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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 배터리 내부 단락 원인 풀렸다…양산 난제 해법 제시

리튬 침착 압력이 고체 전해질 내부서 균열 유발
결정립 경계 전기적 불균형이 덴드라이트 성장 촉진
2021년 4월 23일(현지 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루이빌에 있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업체 솔리드파워의 시범 생산라인에서 엔지니어가 BMW그룹과 포드자동차용 20암페어시(Ah) 전고체 배터리 셀 2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1년 4월 23일(현지 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루이빌에 있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업체 솔리드파워의 시범 생산라인에서 엔지니어가 BMW그룹과 포드자동차용 20암페어시(Ah) 전고체 배터리 셀 2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에서 ‘내부 단락’이 발생하는 원인을 설명하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리튬이 쌓이면서 발생한 내부 압력이 고체 전해질을 갈라놓고 결정립 경계의 전기적 불균형이 리튬 덴드라이트의 생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두 연구팀이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를 지연시켜온 내부 단락의 물리적·전기화학적 원인을 각각 규명했다고 2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물질을 사용한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화재 위험을 낮추면서 충전시간과 주행거리를 개선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그러나 충전 과정에서 나뭇가지 모양의 미세한 리튬 구조물인 덴드라이트가 자라 고체 전해질을 관통하면 양극과 음극이 연결돼 내부 단락이 발생한다.

그동안 전고체 배터리 연구자들은 덴드라이트가 단락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부드러운 리튬 금속이 단단한 세라믹 전해질을 어떻게 뚫는지는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내부 단락은 배터리 안에서 분리돼 있어야 할 양극과 음극이 의도치 않게 연결돼 전류가 비정상적으로 흐르는 현상이다. 충전 과정에서 리튬이 나뭇가지나 바늘처럼 뾰족한 형태로 자라난 구조물을 리튬 덴드라이트라고 한다. 덴드라이트가 고체 전해질의 균열을 따라 성장하거나 이를 관통해 양극과 음극을 연결하면 내부 단락과 급격한 성능 저하, 과열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 리튬 압력이 세라믹 전해질 균열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독일 막스플랑크 지속가능소재연구소 연구진은 충전 과정에서 형성된 리튬 침착물이 강한 내부 압력을 발생시키고, 이 압력이 고체 전해질을 안쪽에서 갈라놓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극저온 전자현미경과 미세역학 파괴 모델을 이용해 리튬 덴드라이트가 가닛계 세라믹 전해질을 파괴하는 과정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덴드라이트 끝부분에 리튬이 계속 축적되면서 응력이 높아지고 전해질이 견딜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면 균열이 발생했다. 이후 리튬이 균열을 따라 성장하면서 전해질을 관통하고 내부 단락으로 이어졌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됐다.

◇ 결정립 경계서 전자 누출


매사추세츠공대(MIT)와 뮌헨공대 공동 연구진은 고체 전해질을 구성하는 미세한 결정 사이의 경계인 결정립계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전고체 배터리 연구에 널리 사용되는 가닛계 고체 전해질인 리튬란타넘지르코네이트(LLZO)를 분석했다. 결정립 경계에서는 리튬이온의 이동은 원활하지 않은 반면 전자가 새어나가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 같은 전기적 불균형은 전해질 내부에서 금속 리튬이 생성되도록 하고 덴드라이트의 성장을 촉진했다. 연구진은 전해질의 제조 공정을 조정해 이온 이동을 개선하고 전자 누출을 억제하면 내부 단락을 늦출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게재됐다.

◇ 과학적 난제서 공학적 과제로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두 연구 결과는 전고체 배터리의 내부 단락을 막으려면 고체 전해질의 균열을 억제하는 동시에 결정립 경계에 전류가 집중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그동안 원인이 명확하지 않았던 단락 현상이 전해질의 기계적 강도와 전기적 특성을 조절하는 공학적 문제로 구체화된 셈이다.

다만 원인 규명이 곧바로 상용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전고체 배터리를 자동차에 적용하려면 수천 차례의 충·방전을 견디는 내구성을 확보하고 균일한 품질로 대량생산하면서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까지 제조 비용을 낮춰야 한다.

◇ 완성차업계 실차 시험·양산 준비


완성차와 배터리 업체들은 기술적 난제가 완전히 해결되기 전부터 시험 생산과 차량 실증을 확대하고 있다.

혼다는 일본 사쿠라시에 약 2억8000만 달러(약 4130억 원)를 들여 2만7400㎡ 규모의 전고체 배터리 시험 생산 시설을 구축했다. 전극 소재의 혼합과 코팅부터 배터리 셀과 모듈 조립까지 전체 생산공정을 시험하는 시설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팩토리얼에너지가 공급한 리튬금속 전고체 셀을 장착한 시험용 EQS를 운행했다. 해당 차량은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스웨덴 말뫼까지 1205㎞를 한 번 충전으로 주행한 뒤에도 137㎞의 잔여 주행거리를 표시했다.

BMW도 솔리드파워의 대형 전고체 셀을 탑재한 i7 시험차를 독일 뮌헨 일대의 일반도로에서 운행하고 있다. 토요타는 2027∼2028년 전고체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의 단락 원인이 구체적으로 밝혀지면서 향후 경쟁의 초점은 실험실 단계의 성능을 자동차용 대형 배터리에서도 안정적으로 구현하고 이를 경제성 있는 양산 공정으로 전환하는 데 맞춰질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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