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지리 등 독자 엔진 열효율 48% 돌파… 日 주도 시장서 독보적 기록 경신
AI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 및 세계 최초 500바 분사 압력 기술로 무장
전기차 넘어 글로벌 비전기차 시장 겨냥… 글로벌 무역 판도 재편 예고
AI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 및 세계 최초 500바 분사 압력 기술로 무장
전기차 넘어 글로벌 비전기차 시장 겨냥… 글로벌 무역 판도 재편 예고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과 첨단 기계공학을 융합한 초고효율 엔진을 전면에 내세워 세계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겠다는 구상이다.
18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이번 달 중국 선전에서 개최된 국제 오토쇼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주인공은 중국 체리 자동차(Chery Automobile)의 신형 '티고(Tiggo) 9' SUV 모델에 탑재된 차세대 하이브리드 엔진이었다.
체리 자동차는 자사가 독자 개발한 '쿤펑 스카이 옵티머스(Kunpeng Sky Optimus)' 엔진이 가솔린을 동력으로 전환하는 효율성을 뜻하는 '열효율' 부문에서 무려 48.57%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기록했다고 선언했다.
홍 가오밍 체리 부사장은 공식 발표를 통해 "이 엔진은 현재 상용화된 전 세계 가솔린 엔진 중 가장 높은 열효율을 달성한 세계 최고 수준의 명작"이라고 강조했다. 통상 글로벌 시장의 주력 가솔린 엔진 열효율이 38~45% 수준에 머무는 것과 비교하면 기술적 격차를 완전히 벌린 셈이다.
엔진 열효율 48% 돌파와 500바 초고압 분사… 일본차 공식 뒤집는 기술 독주
중국 내 경쟁 대기업들의 하이테크 내연기관 추격전도 매섭다. 글로벌 완성차 메이저인 지리(Geely) 자동차 그룹 역시 48.41%의 열효율을 자랑하는 차세대 엔진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지리는 자체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차량 제어 시스템에 전격 통합, 운전자의 주행 패턴과 도로 상황을 실시간으로 학습해 연비를 극대화하는 'i-HEV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신형 '싱위에(Xingyue) L' SUV 모델에 전격 탑재했다.
간지아위 지리 자동차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완성한 AI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는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수십 년간 쌓아 올린 하이브리드 기술의 기본 공식을 밑바닥부터 완전히 뒤집어엎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창안(Changan) 자동차 역시 지난 5월 세계 최초로 '500바(bar) 초고압 연료 분사 시스템'을 장착한 신형 하이브리드 엔진 차량을 전격 양산 출고하는 데 성공했다. 연료 분사 압력이 높을수록 가솔린 입자가 미세하게 쪼개져 연소 효율(열효율)이 극대화되고 가속 시 폭발적인 출력을 낼 수 있다.
그동안 글로벌 부품사들도 양산에 난항을 겪던 초고압 영역을 중국계 완성차 기업이 세계 최초로 대량 생산 라인에 안착시키며 독보적인 기계공학 기술력을 증명해 냈다.
'신에너지차 48%' 중국 시장 안방 사수… 수출 1위 원동력은 내연기관
이처럼 중국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들여 엔진 기술 고도화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철저한 시장 다변화 전략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아우르는 신에너지 차량(NEV)의 판매 비중은 전체 신차 판매의 48%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 지독한 국내 친환경차 경쟁 속에서도 체리 자동차 전체 글로벌 판매량의 70%는 여전히 가솔린 및 하이브리드 차량이 지탱하고 있다.
체리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280만 대의 차량을 판매했는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134만 대를 해외로 수출하며 BYD와 지리를 제치고 중국 전체 자동차 수출 1위 기업으로 등극했다.
지리 자동차 역시 올해 수출 목표를 전년 대비 80% 폭증한 75만 대로 잡았으며, 지난해 수출 물량의 절반 이상이 전통 내연기관 차량이었다. 전기차 인프라가 부족한 동남아시아, 중동, 남미, 동유럽 등 거대한 신흥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높은 연비와 내구성을 갖춘 첨단 엔진 기술이 절대적인 무기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비전기차 시장 30% 장악한 일본… 중국의 지능형 하이브리드가 흔든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의 장기 전망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판매 비중은 오는 2038년 49%까지 치솟아 대세가 될 전망이다. 반면 순수 가솔린 차량의 비중은 25%선으로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플래그십 하이브리드(15%)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8%)를 합산한 '비전기차 친환경 세그먼트'가 여전히 세계 시장의 23% 이상을 견고하게 차지할 것이라는 점이다.
과거 중국 기업들이 전기차에 올인하는 동안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은 엔진과 하이브리드 원천 기술을 독점하며 글로벌 비전기차 시장의 30%를 장악, 중국(20%)을 압도해 왔다. 반면 글로벌 순수 전기차 시장에서 일본계 브랜드의 점유율은 단 3%에 불과해 중국(59%)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글로벌 금융기관인 GF 증권 분석가들은 가성비와 AI 지능형 하이테크를 결합한 중국산 3세대 하이브리드 차량들이 대대적인 역수출 공세에 나서면서, 일본의 마지막 보루였던 글로벌 하이브리드 및 비전기차 시장의 핵심 공급망과 영토마저 빠르게 잠식해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