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메모리 병목에 고성능 DRAM 가격 급등…씨티 "2026년 영업이익 20% 증가" 전망
내 지갑 흔드는 반도체 청구서…삼성전자 가격 폭등에 완제품 값도 들썩
내 지갑 흔드는 반도체 청구서…삼성전자 가격 폭등에 완제품 값도 들썩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고성능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디램(DRAM) 가격을 최대 20% 인상하는 조건으로 글로벌 고객사들과 협상에 돌입했다.
이번 가격 인상은 스마트폰과 개인용 컴퓨터(PC)는 물론 기업용 고성능 인프라를 뒷받침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요금에 이르기까지 완제품 업계 전반의 원가 상승 압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 반등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마켓워치는 6일(현지시각) 삼성전자가 주력 메모리 반도체인 디램의 평균판매가격(ASP)을 20% 올리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움직임은 가격 인상을 통한 단기 실적 지레효과(레버리지) 확보와 함께, 중장기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한 미국 자본시장 활용이라는 두 가지 축으로 전개된다.
고성능 디램 가격 급등…소비자·빅테크 청구서로 전가
소비자 시장도 이미 타격을 받았다. 중국 레노버는 고성능 메모리 가격 상승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았으며 2025년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애플도 메모리 칩 비용 상승을 빌미로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 인상을 공표했다.
시장조사기관 조사 결과 디램 가격은 올해 초부터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정 고성능 서버용 디램과 모바일 제품군(LPDDR5X) 일부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1분기 사이 계약가 기준으로 90% 가까이 급등했고, 2026년 2분기에도 50% 추가 상승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오는 2027년 메모리 비트 수요가 36% 늘어나는 반면 공급은 19% 성장에 그쳐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 "삼성전자 올해 영업이익 20% 급증"…목표가 의견 분분
단가 상승은 삼성전자 실적을 강하게 밀어 올린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의 피터 리 연구원은 인공지능 중앙처리장치(CPU) 수요 확대로 고사양 64기가바이트(GB) 메모리 모듈 가격 예측치를 기존 1586달러(약 242만 원)에서 올해 4분기 기준 1805달러(약 276만 원)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씨티그룹은 삼성전자의 2026년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0% 증가하고, 내년에는 24%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피터 리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기존 46만 원에서 53만 원으로 올렸다. 다만 해외 투자은행의 자산가치 평가 모델과 국내 증권가의 시각 차이에 따라 일부 국내 증권사는 50만 원대 목표가를 리서치 노트에 반영하기 시작했으나, 시장 평균치는 30만 원선 안팎에서 형성 중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들어 인공지능 반도체 랠리에 힘입어 연초 이후 두 배 정도 상승했다.
SK하이닉스 나스닥 행보 속 삼성도 미국 상장 아이디어 검토
삼성전자는 대규모 설비투자 자금조달 창구를 다변화하기 위해 미국 증시 상장 카드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오는 금요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 주식예탁증서(DR) 형태로 최대 290억 달러(약 44조 3800억 원) 규모의 신주 상장을 확정 지으면서 자극을 받은 모양새다.
SK하이닉스가 정식 상장 절차를 밟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의 미국 상장 논의는 아직 사내 초기 아이디어와 타당성 검토 단계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영국 런던 증시에 글로벌 주식예탁증서를 상장해 두고 있다.
미국 증시에 정식 상장해 안착한다면 글로벌 투자 자금을 직접 유치해 평택 공장 신설 등 조 단위 재원이 들어가는 신공장 라인 건설에 투입할 수 있다. 투자자 기반이 넓어지고 유동성이 확보되어 주요 주가지수와 상장지수펀드(ETF) 편입을 통한 글로벌 가치평가(밸류에이션) 제고도 기대할 수 있다.
UBS 니콜라스 고도아 연구원팀은 빅테크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설비투자 자금을 대기 위해 자본시장을 계속 두드려야 하는 처지라 반도체 가격 인상에 일부 반발할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단기적인 주가 숨 고르기가 나타나더라도 메모리 반도체의 수급 흐름이 워낙 단단해 주가 후퇴는 일시적 현상에 그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