부족)는 중국 완성차 기업들의 수익성을 정면으로 위협하고 있다.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제조사 니오(NIO)의 윌리엄 리 CEO는 "원자재 및 차량용 메모리 칩 가격 폭등으로 인해 차량 1대당 생산 원가가 약 2만 위안(약 413만 원)가량 추가되었다"며 제조업체들의 한계 상황을 토로했다.

중국 2위 완성차 업체인 지리자동차의 다이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PCB와 MLCC의 단가 인상 자체는 전체 차량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직접적 타격은 덜하지만, 부품 결품으로 인한 조립 라인의 가동 중단이 생산성에 큰 차질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가장 직접적인 비용 압박은 자율주행 데이터의 실시간 버퍼링 및 처리에 필수적인 고성능 메모리 칩 가격 급등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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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은 중국 내수 자동차 판매가 급랭하는 가운데서도 지능형 부품 수요는 오히려 수직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7월 중국 내 전체 자동차 판매량(내연기관 포함)은 전년 동기 대비 21% 급감한 146만 대에 그쳤다.

그러나 15만~20만 위안(약 3,098만~4,130만 원)대 대중형 신차 중 고성능 라이다(LiDAR) 센서를 기본 장착한 비율은 2025년 12%에서 2026년 1분기 27%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스마트폰급 디지털 콕핏과 레벨 2+ 이상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기본 사양으로 자리 잡으면서 차량 1대당 소요되는 전자부품의 절대량이 폭증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부품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수직 계열화하려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스마트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솔루션 기업인 에카엑스(Ecarx)의 릴리 차이 부사장은 "시장 지배력을 갖춘 1차 부품사들은 상류 제조사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공급 부족 위험을 회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카엑스는 빅토리 자이언트 테크놀로지(PCB), 모놀리식 파워 시스템즈(전력반도체), 삼성전자 등과 차세대 차량용 고성능 AI 컴퓨팅 플랫폼 공급을 위한 전략적 계약을 체결해 선제적 물량 확보에 나섰다.

중국 완성차 업계의 스마트 부품 쇼티지와 조달 원가 급등은 향후 ‘중국 전기차 시장의 치열한 가격 인하 치킨게임 속에서 완성차 기업들의 영업이익률 방어 능력’과 더불어 ‘글로벌 AI 데이터센터와 스마트 모빌리티 진영 간의 첨단 반도체·전자부품 확보전’의 향방을 가를 핵심 산업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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