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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자동차, VW·기아 텃밭 독일 상륙… 재쿠 7·오모다 9로 유럽 정복 나선다

출시 3년 만에 글로벌 100만 대 돌파, 유럽 판매 전년 대비 246% 급증
독일 시장 내 판매점 100개 확장, 올해 8000대·중기 목표 수만 대 설정
중국 최대 승용차 수출 기업 체리자동차(奇瑞汽車·Chery).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최대 승용차 수출 기업 체리자동차(奇瑞汽車·Chery). 사진=연합뉴스
중국 최대 승용차 수출 기업 체리자동차(奇瑞汽車·Chery)가 '재쿠(Jaecoo)'와 '오모다(Omoda)'라는 두 브랜드를 앞세워 독일을 포함한 유럽 핵심 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독일 자동차 전문매체 포커스(Focus) 온라인이 4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체리는 독일 시장에서 올해 안에 판매 거점을 40개에서 100개로 늘리고 2026년 한 해 동안 8000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위주 라인업과 7년 보증, 공격적인 가격을 무기로 폭스바겐(VW)·스코다(Skoda)·기아·현대차가 장악해온 볼륨 시장을 직접 겨냥한다는 구도다.

영국선 포드·기아·닛산 제치고 월간 1위


체리의 유럽 공세가 허세가 아님은 이미 영국 시장이 입증했다. 영국 자동차제조협회(SMMT) 공식 집계를 보면, 재쿠 7은 올해 3월 한 달간 1만 64대가 등록되며 포드 푸마(9193대)와 닛산 캐시카이(8718대), 기아 스포티지(7310대)를 모두 제치고 신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2025년 1월 영국 시장에 첫발을 내딛은 지 불과 14개월 만에 거둔 성과로, 2026년 1~5월 누계 기준으로도 재쿠 7은 전체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오모다·재쿠 통합 브랜드의 유럽 판매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46%에 달했으며, 유럽 내 누적 판매는 25만 대를 넘겼다.

영국에서는 3월 한 달 만에 1만 7951대가 등록되며 시장 점유율 4.7%로 6위에 올랐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각각 월 3000대, 폴란드는 2000대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체리 그룹 전체로는 올해 3월 글로벌 월간 인도량이 전년 대비 72% 늘어난 15만 대에 육박했고, 오모다·재쿠 브랜드는 출범 3년이 채 안 된 시점에 글로벌 누적 판매 100만 대를 달성해 자동차 업계 최단 기록을 세웠다.

독일 전략: 재쿠 7 PHEV·오모다 9로 가성비와 프리미엄 동시 공략


독일 시장 공략의 선봉은 전장 4.50m의 재쿠 7 PHEV다. 자체 T1X 플랫폼 기반으로 1.5리터 터보엔진과 18.3kWh 배터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205kW(279마력)·365Nm의 출력을 낸다.

전기 단독 주행거리는 90km이고, 복합 총 주행 가능 거리는 1200km로 디젤 수준이다. 시작 가격은 3만 6900유로(약 6569만 원)다.

경쟁 모델인 기아 스포티지 PHEV나 현대 투싼 PHEV보다 실질 가격이 낮으면서 전기 주행거리는 앞선다는 평가가 시장 안팎에서 나온다.
프리미엄 라인은 오모다 9 PHEV가 맡는다. 전장 4.78m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T2X 플랫폼에 394kW(537마력)·650Nm 출력의 PHEV 시스템과 34.5kWh 배터리를 얹었다. 전기 단독 주행거리 140km 이상, 총 주행 가능 거리 1100km다.

가격은 5만 2900유로(약 9416만 원)인데, 독일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 금액으로는 스코다 코디악 1.5 PHEV(150kW·204마력) 기본형 정도밖에 선택지가 없다는 점이 주목된다.

체리의 독일 운영 총괄 에릭 정(Eric Zheng)은 지난 1월 재쿠 7 독일 론칭 현장에서 "독일은 우리에게 특별한 시장이다. 약 10년 전 라운하임(Raunheim)에 연구·개발 센터를 세우며 이 시장을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재쿠 7 PHEV는 독일 고객이 요구하는 조건에 정확히 부합하는 제품"이라고 덧붙였다.

체리의 유럽화 전략: R&D 현지화·7년 보증·거점망 확충


체리의 유럽 공략이 단순한 저가 수출과 다른 이유는 현지화 투자 깊이에 있다. 올해 4월 파리에 유럽 전용 도심형 소형차 개발 연구소를 열었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는 유럽 운영 총괄 센터를 설립했다.

기존 독일 라운하임 연구·개발 센터까지 포함하면 유럽 내에만 세 곳의 핵심 거점을 운영하게 됐다. 체리 그룹은 2025년 포춘 글로벌 500 기업 233위에 오를 만큼 재정 체력도 탄탄하고, 23년 연속 중국 최대 승용차 수출 기업 자리를 지키고 있다.

7년 완성차 보증이라는 무기도 유럽 소비자 신뢰 구축에 주효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아차가 영국 시장에서 강점으로 내세우는 7년·10만 마일 보증과 동일한 조건이다. 독일에서는 올해 안에 완전한 정비·서비스 인프라를 갖춘 전시·판매장 목표를 240곳으로 설정해 놓았다.

다만 새로운 브랜드로서 내구성과 중고차 잔존 가치, 딜러망의 장기 안정성은 아직 시간이 필요한 검증 과제다. 특히 유럽연합(EU)의 전기차 관세 장벽을 의식해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라인업을 짠 것도 눈에 띈다.

실제로 2025년 중국산 하이브리드의 EU 수출은 155% 급증한 반면, 고율 관세가 적용되는 전기차 수출 증가율은 12%에 그쳤다.

체리는 독일을 시작으로 에스토니아·라트비아·세르비아로도 판매망을 추가 확장할 계획이다. 오모다·재쿠 브랜드는 2027년까지 연간 판매 100만 대를 달성한다는 이른바 '백만 투 백만' 전략을 공식화했다.

체리 최고경영자(CEO) 제프 장(Jeff Zhang)은 "자동차는 이동 수단이 아니라 가정의 일부"라며 제품 철학을 밝혔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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