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부 CTL 상계관세 판정 재검토 명령…철강업계 통상 방어 논리 힘 받을까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국제무역법원이 현대제철 등 한국산 철강 제품에 적용된 상계관세 판정에 제동을 걸었다.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를 사실상 보조금으로 본 미국 상무부 판단에 대해 재검토를 요구하면서, 한국 철강업계가 미국 내 통상 분쟁에서 방어 논리를 강화할 여지가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철강업계와 미국 무역 전문 매체 등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은 지난 3일 한국산 절단 탄소강판(CTL)에 대한 상계관세 소송에서 상무부의 전기요금 보조금 판단을 다시 검토하라고 명령했다.
쟁점은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이 특정 산업에 제공된 보조금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다. 미국 상무부는 철강업 등 일부 산업이 상대적으로 낮은 산업용 전기요금 혜택을 많이 받았다며 이를 보조금으로 판단해왔다. 이에 따라 한국산 절단 탄소강판에 상계관세를 부과했다.
상계관세는 수출국 정부의 보조금으로 수입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자국 산업에 피해가 발생했다고 판단될 때 이를 상쇄하기 위해 매기는 관세다. 절단 탄소강판은 두꺼운 강판을 일정 길이로 절단한 제품으로 조선, 건설, 중장비 등 산업재 분야에 쓰인다.
미 상무부는 2023년 조사 기간 한국산 절단 탄소강판에 대해 동국제강 2.21%, 현대제철 1.31%의 상계관세율을 산정했다. 미 연방관보에 따르면 상무부는 올해 5월에도 2024년 조사 기간 한국산 절단 탄소강판에 대해 동국제강과 현대제철이 상계 가능한 보조금을 받았다고 예비 판정했다.
이번 판정은 관세율 자체보다 미국이 한국의 전기요금 체계를 보조금으로 보는 논리에 법원이 다시 문제를 제기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CIT는 앞서 현대제철 관련 소송에서도 상무부가 한국의 철강·반도체·석유화학 업종을 함께 묶어 전기요금 혜택을 받았다고 판단한 근거가 충분한지 문제 삼은 바 있다. 당시 법원은 현대제철이 불균형적으로 큰 보조금을 받았다는 상무부 논리에 대해 실질적 근거와 설명이 필요하다고 봤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한국 철강업계에 긍정적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미국이 최근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요금까지 보조금 논리로 확대할 경우 국내 철강사의 대미 수출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산업용 전기요금을 보조금으로 보는 시각은 한국 철강사 입장에서는 계속 부담이 되는 쟁점”이라며 “법원이 상무부 판단의 근거를 다시 보라고 한 만큼 향후 유사 분쟁에서도 참고할 만한 흐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관세 부담이 곧바로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결정은 상무부 판정의 재검토를 요구한 절차적 판단에 가깝다. 상무부가 보완 논리를 다시 제출하거나 관세율을 조정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철강 통상 압박이 관세율 인상뿐 아니라 전기요금, 탄소배출권, 에너지 비용 등 생산 여건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 철강사들이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에너지 비용 구조와 정부 지원 여부를 둘러싼 통상 리스크까지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지적이다.
이다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h2@g-enews.com












